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17, 2021

CB400 서울 야간 라이딩 나섰다가 연료부족

머플러 고정 스프링이 스테인리스 튜브가 씌워져 있는 방식이라서, rpm을 올리면 스프링이 떨려서 튜브와 부딪치는 소리가 제법 난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고무 커버가 있는 스프링을 사면된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고, 교체했다.


올해는 장거리 여행을 아직 가지 못했다.

엔진 교체가 늦어서 시즌 온 자체가 늦게 시작되었고, 그 이후에는 주말마다 "비"가 계속 와서였다.

장마라서...

주 중에 계속 일기예보를 찾아봤으나 토요일 비 소식은 변하지 않았다.

토요일 새벽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으나, 오전부터 경남에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오후에는 경기지방까지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비를 맞고 다닐까~ 고민하다가 그냥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서울 야간 라이딩으로 만족하기로했다.

문제는 작년부터 부쩍 밤 잠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내가 원래 올빼미 타입이었는데, 나이를 먹는건지 왜 이리 밤 잠이 많아졌는지. ㅋ

금요일 밤에 출발하려하다가 졸립고 피곤해서 엄청 고민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안 이랬는데 왜지, 왜지... ㅋ

한참 고민하다가 출발하기로 했다.

라이딩 장비 챙겨입고, 시동 걸고 출발했다.


우려와 달리, 달리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까 졸음이 훨 가셨다.

게다가 머플러 스프링 떠는 소리가 이제 안 난다.

이 바이크 사고 4년만에 드디어 완벽한 엔진 상태를 만들어 놨다.

물론 아직 캬브 셋팅은 더 봐야하겠지만.


난 서울 야간 라이딩을 좋아한다.

종로 쪽으로 가서 활기찬 서울의 여유로운 야간 풍경을 만끽하며 삼청동 쪽을 돌아서 북악쪽으로 천천히 돌아다녔다.

졸음을 쫒기 위해서 헌법재판소 쪽으로 가는 길에 재동초교 앞 편의점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 하고~

그렇게 태릉 쪽으로 올라가서 집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신호 때문에 답답했던 서울 시내를 벗어났으니 양만장이나 갈까? 하는 생각이 나서 바로 양만장까지 시원하게 달렸다.

낮에 그렇게 더웠지만, 이 길은 주행 중에는 시원하다 못해서 자켓을 입고 왔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날 정도로 서늘했다.

그렇게 상쾌하게 달려서 양만장에 도착했지만, 몇몇 어린 라이더들과 양카족들이 시끄럽게 붕붕거리고 왕왕거리며 양아치 짓을 하며 낄낄대고 있었다.

너무 시끄럽고 그들이 피는 담배연기에 정신을 못차리겠어서, 바로 다시 복귀를 시작했다.

역시 시원하게 달려서 팔당대교 근처로 왔는데, 이것 드로틀 느낌이 수상하다.
230km 밖에 안 달렸지만 연료가 다 된 것 같다.
아, 이런.
여름에는 주 중에 연료탱크에서 증발하는 휘발유 양이 상당한 것 같다.
주 중에 바이크를 세워 놓았을 때는 이런 일이 잦다.

혹시 몰라서 팔당대교 넘어가자 마자 갓길 쪽으로 빠졌더니 엔진이 후루룩 꺼졌다.

지금 새벽3시가 넘었다. 어디에서 주유소를 찾을 것인가.
혹시 오늘 바이크를 가져올 수 없을 수도 있으므로 비 안 맞도록 다리 밑에 이동해 놓았다.


집까지 20km도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할까 한참 고민했다.
주변에 주유소를 검색해봤다.
하남 버스공용터미널 근처에 있었고, 1.5km 전방이었다.
그러나 24시가 아니었다.
하지만 택시를 잡으려해도 여기서는 잘 안될 것이므로 일단 걸어가보기로 했다.

헬멧을 손에들고 터덜 터덜 걸었다.
다행히 새벽이라서 덥지는 않았다.

도착했더니 역시나 닫혀있었다.

택시를 잡자.

마침 횡단 보도 근처에 신호 대기 중이던 택시가 보여서 손을 흔들어 잡았다.
근데 이 기사님이 내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자신은 업무 마감 시간인 새벽 4시 근처라서 가스를 넣고 왔다고. ㅋ

상황 설명하고 24시 주유소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하남 시청 근처에 있다고 하시면서 같이가며, 근처에 펫병 버린 것이 있는지 확인해주시는 친절함까지. ㅎㅎ

그러나 아파트 단지 아니고서는 재활용을 찾을 수 없어서, 주유소 조금 전에 편의점에서 2L짜리 생수를 샀다.

주유소 도착했더니, 생수 병에 꽂기에 적당한 작은 노즐을 갖추고, 게다가 주유량 조절이 잘 되는 최신 주유기계를 갖춘 주유소 였다.
게다가 셀프주유소.
펫병에 담아달라면 짜증내는 주유원때문에 속상할 필요도 없다.


찰랑 찰랑 담아서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팔당대교 밑으로 왔다.
기사님이 혹시 몰라서 기다려 주셨지만, 기름 넣고 한 방에 시동 성공. ^^

기사님과 인사하고 바이크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다.

처음부터 GPS 기록을 하지는 않았고, 금요일 11시반 정도에 출발해서 토요일 오전 4시40분 쯤 복귀.


이렇게 무사 복귀해서 꿀잠을 자고, 토요일 오후에 와잎이랑 영월의 한 계곡으로 피서를 갔다.

그렇게 다녀오는 동안 비가 몇 번 왔지만, 하늘이 쨍쨍한 상태에서 살짝 온 소나기였다.

이런 비인 줄 알았으면 그냥 맞고 장거리 다녀올 걸. ㅋ

그래도 와잎과 즐거운 피서를 다녀왔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다.
하루 종일 하늘이 멋진 날이었기때문에.


그렇게 다녀와서 토요일 밤에 또 야간 라이딩을 가볼까 했다.
하지만, 정말 졸렸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가지 않았다.
단지, 비어 있는 바이크 연료탱크를 채워 놓기위해 자정 즈음에 어제의 그 하남 시청 앞 주유소에 다시 가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돌아오는 짧은 라이딩을 즐겼다.


토요일 하루가 참 길었고, 만족스런 하루가 되었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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