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8, 2020

라이딩 - 86km. 성수동 RSG , 종로 원서동 빨래터

 와우!

지긋 지긋하게 오던 비가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오전까지는 경기 중부와 서울에는 오지 않는다는 예보다.

비때문에 너무도 오랜동안 라이딩을 못했기때문에 꼭 가야 했다.

아들을 학원에서 데려오고 금요일 밤 11시에 출발했다.

나에게는 이 시간이 일주일 중에서 제일 편한 시간이다.


어디로 갈까.

사실 지난 주 금요일 밤에 성수동 RSG에 가려고 출발했다가 하남에서 비를 만나 회차했었었다.

성수동에 라이더 카페인 RSG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려 했었다가 이렇게 가지 못했었다.


그래, RSG로 가자.

네비를 셋팅하고 즐겁게 출발했다.

아, 상쾌한 밤 공기~ ^^

야간 라이딩은 서울이 딱이다.

어둡지도 않고 교통 체증도 없으며, 갈 곳도 많고~


저녁에 퇴근하고 오면서 팔당댐 방류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왔기때문에 팔당댐에서 멈추지는 않았다.

내가 이 동네 퇴촌에 이사와서 팔당댐 수문 연 것 몇 번 봤고, 2012년에 수문 6개인가 7개 연 것을 본 것이 최대였었는데, 어제, 오늘은 수문 10개를 열었단다.

팔당호가 강 하류에 있는 호수라서, 게다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진 이후에 있는 댐이라서 비가 오면 들어오는 물 양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수문도 많고 방류 가능량도 많다.

수문이 15개다.

한강 유역에 있는 다른 댐들은 초당 방류량이 기껏해야 2~3천톤 수준인데 비해, 팔당댐은 며칠 전에 초당 1만2천톤을 방류했단다.

하지만 팔당댐은 낙차가 거의 없어서 이렇게 많이 방류해 봤자 소양댐 같은 높은 댐들이 방류하는 것만큼 장관은 아니다.

한강 하류 저지대 분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멋있다는 말을 할 수는 없고, 팔당 댐에서 초당 만톤이 넘는 방류를 하고 있는 모습은 이렇다.

실제보면 저 파도 하나 하나의 크기가 엄청나고 그 규모에 압도된다.


팔당댐을 지나서 서울로 접어들어서 막히는 서울 시내를 통과해서 드디어 성수동 근처다.

나는 폰 네비를 보지 않고 헬멧 블투로 소리만 듣고 가기때문에, 목적지 다 와가면 길 찾기가 힘들다.

"잠시 후 우회전입니다." 소리를 듣고 우회전 했더니 이 사거리 바로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는 것이었다.

몇 번 헤메고 빙빙 돌다가 드디어 RSG에 도착.


오 마이 갓, 댐, 망할!

내 기대하고는 완전 멀었다.

밖에 테이블에 앉아서부터 줄 담배를 피고 있는 라이더들, 내부에도 얼핏 보기에는 꽉 찬 사람들이 우글 우글하고, 사실 타투하고 불량한 듯한 느낌의 분위기들을 나는 싫어하는데 그런 분위기의 라이더들이 가득하다.

담배 연기도 싫다. ㅋ

(이런 분위기의 사람들이 잘못되고 불량하다는 것이 아니고, 순전히 내 개인 취향임을 밝힌다.)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떠났다.

앞으로 RSG는 안 오는 걸로.

나와 맞지 않는다. ㅋ


다음 목적지는 종로1가 멸치국수잘하는집이다.

밤에 시내 오면 늘 들러서 끼니를 해결하는 곳이다.

맛도 좋고, 무엇보다 24시간 영업이라서 언제와도 열려 있기때문이다.

얼큰 멸치국수 한 그릇 뚝딱했다.


이 집에서 제공하는 김치가 맛있다.

급하게 익힌 새콤한 김치.

완전히 익힌 묵은지와는 또 다른 신 맛이다.

맛있다.

다 먹고 일어나서 바이크 세워둔 곳으로 걸어간다.

이 종로의 뒷 골목.

원래 조선시대에 종로는 양반들이 가던 길이라서 평민들은 양반에게 인사하기 귀찮으니까 종로에 평행하게 난 뒷 골목을 통행하면서 만들어진 길이라서, 음식점도 많고 술 집도 원래 많았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도 같은 전통이 이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여기는 낮밤 구분이 없이 언제나 사람들이 많다.

바이크 세워 놓은 24시간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어디로 갈까 검색했다.

전에 우연히 종로 원서동 빨래터 유적지가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여기를 가기로 했다.

네비에 찍고 출발.

바로 근처다.

다 와 보니 주택가였다.

시끄러울 것 같아서 골목 들어가는 입구에 바이크 세워두고 걸어 들어갔다.

걸어들어가는 골목에 한옥이 가득하다.

낮에 와 봐야겠다.

고희동이라는 분이 살던 주택이 미술관이 되어 있었다.

(위 사진의 왼쪽 골목 입구 주택)

무료니까 다음에 꼭 방문해 보는 걸로.


빨래터가 보인다.

창덕궁 담 밑을 파서 그 밑으로 흐르는 일종의 작은 냇물이었다.

원래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하다고 했는데, 요즘에 계속 비가 오는 상황이라서 더 물이 많은 것 같았다.

원서동 빨래터에 대한 기록은 안내판 참고.

맑은 물이 콸콸 흐르는 시원한 동영상도 찍고 주변도 둘러보고 이제 복귀다.

창덕궁 안의 나무 위로 둥실 떠 오른 달을 보며 바이크로 돌아와서 집으로 출발했다.


좀 아쉬워서 양만장을 찍고 가려했지만 새벽 3시가 넘어가니까 졸리기 시작했다.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팔당호를 감아도는 이 길은 밤에도 멋있다.

오늘은 그동안 내린 잦은 비로 습해서, 더 운치가 있었다.

이렇게 복귀했다. 86km

이제 총 주행거리가 155,000km 가 거의 되었다.

작년 145,000km 쯤 전, 후 타이어를 교체했고, 살펴보니 이제 수명이 다 되어 간다.

이번 타이어는 피렐리 엔젤CT로 교환하기로 했다.

나 같이 코너링보다 장거리 직진 투어를 위주로 하는 스타일에 적합한 장수명 타입이란다.

타이어 교체할 비용을 마련해야겠다. ㅋ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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