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16, 2020

라이딩 - 347km. 이벤트가 있었던 동반 라이딩. 처음 보는 내 주행 모습.


내가 올린 정비글로 알게된 카페 회원분께서 라이딩을 같이 가지고 하신다.

원래는 광복절 휴일에 가려했지만, 그 날은 비가 왔고,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비가 안 온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8월16일로 날자를 잡았다.

그런데 전 날 바이크 디스크 락이 안 풀린다며 해결 방법을 묻는 회원분의 톡.

첨부된 동영상에는 처절하게 열쇠를 쑤시는? 모습이 있었다.

본인은 심각했겠지만 나에게는 코믹스런 모습이... ㅋㅋ

결국 본인 바이크는 놔두고 부인 바이크로 참가하기로 했다.

내가 부러워하는 부부라이더 였다.


다음 날, 아침 6시에 이천 응암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했으므로 4시30분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이것 저것 챙기고 네비 셋팅하고 주행 경로 셋팅하고 출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된 첫 날이지만, 아침은 여전히 시원하다.

늘 보는 경치지만, 퇴촌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이 길을 따라 난 강변 길 경치는 최고다.


그리고,

어제 보강한 윈드쉴드 브라켓.

전에는 가속을 할 때 엔진 어디서인가 자글 자글 잡소리가 올라와서 신경쓰였는데, 그 소리가 싹 사라졌다.

휘이이~잉~하며 올라가는 깨끗한 엔진 소리.

와~ 윈드쉴드 문제였다. ㅋ

기어가 깨끗하게 물려 돌아가는 그 소리를 기분 좋게 들으며 즐겁게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좋다. ㅎ


응암휴게소까지는 언제나 다니는 길이다.

부지런히 가다보면 금방 도착한다.

6시 못 미쳐서 휴게소를 거의 다 와 가면서 보이는 아침 여명이 끝내줬기때문에 그냥 놓칠 수는 없었다.

바로 코 앞이 휴게소였지만, 멋진 장면을 놓칠 수 없어서, 길 가에 멈춰서 사진을 찍었다.


응암휴게소다.

이 앞 아파트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던 나는 아주 익숙한 곳이다.

기름을 넣고 회원 분을 기다렸다.


잠시 후 회원분이 도착했다.


와이프 분 차량이 GSX-S1000.

세상에.

난 CB400도 힘든데, 여자 분이 저 덩치를 핸들링하시다니.

멋지다!


잠시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하며 서로의 주행 스타일 파악하고 어떻게 주행할 지 정한 후 출발했다.

일단 중간 기착지는 화서휴게소 옆에 있는 동네이다.

최종 목적지는 거창이나 합천 해인사인데, 나에게는 길이 목적지보다 더 중요해서, 큰 국도보다는 지방도 위주로 경로를 잡다보니, 중간 기착지를 그 근처로 정한 것이다.

회원분도 큰 길은 재미없다고 하셔서, 경로를 확정하고 서로 네비 셋팅하고 출발했다.


어제까지 비가 오고, 긴긴 장마가 끝난 첫 날이었다.

하늘이~ 끝내줬다.

구름 사이로 내비친 파란 하늘과, 오랜 비로 한층 푸르러진 녹음이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경치였다.

다만, 오랜동안 혼자 라이딩하다가 동반자가 생기다보니, 미러를 보거나 로드를 바라보느라고 경치를 즐길 수 만은 없었다.


한 시간 여쯤 달려가다가 쉴 곳을 찾았다.

마침 이런 지방도에서는 찾기 힘든 근사한 휴게소가 나타났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이런 시골 길에 왜 이렇게 근사한 휴게소가 있지?

통행량도 별로 없을텐데?

신기했다.

청화산농원휴게소이고, 음료수 사면서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오픈한지 일주일 되었단다.

정말 따끈따끈한 휴게소에서 운 좋게 쉬어 갈 수 있었다.

화장실도 새 건물이라서 정말 깨끗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응암휴게소에서는 간단히 서로 소개만 했고, 여기서는 좀 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부부라이더라서 부럽다고 했더니 이 회원분이 하는 말이, 오히려 라이딩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유가, 자기는 장거리를 가고 싶어하는데 부인은 단거리 위주여서 같이 먼 거리를 갈 수 없다고 한다.

이 분이 좋은 라이딩 투어 방법을 즐기고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에 나와 있는 곳 위주로 라이딩을 다녔고, 덕분에 전국에 빽빽하게 다녀온 곳을 기록하고 있었다.

좋은 취미다.

반면에 부인은 근처에 가서 지인과 톡을 하는 것 위주라고 한다.

일 예를 드는데 웃음이 빵 터졌다.

2시간 라이딩에 4시간 톡. ㅋㅋㅋ


그런 이야기, 그리고 카페 이야기, 바이크 정비 이야기 등, 제법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시 출발했다.

여기서 중간 기착지까지는 30km가 안되었다.

금방 도착했다.


둘이 길 가에서 바이크를 세워두고 다음 목적지 셋팅을 했다.

굳이 거창이나 합천까지 안 가도 되니, 추천하는 곳 받겠다고 했더니 이분이 영주에 무섬 외나무 다리를 가보고 싶다고 하신다.

나도 특별한 목적지는 없었으므로 그곳을 서로 목적지로 셋팅하고 출발하려하는데, 부인에게서 전화가 와서 한참을 통화하던 이 분.

와이프가 자기도 라이딩 해야하니 자기 바이크 가지고 돌아오라고 한단다. ㅋㅋㅋ

나는 여기서 가던 길을 가면 되지만, 이 분에게 내가 쓰던 CB400 배터리 박스도 드려야 하고, 바이크 디스크 락 분리하는 문제도 같이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같이 복귀하기로 했다.

이 시점이 9시 am.


복귀는 고속으로 했다.

와이프가 12시까지 복귀하라는 엄명을 내렸기 때문.

누구에게나 와이프는 무섭다. ㅋㅋ


한참을 달려오는데, 고속으로 달리면 나타나는 내 희동이의 증상이 또 나타났다.

연료가 떨어질 때 쯤엔 캬브 플로트 챔버에 연료가 끊어지는 현상이다.

아마 바이크가 앞뒤 좌우 어딘가로 기울면 연료가 잘 빠져나오지 못하는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연료 입구가 연료탱크에 비해 너무 높은 위치에 달려 있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때가 연료 만충하고 200km 정도 달렸을 시점이다.

앞서가던 회원 분에게 헤드셋으로 전화해서 주유해야한다고 알리고 조금 더 달려가니까 다행히 주유소가 나왔다.


가득 채운 결과 13.5리터.

내가 마지노선으로 결정한 만충 용량이 15리터이니까 1.5리터 밖에 안 남았으니, 연료가 잘 공급이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CB400 연료 탱크의 입구는 꼭 수정해야하겠다.

원래 탱크 용량이 스펙 상 18리터인데 4리터 이상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니. ㅋ


잠깐 쉬고 나오는데, 휴게소에 있던 연꽃이 매우 아름다워서 한 장 찍었다.

일반적인 연꽃은 아닌 것 같고, 뭔 종류인지 모르겠다.


다시 달려 달려~

기름도 넉넉하겠다, 다시 열심히 드로틀을 감았다.

그렇게 12시 쯤에 퇴촌 우리 집에 도착했다.

울 와잎이 내가 이렇게 일찍 복귀할 줄 모르고 맘 놓고 쉬고 있었기에, 손님을 데려갈 수는 없어서, 회원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터리 박스만 가지고 나와서 회원 분 바이크 리어 시트에 매달았다.


이 분 집이 우리 집과 멀지 않은 하남 미사동이다.

주말이라서 길이 좀 막혔지만, 크게 막히지는 않고 금방 도착했다.

오, 아프릴리아 카포노드~

멋지고 훌륭했다.

장거리를 갈 준비가 다 되어 있는 바이크였는데, 오늘 이것을 못탔구나. ㅎ

하지만 나는 이렇게 큰 바이크를 핸들링할 자신이 없으므로 나에게는 그림의 떡인 바이크였다.

엄청난 덩치였다.




이게 그 문제의 락이구나.


중국산이라고 해서, 중국산의 고질적인 도금 문제때문에, 열쇠 안 쪽의 핀과 스프링 등에 녹이 생겨서 안 튀어 나오는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열쇠를 돌려서 약간씩 흔들어봐도 미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 뭔가가 아예 잘못된 것 같다.


잠시 후 S1000의 주인인 부인이 왔다.

반갑게 인사하고 부인이 가져 온 쇠톱으로 자물쇠를 자르기 시작했다.

디스크 구멍에 들어가 있는 핀을 자르기에는 틈이 너무 좁아서 본체를 자르기로 했다.

회원분과 부인은 이게 과연 잘릴까 의아해 하시는데, 의외로 이게 두꺼워 보이지만 잘 잘린다.

주철이기때문이다.


안 팎으로 실톱을 넣어서 자르기 시작했다.

역시, 잘 잘린다.

슥삭슥삭 불과 십여분 톱질 끝에 똑 잘려버렸다.

그제야 안심하고 즐겁게 웃는 회원분. ^^


식사하고 라이딩 같이 하자고 권하시지만, 나는 복귀하기로 했다.

회원분이 작아져서 못 입는 라이딩 자켓이 있다면서 나에게 줬다.

코미네 티타늄 자켓이고 엄청 튼튼해 보였다.


마침 나도 라이딩 자켓이 하나 밖에 없던 참이라서 고맙게 받아왔다.

다만 사이즈가 100이라서 105를 입는 나에겐 조금 작았고, 무엇보다 허리가 짧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서 받았다.


이제 나도 라이딩 자켓 두 개를 돌려 입을 수 있겠구나. ㅎㅎ

지금까지 8년 동안 라이딩 자켓 하나의 단벌 라이더 였다. ^^;;


그리고, 이 회원분이 헬멧 장착 캠으로 내 주행 모습을 찍어주었다.

내 주행 모습은 처음본다.

주행 모습 보니까, 그 긴 라이딩을 해도 왜 허리가 안 아픈지 알겠다.

이 CB400 자세가, 완전 허리를 꼿꼿히 세우는 자세였다.

그리고, 왜 바이크가 이렇게 작아보이는지~ ^^





그렇게 뜻밖의 재미있는 이벤트를 겪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번 라이딩은 타이어 문제로 불편했다.

앞 뒤 타이어 모두 수명이 다 되었기때문이다.

두 타이어 모두 좌측이 더 많이 깍였다.

우리나라 도로 구조 상 왼쪽이 더 마모가 많이 되는 것은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이것이 정상 수준인지 모르겠다.

코너링을 하면서 방향 전환하면 갑자기 훅훅 눕는 현상이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앞 뒤 타이어 모두 작년에 교체하고 만 킬로를 넘긴 시점이라서 이제 교환해야 한다.

앞 타이어는 12,000km 쯤 되었고 작년 이 타이어는 거의 2만 킬로 다 되어서 바꾼 것 같았는데 이번엔 짧다.

하지만 사실 작년엔 너무도 무리해서 탄 것이었다.

앞 타이어에 무늬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슬릭 타이어 수준이었다.

이렇게 타면 안된다. 위험하다. ㅋ


그러니 이번엔 두 타이어 모두 같이 교환해야할텐데, 덕분에 지갑이 가벼워지겠구나~ ㅎ


이벤트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 오늘 라이딩은 347km.

좀 짧았지만 다녀와서 샤워 시원하게 하고 저녁에 푹 잤으니 만족한다.


Leoa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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