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31, 2021

CB400 내 희동이, 드디어 카울을 교체하다!

나도 이쁜게 좋다.

그렇지만 희동이는 데려왔을 때부터 상태가 무척 안 좋아서 지금까지 4년 동안 기능 위주 수리를 해왔다.
겉모양에 투자할 시간과 자금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상태좋은 엔진으로 교체했고, 시험 주행 결과 발생한 냉각수 문제 등 기능적인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되었기때문에, 이제 카울을 교체하기로 했다.

정품은 비싸다.
파트마다 다르지만 중국산 호환품의 대략 세배 정도인 것 같다.
그래서 중국산을 찾아보았고 CB400 카울 파는 곳을 찾았지만, VTEC1,2하고 카울이 같다고 판매를한다.
그런데 VTEC1과 2는 앞 쇽이 모양이 다르기때문에 이게 다를 것 같은데 왜 같이 팔지? 하고 찾아봤더니, 의외로 정품도 1과 2가 같은 팬더를 사용한다.

그러면 사야지.
그렇게 결정하고 중국산 카울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색상이 맘에 안든다.
적색이지만 진한 계열을 원했고, 마침 마음에 드는 색상을 찾았지만 리어 카울에 흰색, 검은색 띠가 있었다.
사이드 카울은 저 짙은 회색이 마음에 들었다.
리어카울의 저 흰색, 검은색 띠만 어떻게 안되나~~~


그러던 중에 카페 회원하고 통화하면서, 중국 업체에서 주문식으로도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 진짜???

당장 저 카울 판매하는 업체에 연락해서, 올려 놓은 저 셋트 중에서 리어 카울만 흰색, 검은색 띠 없이, 앞바퀴 팬더하고 동일한 색으로 전체를 도장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된단다. ㅎㅎ
바로 결제해버렸다. ^^
배송비 포함 138달러 정도니까 약 16만원 정도이다.
나로서는 치장에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한게 처음이다. ㅎㅎ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착했다.
주문 컬러로 칠하고 도착하기까지 2주가 안 걸렸다.
빠르다.



완전 마음에 든다. ^^
특히 사이드 팬더 색감하고 질감이 참 맘에 든다.

이게 정품은 아니라서 여기 저기 안 맞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쯤은 가격 생각하면 아무 문제 아니다.
수정하면서 조립하면 된다.

자, 희동이 카울을 벗겨보자.

깨끗한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여기 저기 깨져 있고, 자잘한 스크래치가 무척 많다.


사실 리어 카울은 거의 볼트 두개로만 겨우 지지하고 있던 참이었다.

좌측 사이드 카울도 마찬가지.
볼트 고정부위가 깨져 있었다.
그래서 테이프로 붙이고 다니고 있었다.
칠 벗겨짐은 세상 심했었다.

이 카울이 깨지는 원인 중 큰 것은, 원래 카울 용 볼트를 잃어버리고 아무 볼트로 채우다가 발생한다.
카울 용 볼트는 턱이 있어서 플라스틱을 누르지 않는데, 일반 볼트는 플라스틱을 부숴버릴만큼 조이기때문에 카울이 깨지는 것이다.
카울을 조일 때는 꼭 카울 볼트를 쓰던가 스페이서를 쓰자.

새 카울로 교체한다.
리어 카울 하부에 볼트 고정구를 끼우고,(이건 카울 볼트 셋트를 사서  여기에 있는 것으로 사용했다. 원래 것은 내가 데려올 때부터 없었기때문에 이 볼트를 채우고 다니지 않았었다.)



1,2,3,4 네 곳을 채우고 나니 뒷 쪽 볼트 구멍이 2~3mm 안 맞는다.



떼어서 구멍을 조각기로 깍아서 늘려줬다.
다행히 살이 두꺼운 뒷 쪽으로 늘려주면 된다.
ABS 재질이라서 잘 깍인다.

다시 조립을 했는데, 이번에는 시트가 안 들어간다.
시트 하부 지지판 폭보다 카울 폭이 좁다.
폭이 3~4mm 정도는 넓어야 했을 것 같다.

토치로 저 시트 받침이 있는 부분의 카울에 열을 가해서 주걱으로 밖으로 휘어준다.
불이 직접 카울에 닿거나 한 곳을 오래 가열하면 카울이 바로 타버린다.
멀리서 조금씩 카울에 열을 전달시켜야 한다.
히팅 건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시트 장착 성공.


사이드 카울은 잘 맞는다.
금방 교체.

마지막 앞 바퀴 펜더.
우선 기존 펜더를 분해한다.
이건 상태가 좋아서 보관하기로 한다.
리어하고 사이드 카울은 깨진 곳이 많아서 버렸다.

새 카울 장착.
문제가 생겼다.
고정 부위 살 두께가 정품보다 얇은 것 같다.
볼트를 조여도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는다.

이 사이 틈에 나중에 1mm 정도 플라스틱 판 같은 것을 넣고 조여줘야 할 것 같다.
현재 상태는 프론트 펜더가 조금 덜걱거린다.
주행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 같아서 일단은 조립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카울 교체한 전체 모습은 이렇다.




그런데 연료탱크가 영 언 발란스다.
이유가 있다.
이번에 카울을 다크 적색으로 구매한 이유이다.
전에 구매한 레보 용 연료탱크 색상이 바로 이 색이었던 것이다.

탱크 색이 좀 어둡게 보이지만, 아마 탱크는 방에서 어두운 상태로 찍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되고 아마 이번에 구매한 카울 셋트하고 같은 색상일 것이다.
중국 회사에서 혼다의 색상 코드를 가지고 그대로 칠했을 것이기때문이다.

이 레보 연료탱크는 인젝션 펌프를 위한 것이라서 이것을 개조해서 캬브 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뭐, 급한 것은 아니니까 천천히 해 나갈 예정이다.

이 정도 카울 교체만 해줬는데도, 바이크가 확 살아난다.
게다가 그 숨은 곳에 얼마나 깨진 곳이 많은 카울이었는지 나는 알고 있었기때문에 이번 카울 교체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
좋다. ^^

Leonard.

Thursday, July 29, 2021

CB400 엔진 과열 원인 파악 및 수리. The genuine thermostat dimensions

이번에 목포를 다녀오면서 엔진 과열문제를 겪었고, 이리 저리 고민해본 결과 워터펌프의 블레이드가 샤프트와 헛도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정지 상태에서 냉각수가 흐르는 모습을 별로 보지 못했고, 냉각팬도 돌지 않았기때문에 달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증발되어서 흐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나서 그 다음 날, 작년 말부터 CB400 VTEC2를 수리하던 양평의 회원이 자신의 바이크 상태를 봐달라고 해서 밤에 갔다.

엔진 크랭크 케이스 쪽의 클러치 위치를 조절해주고, 캬브 아이들 조정을 해주었다.

그런데, 이 회원이 내 엔진 과열 문제를 듣더니 CB400 워터펌프 정품 스페어가 있다면서 주었다.

이런 횡재가? ㅎㅎ

감사히 받아왔다.

워터펌프 고장은 보통 씰이 나가면서 물이 새고 베어링이 부서져서 발생하는데, 이 워터펌프 씰은 멀쩡한 것으로 보였다.

샤프트에 녹 슬은 것은 보관 중에 발생한 것이고, 이 부분은 엔진 오일 안에 들어가는 부분이므로 녹만 제거해서 사용하면 전혀 문제없다.



바이크를 벽에 우측으로 기대어 놓았다.

워터펌프 교체 과정에서 엔진 오일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워터펌프를 분리한다.

현재 워터펌프는 중국산이다.



이번에 가져온 정품과 비교해 보았다.

똑같은데???


그리고 렌치를 이용해서 블레이드를 돌려 보았다.

헛돌지 않는다. 엔진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허허~

워터펌프 블레이드가 헛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진짜 블레이드가 헛돌아서 냉각수가 순환되지 않았다면, 지난 번 과열되었을 때 엔진이 문제 수준까지 엄청나게 과열되었을 것이다.

사실 이것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이제 맘이 놓인다. ㅎㅎ

자, 워터펌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니, 문제가 없는 것을 중국산이라고 교체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냥 펌프 뚜껑을 다시 덮었다.

자, 그럼 전통적인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정지 중에 과열되는 것 같지 않아서 이런 이유들은 생각 안했던 건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샌 것일 수도 있으니 이제 과열되는 나머지 원인도 찾아야 한다.

일단 써모스탯과 라디에이터 캡, 그리고 냉각팬 스위치.

우선 냉각팬 스위치를 살펴봤다.

정품 냉각팬 스위치는 100도가 동작 온도이다.

물을 끓이면서 몇 분 동안 놔두었지만, 접점이 붙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이 끓어도 100도까지 올라가기는 어려우니 이것을 고장이라고 판단하긴 힘들다.


그래서 스위치를 끓는 물에서 꺼내서 라이터로 조금 더 달궈보았다.


붙는다.

그러나 100도 위, 어느 온도에서 붙었는지는 모른다.

이걸 고장이라고 판단하기도, 정상이라고 판단하기도 애매하다.

동작 온도를 모르기때문이다.

그리고 확인해본 결과 팬은 고장나지 않았다.

그러나 라디에이터에 냉각수가 차 있지 않으면 이 스위치가 10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해서 붙지 않는다.

이번 엔진 과열 중에 팬이 돌지 않는 원인이, 이 스위치가 고장이었는지, 라디에이터에 냉각수가 없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정품보다 낮은 온도인 85도에서 동작하는 중국산 팬 스위치를 시켜놨다.

서모스탯과 라디에이터 캡도 의심해봐야한다.

지난 번에 정품 서모스탯과 정품 라디에이터 캡으로도 냉각수가 끓어 넘쳤었었기때문에 이것을 원래 사용하던 다마스 서모스탯과 1.1바 라디에이터캡으로 돌려 놨었다.

이 다마스 서모스탯이 문제일 수가 있다.

왜냐면 정품 서모스탯으로 냉각수가 끓어 넘쳤을 때, 일단 다마스 서모스탯으로 교체했지만 냉각수가 라디에이터에 꽉 차 있지 않은 것을 서모스탯 교체 후에 발견했기때문에, 라디에이터에 냉각수가 가득차 있지 않은 것이 과열 원인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이미 교체한 다마스 서모스탯은 귀찮아서 그냥 두었기때문이다.

당시에는 정지 상태에서 라디에이터 팬도 정상적으로 돌고 있었는데도 냉각수가 끓어 넘쳤기때문에, 더더욱 냉각 부족 문제라고 생각되었었다.

그때는 냉각팬이라도 돌아줬는데, 이번에 냉각팬도 안 돌은 이유는 아마도 고 RPM 주행 중에 이미 달리면서 냉각수가 끓어 넘쳐서 부족했기때문에 내가 팬이 돌아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정지 중에는 라디에이터에 냉각수가 모자라서 냉각팬 스위치가 붙지 않아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1/06/cb400.html)


하지만 이번에 엔진 과열문제는 분명 주행 중 끓어 넘친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워터펌프에서 냉각수를 원만히 보내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분해해본 결과 워터펌프는 문제가 없었다.

팬 스위치도 문제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제 원인은 써모스탯이다.

분해해보자.

허걱!


부서졌다. ㅋ

열린 상태로 황동 마개가 기울어져 열린 상태로 고착되었는데 이 상태가 되면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냉각수가 라디에이터로 흐르기도 하지만, 리턴 구멍을 제대로 막지 못해서 엔진으로 다시 돌아가서 엔진을 과열시킨다.

왜 그렇게 되는지 자세한 내용은 지난 번에 작성한 아래 글 참고.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19/07/a-myth-of-engine-cooling-circuit.html)


워터펌프와 냉각팬 스위치가 정상인 것을 보고는 대충 이런 현상을 짐작했었다.

원래 내 희동이는 가져올 때부터 써모스탯이 제거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서 과열 현상을 겪으며 많은 공부를 했다.

그때 써모스탯을 제거하면 냉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정품 써모스탯은 비싸서, 다마스 써모스탯을 넣었었다.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19/07/a-engine-cooling-circuit-before-opening.html)

다마스 써모스탯도 리턴 냉각수 구멍을 막는 기능이 있기는하지만, 구멍을 막는 황동 부품에 스프링을 갖춘 판이 없다.

이 경우, 냉각수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열에 팽창하는 써멀왁스가 많은 힘을 황동 마개에 전달할 것이지만, 스프링 판이 없으므로 실제 황동 마개가 더 밀리지는 않는다.

이 경우 가운데 지지봉이 부하를 받아 휘어질 수 있다.

정품 써모스탯과 비교해보자.


정품은 리턴 구멍을 막는 뚜껑에 스프링이 있다.

즉, 냉각수 온도가 많이 올라가서 써멀 왁스 팽창량이 많더라도 늘어나는 봉 길이를 저 스프링이 흡수할 수 있다.

예전 차량에는 아마 리턴 구멍 막는 판에 스프링이 없었을 것이다.

저 다마스 서모스탯처럼.

그러나 이런 문제가 있어서 위 그림의 정품처럼 개선되었을 것이다.

찾아보니 요즘 차량 용 서모스탯은 대부분 저 스프링 판이 달려 있더라.

전에 카페 회원분이 다마스 서모스탯을 빼라고 댓글로 의견을 줘서,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어서 그냥 사용하고 있었다.

난 내가 이해가 가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 회원은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럼 그때 이해가 가게 말해주지. ㅋ


암튼, 이번 냉각수 과열 문제는

1. 중국산 워터펌프 : 문제 없음.

2. 정품 라디에이터 팬 스위치 : 문제 없음.

3. 다마스 용 서모스탯 : 파손으로 인해 엔진 냉각수 리턴 구멍을 막아주지 못해서 엔진 과열.

이렇게 결론이 났다.

열리는 온도는 둘 다 82도로 동일하다.


하나 더.

이번에 써모스탯을 교체하면서 발견한 점.

서모스탯과 그 하우징이 비대칭이다.



따라서 넓은 부분이 위로 가게 장착해야 한다.

지난 번에 혹시 내가 바꿔서 장착했나? 그러면 저렇게 부서질 수 있나?

모르겠다.


하여간 원인 발견해서 마침 가지고 있던 정품 서모스탯으로 교체하고 지난 번에 올라오면서 넣었던 지하수는 다 빼고 플러싱 한 다음에 부동액을 채워 넣었다.

이제 냉각수 끓어 넘치는 문제는 안 겪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엔지니어로서 수치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해야한다.

그래서 중국산이다, 국산이다라고 함부로 저급이라고 평가를 하지 않는다.

문제 있으면 문제 있는 부분을 알고 쓴다면 그 가격만큼 역할을 하는게 제품이고, 한 두가지 일로 다른 제품도 싸잡아서 평가하는 것은 엔지니어답지 못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엔진 과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 조차도 중국산 워터펌프를 먼저 의심하게 되더라.

아무리 중국산이라고 해도 블레이드가 샤프트와 헛돌게 만들어져 있다는 낮은 확률의 원인보다는, 다른 원인을 먼저 염두에 두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번 일은 다시 한 번 내 엔지니어 자세에 대해서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품 써모스탯의 각 부위 수치이다.

나중에 비슷한 크기의 호환품을 찾아봐야겠다.(제일 중요한 수치는 직경 44mm이다.)


Leonard.

Tuesday, July 27, 2021

CB400 목포, 정읍 투어 741km. 엔진 과열 발생

 목포에 전 카페에서 만난 회원이 살고 있는데, 라이딩해서 가본다고 이야기한 지가 몇 년째다.

말만하는 실없는 사람이 안되려했으나, 이 분이 직장 문제로 춘천에서 대구, 목포로 계속 이동을 한 데다가, 나도 엔진 수리때문에 시즌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가기가 어려웠다.

올해도 엔진 교체에 시간이 걸려서, 가 본다고 말하고 이렇게 늦어졌지만, 이제라도 가봐야겠다.

그리고 정읍에도 지인이 있어서, 역시 가 본다고 말해놨었으므로 목포 다녀오면서 만나뵙기로 했다.

토요일 새벽 3시반에 기상.

역시 이 한 여름에도 새벽에는 메시 자켓으로는 춥다.

방풍 점퍼를 챙겨입고 4시쯤 출발했다.

동네 시끄러울까봐 엔진을 켜지 않고 마을 입구까지 바이크를 굴려서 내려간 다음, 엔진 시동켜자마자 살살 움직여서 동네 조금 벗어나서 한 컷.


용인을 거쳐서 안성을 지나 천안으로 향했다.

용인 오포를 거쳐가는 45번 국도의 신호 체계는 수십년이 지나도 변하는게 없다.

신호 연동이 안되어 있는지 매 신호마다 걸리고, 이 신호 풀고는 다음 신호로 막아버리는 등 아주 짜증나게 되어 있어서 이 길은 정말 다니기 싫다.

이것은 맘 먹고 정비하면 되는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찌 이리도 바꿔 놓지 않는지.

이러고서는 신호 위반하는 차량 단속이나 하고.

사실 새벽 어두울 때, 나 혼자 신호 지키고 서 있으면 뒤에서 받을까봐 겁나는 도로다.

용인시는 이 도로 신호 체계를 빨리 정비해야 한다.

사고 유발도로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부지런히 달려서 안성을 거쳐 천안 시내를 벗어났다.

천안을 벗어나야 차량이 줄어들면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천안을 벗어나서 늘 쉬는 편의점에서 커피와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오늘보니까 집에서 여기까지가 정확히 100km 였다.

이제 해가 뜬다.



공주를 거쳐서 논산으로 향하면서는 정비 결과를 보기위해서 RPM을 높여서 운전했다.

거의 최고 RPM 근처.

그렇게 주행하다보니 연비가 안 좋았다.

논산에서 200km가 넘어가길래 주유소를 찾아 들어갔다.

근데 불안한 조짐이 보였다.

내 바이크 밑에 냉각수가 흐른 자국이 보인 것이다.

불안하군...

기름을 넣고 다시 출발.

논산지나면 익산을 거쳐서 우석대학교가 나타나면 전주 시내 진입이다.

그런데, 우석대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엔진 TEMP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런, 역시, 불안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나. ㅋ

일단 우석대학교 쪽으로 턴을 하면 우측에 넓은 갓길이 나타난다.

거기에 일단 세우니 엔진 경고등이 꺼졌다.

엔진을 끄진 않았다.

혹시 몰라서 여기에서 RPM을 조금 낮췄다.

시내를 통과해야하니까 서다 가다 해야하니, RPM이 낮은게 과열 방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다시 출발.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우석대학교 정문 쯤에서 다시 TEMP 경고등. ㅋ

다시 갓길에 세워서 엔진을 끄고 살펴보았는데, 바이크 상태가 이상하다.

보통은 주행 중에는 과열될 일이 없다.

충분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열되는 것은 보통 서다 가다 할 때 냉각팬이 돌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서 있을 때 부동액이 끓어넘치기 마련인데, 이상하게 서다 가다 할 때는 부동액이 넘치는 양이 적다.

넘치기는 했는데 양이 무척 조금이어서, 내가 전에 냉각팬 불량으로 인한 엔진 과열로 부동액이 끓어 넘쳤을 때 소리를 내며 증기를 바이크 밑으로 뿜어내던 상황하고는 사뭇 달랐다.

이게 뭔 상황인지. ㅋ

일단 냉각수는 없어진 것 같았다.

채워야 한다.

시간은 아직 7시가 안되었을 때였다.

문제는 내가 챙겨온 기본 공구셋트에 연료탱크 고정 볼트를 풀기위한 렌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나 생각하며 우석대학교 지나서 살살 가고 있는데, 저 앞에 공구 가게가 보인다!

게다가 7시도 안되었는데 문을 열어놨다. 이런 행운이!

가게 앞 갓길에 세우고 상황 설명하고는 렌치 하나를 구입했다.

그리고 가게 수돗물도 좀 부탁했다.

횡재다.

그렇게 가게 앞 갓길에서 연료탱크를 떼어내고 냉각수를 넣었다.

다행히 가게 앞 갓길이 넓어서 공간이 있었다.

주인이 경기 광주에서 이 시간에 바이크로 내려와서 냉각수 부족한 것 직접 수리하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ㅎㅎ



20분 정도만에 냉각수를 보충하고 연료탱크 재 설치한 다음,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했다.

복귀해서 원인을 찾아 고치겠지만, 오늘 주행 중에는 이 냉각수가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이따가 오면서 뵙기로한 분이 계신 정읍을 바이패스해서 장성군으로 향했다.

장성호 경치는 다시 봐도 멋지고, 함평 근처 도로 옆 꽃들이 멋지다.

뭔 꽃나무를 이렇게 길 따라서 주욱 심어 놨는지? 배롱나무 같기도 하고~




이제 무안을 지나면 목포다.

금방 목포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까 논산에서 주유하고 또 200km가 넘어간다.

다시 주유.

주유소 아저씨도 신기해한다. 경기 광주에서 이 시간에 목포까지 내려왔다고. ㅎㅎ

찰랑 찰랑 잘 넣어주셔서 마음 편하게 다시 출발했다.

목포의 명물 유달산 지명이 보인다.

냉각수가 염려스러워서 도착 조금 전에 갓길에 세워서 살펴보았다.

상태가 비슷하다.

주행풍이 불지 않는 정지 상태라고 해서 더 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주행 중 꾸준히 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의문을 가지고 출발하여 곧 약속 장소에 도착.

근처에 과일을 같이 파는 카페가 있기래 그리로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시키고 바나나 한 다발을 시켜서 아점으로 먹으며 기다렸다.

그나저나 신기한 컨셉이구나. 카페와 과일과게라. ㅎㅎ


잠시 후 지인이 도착했다.

지난 카페(해당 카페는 이제 탈퇴했다. 회원들에게 정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자가 정비 글을 올렸을 때 센터하던 놈이 댓글로 태클을 거는 황당한 일을 당했는데, 운영진이 아무 제재할 생각을 안하더라. 그래서 10년가까이 몸 담던 카페를 탈퇴했다.)에서 만난 인연이고, 이 분 첫 투어를 내가 로드로 평화의댐까지 안내를 했었다.

그 추억이 아주 강해서 너무 고마워한다.

사실 나도 완전 초보와 같이 가느라 그날 고생하긴했었다.

따라오는 속도가 너무 저속이었기 때문이었다. 올 때쯤은 많이 좋아졌었지만.

자식이 하나 있고,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세상에.

나랑 라이딩 갔을 때 뱃속에 있던 아이인데, 벌써 8년이 흘렀구나. ㅋ

그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이제 갈 길이 있으니 헤어졌다.


정읍의 지인에게 연락했다.

이 분은 대학교 같은 과 한참 선배여서, 혹시 내가 오늘 오지 못할 수도 있어서 미리 연락을 못드렸다.

시간 맞으면 뵙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려 했었다.

마침 전화를 받으시고, 오늘 농장에 있는다고 하신다.

이 분도 오랜만에 뵙겠구나. ㅎㅎ


정읍이 참 이쁘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산이 많지만, 이 동네는 작은 동산과 넓은 평야 뒤에 멀리 높은 산이 보이는 경치이다.

보기 드문 경치이다. 하늘도 예술이다.


연꽃 키우는 연못도 있고,






도착.

지인은 은퇴를 하시고 농장을 만들어 운영하시다가 타겟 작물 육성에 실패해서 이제 농장을 접으려고 하신다.

안타깝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좋아하신다.

서울에 본가가 있지만 이곳 정읍까지 혼자 내려와서 일하려니 외롭다고 하신다.

그간 수 년동안 멋지게 꾸며 놓은 이 곳을 매각한다고 하시니까 내가 다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로 선배에게 인사하고 이제 집으로 출발했다.

정읍의 경치가 자꾸 발걸음을 잡는다.

넓구나~~~





갈 때는 김제, 익산을 거쳐서 올라간 다음 논산에서 합치고 그 다음부터는 내려올 때와 동일하다.

올라올 때 선배네 농원에서 냉각수를 보충하자고 생각하다가 잊고 출발한 바람에 좀 불안했다.

정읍을 지나서 쉬지 않고 열심히 올라오다가 강경 좀 지나서 논산에서 오늘의 마지막 주유를 했다.

이제 집까지 논스톱이다.

천안을 지나 안성까지 왔다.

그런데 또 TEMP  경고등이... ㅋ

아 이런, 냉각수를 선배집에서 보충하고 왔어야 했는데. ㅋ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앞에 주유소가 보였다.

일단 들어갔다.

휴게소는 없었지만, 화장실 앞에 물 호스를 빼 놨길래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다시 연료탱크를 내렸다.

지하수라서 냉각수로 쓰면 좋지 않다고 친절히 말씀도 해주셨지만, 내가 그런 것을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단 집까지 가서 다 빼내고 부동액으로 교체해야 한다.

탱크를 내리고 냉각수를 보충했다.

엔진이 상당히 과열되어 있었다.

역시 냉각수는 한 방울도 안 남고 샜다.

어떻게 이런 일이. ㅋ

주유소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

이제 집까지는 50킬로도 안 남았다.

부지런히 가야하는데, 용인 초입의 언덕에서 사고가 나서 잔뜩 막히고 있었다.

가뜩이나 상태가 안 좋은 바이크로 정체길이라니. ㅠㅠ

다행히 과열 경고등은 안 켜지고 해당 구간을 지나서, 역시 신호 연계 안되는 용인 오포를 지나는 45번 국도를 지나서 집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생각해 보았다.

달리면서 신호 때문에 멈추게되면 바이크 바닥을 이리 저리 살피는데, 아무리 봐도 끓어서 넘치는 현상은 없었다.

그런데 냉각수는 모두 끓어 넘쳐 있었다.

흠~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달릴 때는 주행풍때문에 냉각이 원활하며 또한 달릴 때는 엔진 RPM이 높아서 워터펌프가 라디에이터로 보내는 물량이 많다.

즉, 주행 중에는 발열도 많이 하지만 냉각도 원활하기때문에 부동액이 끓어 넘치는 일이 없다.

하지만 달리면서 계속 생각해봐도, 주행 중에 고 RPM을 유지하면서 엔진 온도가 높을 때 냉각수가 끓어 넘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원인은 좁혀진다.

이번에 교체한 워터펌프가 문제일 확률이 가장 높을 것 같다.

특히 그 중에서도 워터펌프 블레이드와 샤프트가 헛돌아서 냉각수를 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워터펌프의 샤프트는 일자 슬롯으로 엔진 구동축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게 부러진다면 모를까 엔진이 회전만 한다면 워터펌프는 냉각수를 펌핑할 수 있다.

그런 조건에서 냉각수가 펌핑되지 못한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첫번째는 날개가 정품과 모양이 많이 달라서 펌핑 양이 모자란다.

두번째는 샤프트와 블레이드가 헛돈다.

그러나 지금 발생하고 있는 양상은 냉각수가 조금이라도 펌핑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즉 블레이드가 아예 돌지 못하는 것 같고, 샤프트가 엔진과 고정된 상태이니 블레이드가 샤프트에 고정되지 못하고 헛도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이번에 교체한 워터펌프는 중국산으로, 장착할 때는 문제를 느끼지 못했으나 사용 중에 블레이드와 샤프트 고정부위가 분리되어 슬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이 문제일 것 같다.

한 여름이다.

길바닥에서 정비하는 나로서는 이 워터펌프를 수리하기가 겁나는 날씨이다.

열 먹고 쓰러질수도... ㅋㅋ

그래도 조만간 수리를 해야할 것 같다.

그게 원인이라면 수리하고 나서 또 장거리 주행을 나서봐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테니, 다음 장거리 라이딩을 어디로 갈까 벌써 행복한 고민이다. ㅎㅎ


Leonard.


CBR650F 스티어링 댐퍼 장착 시 주의할 점, 장착 후 시험 주행 200km. 여주, 괴산

 CBR650F에 장착할 스티어링 댐퍼를 구매해 놨고, 드디어 장착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주변 지인이 핸들 털림으로 사고를 당한 터라, 이게 없이 운행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드디어 주말이 되어서 스티어링 댐퍼를 설치했다. 기본 설치는 유튜브 이곳에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