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7, 2021

CB400 목포, 정읍 투어 741km. 엔진 과열 발생

 목포에 전 카페에서 만난 회원이 살고 있는데, 라이딩해서 가본다고 이야기한 지가 몇 년째다.

말만하는 실없는 사람이 안되려했으나, 이 분이 직장 문제로 춘천에서 대구, 목포로 계속 이동을 한 데다가, 나도 엔진 수리때문에 시즌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가기가 어려웠다.

올해도 엔진 교체에 시간이 걸려서, 가 본다고 말하고 이렇게 늦어졌지만, 이제라도 가봐야겠다.

그리고 정읍에도 지인이 있어서, 역시 가 본다고 말해놨었으므로 목포 다녀오면서 만나뵙기로 했다.

토요일 새벽 3시반에 기상.

역시 이 한 여름에도 새벽에는 메시 자켓으로는 춥다.

방풍 점퍼를 챙겨입고 4시쯤 출발했다.

동네 시끄러울까봐 엔진을 켜지 않고 마을 입구까지 바이크를 굴려서 내려간 다음, 엔진 시동켜자마자 살살 움직여서 동네 조금 벗어나서 한 컷.


용인을 거쳐서 안성을 지나 천안으로 향했다.

용인 오포를 거쳐가는 45번 국도의 신호 체계는 수십년이 지나도 변하는게 없다.

신호 연동이 안되어 있는지 매 신호마다 걸리고, 이 신호 풀고는 다음 신호로 막아버리는 등 아주 짜증나게 되어 있어서 이 길은 정말 다니기 싫다.

이것은 맘 먹고 정비하면 되는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찌 이리도 바꿔 놓지 않는지.

이러고서는 신호 위반하는 차량 단속이나 하고.

사실 새벽 어두울 때, 나 혼자 신호 지키고 서 있으면 뒤에서 받을까봐 겁나는 도로다.

용인시는 이 도로 신호 체계를 빨리 정비해야 한다.

사고 유발도로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부지런히 달려서 안성을 거쳐 천안 시내를 벗어났다.

천안을 벗어나야 차량이 줄어들면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천안을 벗어나서 늘 쉬는 편의점에서 커피와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오늘보니까 집에서 여기까지가 정확히 100km 였다.

이제 해가 뜬다.



공주를 거쳐서 논산으로 향하면서는 정비 결과를 보기위해서 RPM을 높여서 운전했다.

거의 최고 RPM 근처.

그렇게 주행하다보니 연비가 안 좋았다.

논산에서 200km가 넘어가길래 주유소를 찾아 들어갔다.

근데 불안한 조짐이 보였다.

내 바이크 밑에 냉각수가 흐른 자국이 보인 것이다.

불안하군...

기름을 넣고 다시 출발.

논산지나면 익산을 거쳐서 우석대학교가 나타나면 전주 시내 진입이다.

그런데, 우석대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엔진 TEMP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런, 역시, 불안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나. ㅋ

일단 우석대학교 쪽으로 턴을 하면 우측에 넓은 갓길이 나타난다.

거기에 일단 세우니 엔진 경고등이 꺼졌다.

엔진을 끄진 않았다.

혹시 몰라서 여기에서 RPM을 조금 낮췄다.

시내를 통과해야하니까 서다 가다 해야하니, RPM이 낮은게 과열 방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다시 출발.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우석대학교 정문 쯤에서 다시 TEMP 경고등. ㅋ

다시 갓길에 세워서 엔진을 끄고 살펴보았는데, 바이크 상태가 이상하다.

보통은 주행 중에는 과열될 일이 없다.

충분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열되는 것은 보통 서다 가다 할 때 냉각팬이 돌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서 있을 때 부동액이 끓어넘치기 마련인데, 이상하게 서다 가다 할 때는 부동액이 넘치는 양이 적다.

넘치기는 했는데 양이 무척 조금이어서, 내가 전에 냉각팬 불량으로 인한 엔진 과열로 부동액이 끓어 넘쳤을 때 소리를 내며 증기를 바이크 밑으로 뿜어내던 상황하고는 사뭇 달랐다.

이게 뭔 상황인지. ㅋ

일단 냉각수는 없어진 것 같았다.

채워야 한다.

시간은 아직 7시가 안되었을 때였다.

문제는 내가 챙겨온 기본 공구셋트에 연료탱크 고정 볼트를 풀기위한 렌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나 생각하며 우석대학교 지나서 살살 가고 있는데, 저 앞에 공구 가게가 보인다!

게다가 7시도 안되었는데 문을 열어놨다. 이런 행운이!

가게 앞 갓길에 세우고 상황 설명하고는 렌치 하나를 구입했다.

그리고 가게 수돗물도 좀 부탁했다.

횡재다.

그렇게 가게 앞 갓길에서 연료탱크를 떼어내고 냉각수를 넣었다.

다행히 가게 앞 갓길이 넓어서 공간이 있었다.

주인이 경기 광주에서 이 시간에 바이크로 내려와서 냉각수 부족한 것 직접 수리하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ㅎㅎ



20분 정도만에 냉각수를 보충하고 연료탱크 재 설치한 다음,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했다.

복귀해서 원인을 찾아 고치겠지만, 오늘 주행 중에는 이 냉각수가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이따가 오면서 뵙기로한 분이 계신 정읍을 바이패스해서 장성군으로 향했다.

장성호 경치는 다시 봐도 멋지고, 함평 근처 도로 옆 꽃들이 멋지다.

뭔 꽃나무를 이렇게 길 따라서 주욱 심어 놨는지? 배롱나무 같기도 하고~




이제 무안을 지나면 목포다.

금방 목포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까 논산에서 주유하고 또 200km가 넘어간다.

다시 주유.

주유소 아저씨도 신기해한다. 경기 광주에서 이 시간에 목포까지 내려왔다고. ㅎㅎ

찰랑 찰랑 잘 넣어주셔서 마음 편하게 다시 출발했다.

목포의 명물 유달산 지명이 보인다.

냉각수가 염려스러워서 도착 조금 전에 갓길에 세워서 살펴보았다.

상태가 비슷하다.

주행풍이 불지 않는 정지 상태라고 해서 더 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주행 중 꾸준히 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의문을 가지고 출발하여 곧 약속 장소에 도착.

근처에 과일을 같이 파는 카페가 있기래 그리로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시키고 바나나 한 다발을 시켜서 아점으로 먹으며 기다렸다.

그나저나 신기한 컨셉이구나. 카페와 과일과게라. ㅎㅎ


잠시 후 지인이 도착했다.

지난 카페(해당 카페는 이제 탈퇴했다. 회원들에게 정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자가 정비 글을 올렸을 때 센터하던 놈이 댓글로 태클을 거는 황당한 일을 당했는데, 운영진이 아무 제재할 생각을 안하더라. 그래서 10년가까이 몸 담던 카페를 탈퇴했다.)에서 만난 인연이고, 이 분 첫 투어를 내가 로드로 평화의댐까지 안내를 했었다.

그 추억이 아주 강해서 너무 고마워한다.

사실 나도 완전 초보와 같이 가느라 그날 고생하긴했었다.

따라오는 속도가 너무 저속이었기 때문이었다. 올 때쯤은 많이 좋아졌었지만.

자식이 하나 있고,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세상에.

나랑 라이딩 갔을 때 뱃속에 있던 아이인데, 벌써 8년이 흘렀구나. ㅋ

그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이제 갈 길이 있으니 헤어졌다.


정읍의 지인에게 연락했다.

이 분은 대학교 같은 과 한참 선배여서, 혹시 내가 오늘 오지 못할 수도 있어서 미리 연락을 못드렸다.

시간 맞으면 뵙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려 했었다.

마침 전화를 받으시고, 오늘 농장에 있는다고 하신다.

이 분도 오랜만에 뵙겠구나. ㅎㅎ


정읍이 참 이쁘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산이 많지만, 이 동네는 작은 동산과 넓은 평야 뒤에 멀리 높은 산이 보이는 경치이다.

보기 드문 경치이다. 하늘도 예술이다.


연꽃 키우는 연못도 있고,






도착.

지인은 은퇴를 하시고 농장을 만들어 운영하시다가 타겟 작물 육성에 실패해서 이제 농장을 접으려고 하신다.

안타깝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좋아하신다.

서울에 본가가 있지만 이곳 정읍까지 혼자 내려와서 일하려니 외롭다고 하신다.

그간 수 년동안 멋지게 꾸며 놓은 이 곳을 매각한다고 하시니까 내가 다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로 선배에게 인사하고 이제 집으로 출발했다.

정읍의 경치가 자꾸 발걸음을 잡는다.

넓구나~~~





갈 때는 김제, 익산을 거쳐서 올라간 다음 논산에서 합치고 그 다음부터는 내려올 때와 동일하다.

올라올 때 선배네 농원에서 냉각수를 보충하자고 생각하다가 잊고 출발한 바람에 좀 불안했다.

정읍을 지나서 쉬지 않고 열심히 올라오다가 강경 좀 지나서 논산에서 오늘의 마지막 주유를 했다.

이제 집까지 논스톱이다.

천안을 지나 안성까지 왔다.

그런데 또 TEMP  경고등이... ㅋ

아 이런, 냉각수를 선배집에서 보충하고 왔어야 했는데. ㅋ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앞에 주유소가 보였다.

일단 들어갔다.

휴게소는 없었지만, 화장실 앞에 물 호스를 빼 놨길래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다시 연료탱크를 내렸다.

지하수라서 냉각수로 쓰면 좋지 않다고 친절히 말씀도 해주셨지만, 내가 그런 것을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단 집까지 가서 다 빼내고 부동액으로 교체해야 한다.

탱크를 내리고 냉각수를 보충했다.

엔진이 상당히 과열되어 있었다.

역시 냉각수는 한 방울도 안 남고 샜다.

어떻게 이런 일이. ㅋ

주유소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

이제 집까지는 50킬로도 안 남았다.

부지런히 가야하는데, 용인 초입의 언덕에서 사고가 나서 잔뜩 막히고 있었다.

가뜩이나 상태가 안 좋은 바이크로 정체길이라니. ㅠㅠ

다행히 과열 경고등은 안 켜지고 해당 구간을 지나서, 역시 신호 연계 안되는 용인 오포를 지나는 45번 국도를 지나서 집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생각해 보았다.

달리면서 신호 때문에 멈추게되면 바이크 바닥을 이리 저리 살피는데, 아무리 봐도 끓어서 넘치는 현상은 없었다.

그런데 냉각수는 모두 끓어 넘쳐 있었다.

흠~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달릴 때는 주행풍때문에 냉각이 원활하며 또한 달릴 때는 엔진 RPM이 높아서 워터펌프가 라디에이터로 보내는 물량이 많다.

즉, 주행 중에는 발열도 많이 하지만 냉각도 원활하기때문에 부동액이 끓어 넘치는 일이 없다.

하지만 달리면서 계속 생각해봐도, 주행 중에 고 RPM을 유지하면서 엔진 온도가 높을 때 냉각수가 끓어 넘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원인은 좁혀진다.

이번에 교체한 워터펌프가 문제일 확률이 가장 높을 것 같다.

특히 그 중에서도 워터펌프 블레이드와 샤프트가 헛돌아서 냉각수를 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워터펌프의 샤프트는 일자 슬롯으로 엔진 구동축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게 부러진다면 모를까 엔진이 회전만 한다면 워터펌프는 냉각수를 펌핑할 수 있다.

그런 조건에서 냉각수가 펌핑되지 못한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첫번째는 날개가 정품과 모양이 많이 달라서 펌핑 양이 모자란다.

두번째는 샤프트와 블레이드가 헛돈다.

그러나 지금 발생하고 있는 양상은 냉각수가 조금이라도 펌핑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즉 블레이드가 아예 돌지 못하는 것 같고, 샤프트가 엔진과 고정된 상태이니 블레이드가 샤프트에 고정되지 못하고 헛도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이번에 교체한 워터펌프는 중국산으로, 장착할 때는 문제를 느끼지 못했으나 사용 중에 블레이드와 샤프트 고정부위가 분리되어 슬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이 문제일 것 같다.

한 여름이다.

길바닥에서 정비하는 나로서는 이 워터펌프를 수리하기가 겁나는 날씨이다.

열 먹고 쓰러질수도... ㅋㅋ

그래도 조만간 수리를 해야할 것 같다.

그게 원인이라면 수리하고 나서 또 장거리 주행을 나서봐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테니, 다음 장거리 라이딩을 어디로 갈까 벌써 행복한 고민이다. ㅎㅎ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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