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4, 2020

고양이 식구가 들어왔다. 상추!

희동이가 우리가 없을 때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언젠부터인가 우리가 들어와도 오냐~하고 구경만 하던 놈이 우리를 반기기도 하고, 해서 친구가 필요할 것 같았고, 우리도 희동이 들어온 이후에 고양이가 너무 이뻐져서 한 마리 더 입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와이프 지인에게 희동이하고 동갑 사내아이인데 갑자기 주인이 못 키우게 되어서 분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페르시안이었다. 이름은 상추.

막상 옵션이 생기니까 걱정이 되었다.
한 번 데려오면 이 놈 죽을 때까지 책임져줘야 하는데, 가능하려나 싶은 부담감, 그리고 희동이가 워낙 털을 풍풍 날렸지만 그나마 단모종이라 견디는 중이었는데, 장모종인 페르시안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고민 끝에 와이프가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임보하시던 분들이 다행히도 우리 집으로 데려온다고 하셨다.

지난 3월 21일 토요일 저녁, 상추를 만났다.
임보하시던 분들도 그렇게 고양이를 이뻐하시는 분들이셨고, 상추가 쓰던 물품을 바리 바리 깨끗하게 챙겨오셨다.

이 놈이 개냥이라는 소리는 사전에 들었지만, 엄청난 개냥이었다.
처음보는 우리에게 사근 사근 다가오는 녀석이었다.
놀라워라.
우리 희동이는 세상에 겁냥이라서, 우리 집에 손님이 오면 희동이 그림자라도 보고 가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찌나 활발한지 오자마자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탐색을 했다.
임보하시던 분들에게 감사 인사하고 이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조금 시무룩해지는가 싶었지만 곧 밥도 물도 잘 먹었다.

문제는 우리 희동이.
작은 방에 처박혀서 달달 떨고 있었다.
불쌍해서 와잎이 안아줬더니, 평소에는 1분도 안되서 품에서 뛰쳐나가던 녀석이 와잎이 힘들어서 내려 놓을 때까지 안겨 있더라.
달달 떨면서.
코에서 뜨거운 바람이 풍풍 나오고, 귀도 뜨거워지고 발에서는 땀이 났다.
눈동자는 보름달만해지고.

일단 상추를 공부방에 넣고 다이소에서 사온 69cm 철망으로 문을 막아 놓고, 서로 냄새라도 익숙해지라고 했지만, 상추는 나가고 싶어 죽는 반면에 희동이는 작은방에서 달달 떨고만 있었다.

희동이 몸무게가 8.4kg. 한 덩치한다.
반면 상추는 5kg가 안된다.
혹시 둘이 싸우면 다칠 것 같아서 밤에 상추가 있는 공부방 문을 닫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상추가 거실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희동이가 있는 작은 방에 들어가고 싶어서 문을 긁고 있고, 희동이는 안에서 으르릉대고 있고. ㅋ

어찌된 일인가 싶어서 상추를 넣고 문을 다시 닫아 놨는데, 이 상추가 문을 연다. ㅋ
게다가 69cm 철망은 없는 것처럼 넘어다닌다. ㅠㅠ
허 참 내...

일요일에도 희동이는 여전했지만, 그래도 덜덜 떨지는 않았고, 월요일에는 거실 한 공간에서, 둘이 하나는 소파에 하나는 책상 밑에서 쉬고 있더란다.(와이프 왈)
여전히 희동이는 으르렁 대지만, 조만간 합사가 가능할 것 같다.
(다가가려고 하는 상추, 으르렁대는 희동이)

희동아~ 너 외로울까봐 친구 데려온거야. 잘 지내야지~
상추야~ 주인이 최근 자주 바뀌어서 힘들지? 우리 집에서 우리랑 희동이랑 잘 지내자? ㅎㅎ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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