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2, 2020

CB400 프레임 오버홀 #5 - 프레임에서 엔진 분리.


4편에 이어.

2주전에 엔진 분해를 어느 정도 해 놓고, 지난 주에는 바람이 불고 추워서 길 바닥에서 정비하는 나는 엄두를 내지 못하여 계기판 배선도나 검토하고 있었다.

오늘 온도가 20도까지 올라간다하여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엔진을 내리겠다는 각오로, 12시 경 바이크 있는 곳으로 공구를 챙겨서 내려갔다.

인터넷에 CB400 엔진 분리 동영상을 보니까 엔진 고정 볼트를 다 풀고 오른쪽으로 차체를 눕히니까 엔진이 쏙 빠지길래 혼자서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아들이 왠 일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더라.
지금까지 정비하면서 도와준다고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놈이 왠 일?
이 아들의 도움은 뒤에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둘이 공구를 챙겨 내려가서 바이크 커버를 벗겼다.
2주만에 보는 모습이다.

우선 머플러를 뗀다.
프레임 하부의 볼트와 엔진 배기포트 연결 부위를 풀어 떼어낸다.



그런데, 이 머플러 볼트를 편하게 풀기 위해 라디에이터를 먼저 제거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먼저 냉각수를 뺀다.
냉각수 드레인 볼트만 풀면 냉각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라디에이터 캡까지 열어주어야 쭉 빠져나온다.



냉각수는 깨끗했다.
작년에 헤드 오버홀 하고 부동액 넣어줄 때 쉐보레 엔진 용 덱스쿨을 넣어 주었고, 색상이 환타색이라서 음료수하고 혼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어 보이는 색상이었는데, 그대로다.

냉각수 호스를 풀고


라디에이터를 떼어낸다.


머플러 고정 스터드 볼트의 너트를 푼다.
복스 연장대가 필요하다.
지난 번 이 너트를 고정할 때 안티시즈를 발라서 고정했더니 고착되지 않고 쉽게 풀렸다.

머플러를 뗀다.

캬브레터 기통 별 연소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머플러 안 쪽 사진을 찍었다.
2,3번은 연소상태가 괜찮은 편이었다.
2번이 거의 정상 상태인 것 같고, 3번은 약간 lean 한 것 같았다.

1번과 4번은 rich 상태였다.
4번이 제일 rich 상태이다.

이게 1번

이게 4번이다.

그리고, 지난 번 장착했던 흑연 소재의 머플러 씰을 떼어냈더니 상태가 아래와 같다.


정품은 동 계열 씰이지만 이 흑연소재 씰도 괜찮다.
원래는 이렇게 생긴 제품이다.

흑연은 원래 400도 이상되면 산화되어 점점 없어지기때문에 잘 버틸까 염려되었지만, 연소 가스가 닿은 안 쪽도 전혀 이상없었다.
이것은 대량으로 사 놓았으니 머플러 뗄 때마다 일회 용으로 교체하면 된다.

그리고 엔진 오일 필터를 제거한다.
살짝 조여 놓은 것이라서 손으로 풀 수 있었다.
이것을 풀지 않으면, 프레임에 걸려 엔진이 나오지 못한다.


작년에 헤드 오버홀 하고 교체한 엔진오일이므로 8천km 정도 주행한 상태인데, 양호하다.
엔진오일은  역시 1만km마다 교체하면 될 것 같다.
부동액이 유입된 것 같지도 않다.
작년에 헤드 오버홀 할 때 문제가 있었으면 엔진오일에 부동액이 유입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다행이다.

엔진 우측에 있는 클러치 케이블 브라켓을 뗀다.

레귤레이터 커넥터를 뗀다.
다행히 커넥터가 과열로 타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는, 레귤레이터 자체도 큰 문제가 없음을 간적접으로 시사한다.


떼어낸 전선들을 프레임에서 빼낸 다음 엔진 쪽으로 모아준다.
(프레임 하부로 내려가 있는 리어 브레이크 스위치, 레귤레이터 커넥터 배선 등)

소기어 커버를 벗긴다.
볼트 길이가 틀리므로 볼트를 풀고 커버를 벗긴 다음, 꽂혀 있던 곳에 다시 꽂아 넣어 놓는다.
커버 구멍 중 깊은 구멍이 있으므로 롱 소켓이나, 연장대가 필요하다.
미리 준비할 것.


소기어 커버 안 쪽에 금속 지지대가 있으니, 원래 장착되어 있던 모습을 잘 기억해 두자.

그런데,
소기어가 구동축에 고정이 제대로 안되어 있고, 고정 너트와 사이가 0.3~0.4mm 정도 떠 있어서 덜렁 거린다.
그런데, 이 너트가 완전 꼭 잠겨 있어서 더 잠글 수도 없다.
왜 이러지?? 원래 이건가?


정상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기계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되면 스플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동축의 스플라인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은 이 스플라인이 손상되어 부서지며 소기어가 헛도는 것이다.
이러면 엔진을 분해해서 구동축을 교환해야하는 대 공사가 필요하다.
어떤 인간이 이렇게 교체를 해 놓았는지. ㅋ
아... 짜증이 밀려온다.
(수정 : 소기어는 일부러 약간 유격이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는 의견이 있다. 뒷 바퀴에서 체인을 통하여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는 목적이라고 한다.
얼핏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이렇게 해서 스플라인이 견딜 수 있을까 여전히 의아하다.
하지만 이게 정상이라고 하니 그대로 사용해야겠다. 불안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수리하기로 하고, 지금은 체인을 빼야한다.
우선 뒷 바퀴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서 체인을 느슨하게 한다.
축 고정 볼트(1)를 풀고, 장력 조절 볼트(2)를 돌리면 된다.
장력 조절 볼트는 좌우를 나눠서 균등하게 돌려준다.
한번에 한쪽만 다 풀어주지 말고.

소기어를 떼서 체인을 벗겨야 엔진 분리가 가능한데, 이 소기어 분리 너트가 도무지 풀리지 않는다.
엔진이 1단에 걸려 있는데 엔진이 돌아갈 정도이다.
이거 어떻게 풀지?
아마 와셔가 제 것이 아니라 얇은게 들어 있는 것 같고, 임팩으로 조여 놓은 것 같다.
아, 임팩... ㅋ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들이 대기어에서 체인을 벗겨냈다.
살살 비틀어 조금씩 빼니까 벗겨지더라. 오~ 아들 ^^
그렇게 대기어에서 벗겨낸 다음에 소기어에서도 체인을 벗겨낸다.


서모스탯 하우징을 프레임에서 분리한다.
단, 이 때 서모스탯 하우징에 엔진과 연결된 호스들을 엔진에서 떼어 냈어야 했지만, 귀차니즘에 서모스탯 하우징만 프레임에 분리하여 엔진과 연결된 상태로 놔두었다가 나중에 엔진 분리할 때 이게 프레임에 걸려서 아주 고생했다.
이 서모스탯 하우징을 엔진에서 아예 분리하도록한다.

프레임 하부에 연결된 사이드 스탠드 스위치, 리어 브레이크 스위치 전선을 프레임에서 분리하고,

냉각수통에서 오버플로우되면 엔진하부로 떨어지도록 연결된 배관을 프레임에서 빼낸다.


이제 본격적으로 엔진 고정 볼트를 제거한다.
매뉴얼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엔진 뒷쪽은 1,2번 볼트가 관통으로 꽂혀 있고,여기에 C1, C2 스페이서가 엔진과 프레임 사이에 들어 있다.
나는 장비 설계할 때 이런 목적의 부품을 스페이서라고 이름을 붙이는데, CB400 매뉴얼에는 Collar라고 되어 있다.
일본애들이 collar라는 명칭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이게 원래 옷깃이라는 단어인데 왜 스페이서를 일본애들이 칼라로 명명하는지는 모르겠다.

엔진 앞 쪽은 3,4,5,6 볼트가 프레임과 브라켓 A를 고정하고, 7,8번 볼트가 스페이서 C3, C4를 사이에 두고 엔진과 브라켓 A를 연결해주고 있다.

이것이 엔진 앞 쪽 우측의 5,6,8번 볼트의 모습이다.
푼다.
풀고 나서는 너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볼트에 꽂아둔다.
또 어댑터와 엔진 사이에 들어 있는 스페이서도 분실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반대 쪽 3,4,7번 볼트도 마찬가지로 푼다.

자, 이제 1, 2번 볼트에서 너트만 풀고 바이크를 오른쪽으로 눞이면 엔진을 뺄 수있어야 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아무리 봐도 프레임 연결된 마운팅 브라켓 때문에 엔진이 걸릴 것 같았다.
유튜브 동영상은 아주 간단하게 바이크를 눞여서 엔진을 분리하던데, 아무리 봐도 아닐 것 같았다.

음~
하지만 어쩌랴. 여기까지 왔는데,
이 1,2번 볼트를 빼내면 엔진이 주저앉는다. 그러면 프레임에 쿵!하고 부딪칠 수 있으므로, 프레임과 엔진 사이에 천을 충분히 감아주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한 다음, 1,2번 볼트를 빼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스페이서 C1, C2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또한, 볼트를 거의 뺄 때 쯤이면 엔진이 자중으로 처지므로 볼트가 엔진 관통 구멍에 끼어서 빼기가 힘들다.
누가 엔진을 들어주면 빼기가 수월하다.
아들이 웬일로 도와준다고 했는지~ 너무 다행이었다.
혼자 할 일이 아니었다. ㅎㅎ

2번 볼트. 이 부분은 프레임 좌측이고, 여기에 너트가 있다.
푼다.



이제 마지막으로 1번 볼트를 푼다.
마찬가지로 프레임 좌측에 너트가 있다.
이 볼트를 풀면 엔진이 내려앉게되고, 완전히 볼트를 빼기 직전에 엔진 구멍과 프레임 사이에 볼트가 끼어서 잘 안 빠지므로, 누군가 엔진을 살짝 들어주어야 한다.

엔진이 프레임과 분리되었다.

워터펌프에서 나오는 냉각수 호스를 엔진 빠질 때 걸리지 않게 프레임과 엔진 사이 공간에 잘 끼워 넣는다.

드디어 바이크를 눕혔다.
눕히기 전에 엔진과 닿는 바닥 부근에 두꺼운 골판지 등을 깔아 놓는다.


그런데, 엔진이 안 빠진다...
유튜브 동영상의 CB400은 구형 모델이고, 그때는 우측 고정 브라켓이 분리되었었나보다.
지금 프레임의 엔진 고정 브라켓은 좌, 우측 모드 프레임에 용접되어 있어서, 여기에 걸리는데다가, 서모스탯을 제거하지 않는 바람에 여기에 걸리는 등 잘 빠지지 않았다.

개고생, 생고생, 온갖 고생하며 아들과 낑낑대며 차대를 들어서 돌리며 자세를 잡다보니 겨우 뺄 수 있었다.

아, 힘들어~~~!


엔진 하부 상태를 찍어 놓는다.
엔진 하부는 오일팬이고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얇은 돌출이 두개 있어서, 엔진을 세워서 보관할 때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이동하다가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어 놓게되면 이 돌출이 부러지거나 오일팬이 깨진다.
이동 시 매우 주의를 요한다.
설계 참 뭐같이 했다.
나같으면 이렇게 설계 안 한다.


엔진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안되므로, 점화플러그와 오일필터를 다시 꽂고, 머플러 구멍을 막는다.


이 엔진을 집 옥상에 올려 놓았다.
아들과 둘이 올려 놓는데, 계단 올라가서 엘레베이터에 태우는 것도 그렇게 힘들었다.
둘 다 근력 운동을 안한 덕이다. ㅠㅠ
60킬로 밖에 안되는 엔진을 둘이서 낑낑대며 옥상에 올리고 비닐을 덮고나니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원래는 앞, 뒤 바퀴와 스티어링 핸들까지 모두 떼서 프레임만 분리한 다음 다음 주에 수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했지만, 입에서 단 내가 나올 정도로 힘들어서 포기했다.
게다가 스티어링을 고정하는 볼트의 헤드가 30mm인데, 내 공구함에 31~32mm 복스가 없어서 어차피 오늘 스티어링을 뗄 수가 없다.

그냥 다음 주에 분리하기로 하고 차를 세워서 커버를 씌워 놓았다.

너무 힘들어서 목욕하고 오후에 그냥 쉬었다.
내 체력이 이게 뭔지. ㅠㅠ
역시 사무직은 운동이 필요하다. ㅋ

엔진 머플러 분해, 라디에이터 분해, 엔진 분해하면서 나온 볼트와 브라켓, 스페이서 류들은 이 정도이다.

내가 스텐인리스 스틸 재질의 볼트를 좋아해서 왠만하면 이 녹이 잔뜩 슨 볼트들을 바꾸고 싶지만, 이 볼트들은 아마 강도 등급 10.9짜리 고강도 특수강 볼트일 것이다.
스테인리스 볼트는 중강도 정도 밖에 안되므로 이 볼트들을 대치하기는 곤란하다.

물론 고강도 볼트를 썼다고 해서 모두 고강도 결합을 요하는 부위가 아니다.
그러나, 자동차나 바이크 같은 대량 양산품은 구조와 원가의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 최적의 설계를 하므로, 쓸데없이 고강도 볼트를 사용하여 비용을 높이지 않는다.

그럼 왜 고강도 볼트가 쓰였을까?

엔진이 전달하는 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힘 정도는 일반 볼트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자동차와는 달리, 바이크는 엔진이 프레임 구조의 일부로 구성된다.
즉, 프레임이 힘을 받았을 때 프레임뿐 아니고, 엔진도 프레임의 일부분으로 힘을 감당한다.
엔진과 프레임을 단단히 고정해서 프레임이 더 튼튼해지는 것이다.
https://www.scienceabc.com/innovation/what-is-an-automobile-chassis-and-what-are-its-various-types.html )

자동차는 엔진에서 오는 진동을 줄이기 위해 프레임과 러버 마운트 고정이 되어 있지만, 바이크의 엔진은 프레임에 리지드 마운트 되어 있는 이유가, 바로 프레임 구조물의 일부로 엔진을 쓰기 위해서이다.

내가 얼마 전 개발한 장비도, 6톤에 이르는 감속기를 프레임의 일부로 사용해서 더욱 튼튼한 구조물로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이 충격을 받았을 때 엔진과 프레임을 고정하는 저 볼트에 큰 힘이 가해지기때문에, 저 볼트는 고강도 볼트를 채용했을터이니, 이것을 함부로 스테인리스 스틸 볼트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저 볼트는 저 것을 닦아서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시중에서 낱개로 구할 수 있는 특수강 볼트는 렌치 볼트이고 도금이 아닌 인산염 피막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이라 부식에 매우 약해서 사용하기 적당하지 않아, 새 것으로 대치하기도 쉽지 않다.

이제 다음 주에 바퀴를 떼서 본격적으로 프레임에 부착되어 있는 철판을 떼어내고, 발판 브라켓 떨어진 것 용접해서 붙이고 등등 작업을 시작할 에정이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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