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8, 2020

CB400 프레임 오버홀 #3 - 배선도 보면서 스위치 블럭 배선 찾기, 계기판 케이스 수리


2편 이어.

희동이를 인수받았을 때부터 상향등이 되지 않았다.
계기판의 상향등 경고등도 켜진 적이 없었다.
가져왔을 때 배선을 살펴보았는데, 이 바이크를 만졌던 기술 없는 센터에서, 좌측 스위치 뭉치에서 나오는 배선 껍데기를 잘라서 그 안의 전선을 여기 저기 잘라, 걸레를 만들어 놓은 것을 발견했었다.
LED를 붙이거나 그립 히터 같은 것을 붙이려고 그랬겠지.
기술 없으면 남의 바이크 만지지 말고, 센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바이크가 기계 쪽이다보니, 기계 정비는 왠만큼 하는데 특히 전기에 약한 센터도 있다.
이런 센터에서 배선을 만져 놓으면 그거 원복시키는 일이 더 힘들다.

암튼,
바이크에 스위치 블럭이 달려 있는 상태에서 그 난도질 당한 배선에서 상향등 전선을 찾기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주행 중에 멀리 보고 싶을 때는 패싱 버튼을 눌러가며 지난 2년을 달렸다.
하지만, 워낙 장거리를 달리다보니 늘 야간 주행이 포함되어 있었고, 게다가 시골길을 혼자 달릴 때도 많아 상향등이 안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해서, 이번에 좌측 스위치 블럭을 뗀 김에 상향등 전선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난도질 되어 있는 전선을 납땜해서 제대로 복구해주기로 했다.

일단 좌측 스위치 블럭에는 상향등 선택 스위치와 패싱 스위치 누르면 상향등이 들어오는 전선이 있을 것이다.
이 전선을 찾아보자.

좌측 스위치 블럭 전선 뭉치에는 청색 커넥터, 흑색 커넥터, 그리고 좌우 시그널램프 커넥터 각 1개, 전조등 커넥터, 클러치 스위치 커넥터가 붙어 있다.

회로도에 의하면 상향등으로 가는 전선은 청색선이다. 스위치 블럭에서 나오는 청색선은 1번 한 개이다.
상향등(H)과 패싱(P)은 2번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이 회로도를 믿고 배선을 살피면 고생한다.
실제와 다르다.

자, 실제 좌측 스위치 블럭을 보자.
청색선이 없고, 청색에 흰색 점 두개가 있는 전선이 하나만 나와 있었다.
그럼 이것이 청색선일 것이다.
그리고 이 전선과 패싱 스위치와 하이빔 스위치 두 개 사이를 찍어보면 두 개다 통전될 것이다. 회로도로 보면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둘 중 하나만 통전이 된다.
그렇다면 패싱과 하이빔에서 청색선이 하나 씩 나와서 배선에서 조인트되어야 한다.
저 회로처럼 스위치 블럭에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실제 스위치 블럭을 열어보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이제 일일이 찾아보아야 한다.
전선 뭉치의 테이핑을 의심나는 것부터 벗겨 보았다.
이런...
선이 여기 저기 잘려서 엉뚱한 색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결론은 패싱이나 하이빔 스위치에서 나오는 청색선이, 엉뚱한 색상 전선으로 아래 청색선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나마도 하나는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손가락 뒤에 청색선 2번이 있고 거기에 엉뚱한 색 선이 테이핑되어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 2번 청색 전선을 1번 잘라져 있던(1번 부분도 저렇게 끊어진 상태로 테이핑되어 있었다.) 청색 전선에 연결하고 다시 커텍터 부분에 연결되어 있는 3번과 4번 청색 전선에 모두 연결해야 한다.

이 전선들은 모두 청색에 흰색 점 두개가 있는 전선들이다.

그런데, 커넥터 쪽에는 회로도 상으로 보았을 때 청색선이 하나인데 왜 두 개일까?
다시 아래 회로도를 보자.

실은 스위치 블럭의 저 회로가 저대로가 아닌 것이다.
스위치 블럭에서는 연결된 부위가 없고, 패싱과 상향 선택 스위치에서 각각 청색선이 하나씩 나오고 이 두개가 배선 뭉치 안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그 다음, 여기서 전선이 다시 두개로 분기되어 나가서 하나는 청색 커넥터로 가고, 다른 하나는 전등 커넥터로 가는 것이다.

여기서 분기되어 청색 커넥터로 간 청색선은, 계기판에서 상향등 경고등을 켜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잘라져 있었으니, 난 지금까지 상향등 경고등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ㅋ

지난 번에 작업한 사람은, 스위치 블럭 근처에서 상향등과 패싱이 모이기 전에 상향등 선을 끊어 놓은 것이다.
아마, 키온 하고 상시 등이 켜 있으니 시동이 어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상향을 끊어 놓은 다음, 상향에 놓고 시동 걸면 전조등으로 소모되는 전력이 없으니 시동이 좀 더 원만해 지기는 할테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끊었으면 깨끗이 끊어서 말아 놓기라도 하지, 후에 다른 센터에서 또 여기에 뭔 짓을 했는지, 다른 선으로 연결해 놓고, 잘린 선 말아 놓고 등등 난리를 쳐 놓는 바람에 익숙하지도 않는 회로도 보느라 이번에 고생 꽤나 했다.

이제, 선을 원복하자.
파란색 선이 없어서 하늘색 선을 사용했다.
어차피 다른 색 선이지만, 기존과 다른 점은, 끊어서 숨겨 놓은 선이 없으니, 후에 다른 사람이 보더라도 상향등 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끊어져 있는 전선 네 가닥을 연결하면 된다.

전기인두도 있지만, 오늘은 가스인두로.
전선을 꼰 다음 납을 입혀야 한다.
이 전선들은 핸들을 돌릴 때 힘을 받는 전선들이기 때문이다.

완료.

깔끔하게 테이핑하여 마무리 한다.
테이핑 시작점과 끝 부분에 케이블 타이로 묶어두면, 나중에 테이프가 녹아서 풀릴 때, 쉽게 풀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해서 좌측 스위치 블럭 배선 정리 작업을 마무리 한다.
이제 한적한 시골길에서 상향등을 켜고 달릴 수 있게되었다. ^^

자, 지난 번 FRP로 깨진 곳을 보강한 계기판 케이스 차례다.
보강을 너무 두껍게 해서 계기판이 안 들어간다.

마침 조각기가 있어서 두꺼운 부분을 깍아내기로 한다.
여러 조각기 날을 상황에 맞춰 바꿔가며 깍았다.



한참을 깍아낸 끝에,

드디어 성공 ㅠㅠ
안해도 되었을 고생을 했다 ㅠㅠ

계기판의 구멍이 케이스 핀에 아래와 같이 잘 맞아야 한다.

여기까지 해서 상향등 배선 찾는 작업과, 계기판 케이스 수리를 했다.
계기판 케이스 커버(투명창이 있는 부분)는 전 주인 누군가가 수세미로 닦았는지 글자가 잘 안 보일정도로 뿌옇다.
물 사포질한다음 투명 스프레이를 뿌려서 복구할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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