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27, 2020

CB400 - 물세척 에어필터 확인 시험 주행 및 소나기 맞으며 우중 라이딩 222km

어제 물세척한 에어필터를 꽂았고, 엔진 반응을 보니 깨끗했다.

그리고 오늘,

실제 주행 실험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벽에 태풍이 지나고 난 다음이라서 하늘이 수상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우중 투어 각오를 하고 출발했다.

팔당댐을 지나 6번으로 올라가서 천천히 2차선으로 양만장까지 도착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늘 라이더로 붐비던 양만장에 바이크가 딱 한 대 주차되어 있었다.


에어필터 물청소 결과는?

완벽하다.

새 필터와 같다.

다시 살아난 저속 토크 덕에 편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커피를 먹으며 코스를 그려보았다.

네비로 목적지를 찍으면 늘 가는 길로만 안내한다.

귀찮지만 일단 횡성 근처 산길에다가 목적지를 놓고는 중간 경로를 몇 개 찍어서 최대한 샛길로 경로를 만들었다.

다시 출발~

6번을 따라가다가 횡성 쪽으로 494번 지방도 쪽으로 틀었다.


조금 전까지 비가 온 흔적이 역력했다.

길에는 물 천지다.

당연히 바지에 물이 다 튀기면서 라이딩을 해야 했다.

바이크도 여기 저기에 물이 흥건하다.



그래도 멀리 보이는 산 사이로 부풀어 오른 구름들은 신선이 나올 것 같은 신비로운 경치다.

국도만이 길이 아니다.

진정 절경은 이런 지방도에 있다.








그리고 이런 지방도를 가다보면 뜻밖의 이정표도 발견할 수 있다.

상동리 석탑과 석불좌상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

바로 길 옆이었다.

보존도 성의있게 되어 있지 않은 이런 석상도 9세기 것이란다.

우리나라의 깊은 역사가 이런 곳에도 숨어 있다.





즐겁게 라이딩을 하고, 홍천 쪽으로 경로를 틀었다.
홍천 시내를 우회해서 역시 가능하면 샛길로 경로를 짰다.
그냥 집으로 목적지를 찍으면, 또 6번 도로를 타라고 하기 때문이다.

지도 상에 희미하게 보이는 길에 중간 경로를 찍고 원하는 코스를 확인한 후 출발했다.
홍천 시내를 지나서 우측으로 경로를 바꾸고 조금 가다보니 다시 산 길 시작이다.

역시나 이런 지방도는 차량이 없다.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바이크 가는대로 몸을 기울였다.
타이어가 앞뒤 모두 새 것이라서 움직임이 경쾌하다.

가다보니 팔봉산 유원지가 나왔다.
여기를 통과하면 비발디파크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은 와 봤던 길이다.

캬~
오르막 양보차로가 있는 와인딩 도로다.
지난 번 카페 회원과 라이딩 갔을 때는 바이크 상태가 안 좋아서 제대로 코너링을 해보지 못했고, 지난 번에는 타이어 교체 직후라서 움직임이 낮설어 코너링을 못했다.

오늘은 제대로 와인딩을 해보자.
2단이나 3단으로 고 RPM을 올려가며 좌우 돌려 눕는데, 움직임이 경쾌하다 못해서 상쾌하다.
기쁨의 눈물이... ㅋㅋ

내가 바이크를 많이 눕히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와인딩을 해가면서 언덕을 넘어갔다.

비발디파크를 통과하고 다시 시작된 와인딩에서 거북이 운전을 하던 차들을 돌려 세운 다음 내리막으로 접어드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후두둑 후두둑.

점점 굵어지더니 와장창 쏟아졌다.
소나기였다.

난 빗길과 모래길이 너무 싫다.
슬립을 해 본 경험이 있기때문이다. ㅠㅠ

그래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주행을 하는데, 물로 가득찬 곳이나, 페인트 칠해진 곳만 아니면 전혀 미끌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편했다.
조금씩 조금씩 속도를 올려봤다.
크~
평소 달리던 속도 이상으로 주행해도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ㅎㅎㅎ.
신나게 달려갔다. ^^

얼마나 신나게 달렸냐면, 쏟아지는 빗방울이 내 메쉬 자켓의 구멍 안으로 돌격해 들어와서 내 팔을 따갑게 쏠만큼 달렸다.
그렇게 따끔 따끔한 빗방울이, 오히려 맛사지 하듯 시원하게 느껴져서 일부러 더 속도를 올렸다. ^^

드디어 지방도가 끝나고 다시 6번 국도로 진입했다.
다시 고속으로 앞서가던 차량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주행을 했다.
따끔 따끔~ ^^
비는 계속 퍼 부었지만, 안정적으로 라이딩 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바꾼 파일럿 스트리트2 전륜 타이어의 트레드 모양이, 그 전 모델보다 발수에 적합하다고 보여서 선택한 것이었는데, 아주 잘한 선택인 것 같다.
파일럿 스트리트 1의 트레드는 이게 과연 발수가 될까 싶을 정도로 바람직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앞 뒤 모두 새 타이어라서 더욱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퍼붓는 비를 맞고 가는 길이었지만 이 더운 여름에는 오히려 시원해서 좋았다.
다만, 부츠 안에 빗물이 고여서 발가락 부분에 철벅 거리는 느낌이 나는 것은 좀 찝찝했다.

양평에서 퇴촌 쪽으로 길을 바꿔 들어가서 오는 내내, 굵은 비가 왔다.
퇴촌 다 와서야 조금 줄어 들었다.

아주 쫄딱 비를 맞았지만, 안전하게 집에 도착했다.
동네 와서 기름을 넣고 확인해 봤더니 연비가 19.93km/L

오늘 최고속 찍어본다고 드로틀 짜고, 에어필터 성능 본다고 급가속을 해가면서 왔는데도 이 정도다.
야~
그 동안 연비가 떨어졌던 원인이 에어필터도 있었구나. ㅎㅎ

물론 오늘 저속 운전 시간이 길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고속 주행을 제법 해가며 다녔기 때문에, 이것은 경이로운 결과이다.
확실히 에어필터가 막혀 있었던 것이 연비 안 좋은 것에 일익을 담당했었나보다. ㅎㅎ

비를 계속 맞으며 와서 바이크가 개판이었다.




워낙에 바이크 청소를 하지 않지만, 더러운 것은 둘째치고 이렇게 두었다가는 여기 저기 녹 꽃이 핀다.

큰 맘 먹고 청소를 하기로 했다.
이 바이크 사고 두번째 하는 청소다. ㅋ

아직도 비가 오고 있고, 게다가 폭우다.
그 비를 맞으며 청소를 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미친 놈이라 생각했을거다. ㅋㅋ




그리고 키 구멍에 체인 루브를 뿌려 넣고, 체인에도 체인 루브를 골고루 뿌려 주고, 녹이 슬만한 부품에는 여기 저기 WD40을 뿌려 준 다음에 엔진 시동을 다시 걸어서 엔진 말려주고 바이크 커버를 덮었다.

이렇게 오늘의 우중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우중 라이딩은 오랜만이었지만, 새 타이어 덕에 즐거웠다.

찌는 듯한 더위에는 우중 라이딩도 선택지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ㅎㅎ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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