Saturday, May 30, 2020

Riding - 용화광산, 안동, 예천 610km. 연료 엠티로 인한 시동꺼짐과 3기통 현상 겪음.



지난 주에 프레임 오버홀 완료된 희동이를 데리고 서울 결혼식에 다녀왔다.
완벽하게 돌아온 바이크와 함께 즐거웠으나, 경기 지역만 돌아다녀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이번 주말에는 그래서 장거리를 가기로 하고 목적지를 찾아봤다.
예전에 백암온천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용화광산을 가기로 했다.
조금만 더 가면 울진이니, 상황봐서 바다도 볼 수 있으며 거리도 편도 300km 이하라서 딱 좋았다.

전 날 잘 준비해 놓고 잤지만 다음 날 아침, 이놈 고양이가 아침에 방문 열고 들어와 야옹거린다.
울 집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아주 개냥이이고, 이 놈이 이렇게 아침마다 일어나라고 야옹거린다.

마침 시간을 보니 4시 40분 쯤 되었길래 그냥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왔다.
원래 5시에 일어나려 했었다.

잘 있구나 녀석.
오, 주행거리가 151,700km.
기록하기 편하군. ㅎ

난 추위에 약해서, 내 가방에는 장갑이 세 켤레다.
겨울 용, 가을 용, 여름 용.
외기 온도는 예보로 보면 14~15도 정도.
일단 가을 용 장갑을 끼고 출발했다.

퇴촌을 지나서 양평을 거쳐 6번으로 올렸다.
하지만 출발 하자마자 후회했다.
겨울 용 장갑으로 낄걸. ㅋ
손이 시려웠다.

6번을 타고 처음 만나는 휴게소에서 기름도 넣을 겸 들러서 장갑을 겨울 용으로 바꿔 꼈다.
난 왜이리 손이 시려운지~
겨울에는 안 타기로 한 이유가 추위, 무엇보다 이놈의 손 때문이다.
평소에 손이 따뜻한 편이지만, 외기가 추워지면 같이 식는다.
희한하네~
따뜻한 것 한 잔 먹고 싶었으나, 6시 쯤에는 주유소도 휴게소도 아직 열지 않았다.

다시 출발했다.

횡성 근처 편의점에서 고대하던 따뜻한 커피와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
곧 안흥을 지나서 산을 하나 지나가는데, 저 멀리 안개가 자욱하게 보였다.
그 속으로 진입하는 순간, 헬멧에 물기가 생기고 장갑에도 물기가 맺히면서 몸도 추워졌다.
해가 떠서 따뜻해질만해서 좋았는데. ㅋ

그 안개 속을 지나고 나서 길가에 잠깐 대고는 헬멧과 장갑을 닦았다.

저 안갯속을 헤치고 나왔다. ㅋ

평창을 지나니, 길이 많이 한적해지면서 여유롭게 주행했다.
바이크를 길 가에 세워서 갑자기 나타난 멋진 경치도 찍고.

이곳을 지나쳐서 조금 가다보니,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스트로마톨라이트?
그거 호주에 많이 있는거?
그게 우리나라에도 있나?
궁금해서 표지판 방향으로 쓱 들어갔다.

오, 이곳 영월이 5억년 전에는 얕은 바다였단다.
절벽에 나타난 바위에 건열구조와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보였다.
신기하네~~~



신기한 구경을 하고 다시 출발.

조금 더 가는데, 이번엔 선돌이라는게 있단다.
영월은 볼게 많구나. ㅎㅎ
다시 정차.
혼자다니니까 언제든 원할 때 구경하고 갈 수 있어서 좋다.
여럿이 다니면 일정을 맞춰야 하니, 이렇게 하기가 힘들다.

조금 산 쪽으로 걸어들어갔더니 이렇게 멋진 경치가!
올라가서 보라고 전망대까지 만들어 놨다.



멋진 경치를 눈과 사진에 담고서 다시 출발.

쭉 쭉 달려갔다.
새로 캬브 튜닝한 엔진은 시원한 가속을 보여주었고, 그 듣기 좋은 4기통 배기음을 만끽하며 주변 경치를 완상하며 쉼 없이 달려갔다.

어느 덧 네비에서 목적지 도착을 알린다.
여기다.

몇 년 전에 백암온천에 가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들러본 곳.
꼭 인디애나존스에서 나오는 고대 유적지 같은 곳이 갑자기 길 옆으로 보여서 깜짝 놀랐었다.

안내판에 보니, 용화광산이라고, 근처 일월산에서 나온 광선을 선광하던 곳이고, 일제에 수탈을 당했던 또 하나의 아픈 과거의 흔적이었다.

해방 이후에는 우리나라 업체가 인수해서 운영하다가 닫았었는데, 선광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로 근처가 황폐화 되었었고, 영양군에서 폐기물을 매립 후 자생화공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저 선광장 위로 올라가면 볼 것들이 더 있는데, 오늘은 라이딩 온 것이라서 잠깐 쉬고 회차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다시 와 본, 예전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이제 회차다.
조금 더 내려가서 안동을 보고 올라가기로 했다.

다시 출발하여 별 생각없이 가다보니까 일월산 자락에 주실마을이라고 보였다.
여기도 명소인 것 같았다.
나중에 와 봐야지.


그런데 여기서 출발 후 계기판을 보니까, 기름이 한 칸으로 떨어졌다.
주행거리는 260킬로 정도.
아하~
CB400 연료통은 18L다.
연비 19km/L만 고려해도 340km 정도를 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다 뽑아 쓸 수 없다는 것을 지난 정비를 거치며 이제는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은 기름으로 안동까지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약간 우회해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경유지로 찍어서 갔다.
18킬로미터 정도였는데, 설마 그 정도는 가겠지~

그러나 주유소를 목적지로 출발 후, 십여분 지났을까? 드로틀 감는 느낌이 이상하다.
연료 떨어졌구나 ㅠㅠ
아니나 다를까, 클러치를 잡자마자 엔진이 후드득 꺼진다. ㅠㅠ
관성 주행으로 가다가 길 옆에 집이 나타나길래 집 앞에 정차했다.
시골 길은 갓길도 없는 곳이 많아서 갑자기 엔진이 멈추면 참 곤란하다.

어떻게할까 고민했다. 
주유소까지는 3km이니 걸어갔다가 올까, 아니면 옆의 집에 트랙터가 있으니 농사 용 휘발유가 있을텐데, 이 집 주인에게 사정해볼까 등등.

혹시나 하고 시동을 다시 걸어봤다.
걸렸다!
바이크를 사이드 스탠드로 세우니까 옆으로 누우면서 연료가 고였나보다.
잽싸게 출발했다.
기름 아끼려고 60킬로 이하로 조금 더 가니까 저기 보이는 주유소!
주유소 들어가서 시동 끈 순간의 그 안도감은 못 느껴본 분은 모를거다. ㅋ

만 탱크까지 15.2L, 연비는 18.6km/L 였다.
오면서 고속으로 달려왔더니 연비가 20km/L가 안되는구나.

이제 몇 번 당해봤으니, 연료 가득 넣고 트립미터 기준으로 240km 정도 되었을 때 기름을 넣어야 하겠다.
지금까지 연료탱크 용량 18L를 다 쓸 수 있는 줄 알고 거기에 맞추려다가, 몇 번 개피봤다. ㅋ
이제 CB400의 연료탱크 용량은 15L라고 머릿 속에 각인해야겠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고 안동으로 출발했다.
일부러 안동 호반 길로 돌아갔다.
기왕에 라이딩 온 것, 안 가 본 길로 가는게 좋다.

지도 상으로 볼 때는 이 길이 좁고 비포장처럼 보였지만, 포장이 잘 되어 있었다.
포장한 지는 몇 년 안 된 것 같았다.

역시 경치가 좋은 길이었다.
다만, 심하게 구불 거리는데다가 농사하는 분들이 흘린 모래 등이 여기 저기 있어서 조심히 운전해야 한다.


요촌선착장이란 곳이 나왔는데, 웬 트레일러에 보트가 잔뜩!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들 많구나~ ㅋ


멋진 경치와 좋은 공기를 맡으며 가다보니 안동댐이 나왔다.
댐에서 본 전망이 참 좋다.



댐 구경 잘하고, 조금 더 내려가서 시내 편의점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휴대폰과 헬멧 블루투스에도 밥을 줬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회차다.
역시 가능하면 안 가본 길로 경로를 짜서 출발했다.

한참가다가 예천의 경천저수지도 통과하고, 조금 더 가니 상선암 계곡이 나왔는데 경치가 훌륭하고 식당과 편의시설이 많이 있는 것보니 여기도 명소인 것 같다.
여기도 기억 속에 킵.


달려 달려 제천을 통과하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집이다.
슬슬 뒷 목이 아파온다.
나는 라이딩을 오래하면 이상하게 뒷목이 아프다.
자세 탓인가. ㅋ

제천 통과하여 장호원 거의 다 와 가는데, 드로틀 반응이 이상하다.
아직 기름은 남았는데.
240킬로가 다 되어 가기는 하지만 아까 경우로 봐서 40킬로는 더 갈 수 있다.
왜지?

앞에 주유소가 보이길래 일단 들어갔다.
그런데 정차해서 소리를 들어보니 엔진소리가 이상했다.
주유했고, 13리터 정도들어갔으니 2리터 정도 여유가 있었다.
연비는 18.3km/L
아까보다 더 고속으로 왔더니 연비도 더 떨어졌다.

하지만 엔진 소리는 여전했고, 가속도 잘 되지 않았다.
아하~
이게 그 유명한 3기통 현상이구나.

다시 복귀를 시작하면서 원인을 생각했다.
한 기통만 안 터진다면 보통은 점화플러그나 케이블 문제이다.
그러나 점화코일은 하나가 기통 두개를 담당하니까 고장나면 두 기통이 안되어야 하는데?
혹시 지금이 2기통으로 달리고 있나?
아니면 CDI에서 점화 플러그로 가는 선이 하나 단선되었나?
아니면,,,,,,,,
지난 번에 교체한 덴소 이리듐플러그?
이것 장착할 때 카페 회원 한 분이 위험성을 경고하신 분이 있었다.
팁이 떨어져 나가면서 엔진이 작살 났다고.
그러나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되어서 그냥 장착했었다.
양산품인데 매번 그런 일이 생길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러면 벌써 난리 났겠지.

뭐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기통이 제대로 터지지 않는 바이크를 끌고 간신히 복귀했다.
오자마자 머플러에 기통 별로 물을 뿌려서 확인해 보았다.

3번째 기통이 터지지 않고 있었다.

이 원인은 심각한 문제이므로 별도의 정비 글로 만들어 올리기로 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힐링을 했던 라이딩이었고, 싱글 라이딩이 나에게는 맞는다.
원하는 곳에 서서 원하는만큼 구경하고 쉴 수 있다.
뒤나 앞을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여유롭게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잘 다녀와서 막판에 문제를 겪었지만, 앞으로도 싱글 라이딩을 즐길 예정이다.
금년 봄, 마지막 날의 멋진 라이딩 610km 였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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