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30, 2020

CB400 엔진 리빌드 #5: 헤드 밸브 제거, 실린더 블럭 녹 검사

 4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0/12/cb400-4.html)


헤드 밸브를 분해하였다.

4기통 DOHC 엔진이라서 흡기 8개, 배기 8개 총 16개.

단순 작업의 반복이다.


일반 밸브는 분해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VTEC 밸브는 매우 작은 소켓을 이용해서 밸브를 눌러줘야 하고, 게다가 깊어서, 밸브 스프링을 누르면 튀어 나오는 밸브 키퍼를 꺼내기가 어렵다.

물론 하다보면 이것도 일이라고 시간이 줄긴하지만, 작년에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처음 VTEC 밸브 꺼낼 때는 시간이 꽤 걸렸다.

걱정되는 것은, 밸브 3~4개 정도에서 녹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밸브 시트와 밸브 스템씰이 닿는 영역에서는 다행히 녹이 없었고, 헤드에 밸브를 꽂는 구멍에 녹이 살짝 슬어서, 이 밸브들은 뽑아낼 때 잘 안나왔다.

이 정도 녹슨 것이 얼마나 성능에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겠다.

일단 밸브 랩핑을 하면, 녹은 없어질 것이다.

밸브 스템에 오일을 바르고 헤드에 꽂은 다음, 랩핑을 하느라 돌리다보면 녹이 깍여 없어질 것이기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이 밸브를 꽂아 넣는 구멍이 녹 때문에 약간 커졌다면, 밸브가 왕복 운동을 할 때 유격이 생길 것이고 좋지는 않을 것이나, 이것은 이론적인 이야기이고, 유의미할만큼 문제를 발생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다음 작업은 밸브 랩핑 작업이다.


그리고, 실린더 블럭의 녹.

역시 1,4번 실린더 블럭의 녹은 실린더 블럭 내면 자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 긁어내 봤더니 곰보 자국이 보인다.


다행히 녹으로 파인 깊이는 보링을 하면 될 정도인 것 같은데, 보링 가격은 국산 단기통 하나 보링하는데도 4~5 만원 들어간다고 하니, 일본 산 CB400 엔진 실린더 2개(1,4번) 보링하는데 가격이 얼마나올 지 감이 잘 안 잡힌다.

15~20만원? 그 이상? 이지 않을까?

그리고 실린더 내벽 뿐 아니고, 피스톤 링에도 녹이 슬어서, 피스톤 링 셋트도 4셋트 구매해야 하는데 한 셋트에 29,000원 정도라서 4셋트면 이것만해도 10만원이 넘는다.

어떻게할까 고민하다가 또 일옥을 뒤져봤다.

우째 이런 일이???

검색하자 마자 경매 마감이 6분 정도 남은 NC39 VTEC spec2 엔진에서 나온 실린더 블럭이 경매로 올라와 있었다.

내가 수리하고 있는 엔진이 바로 spec2 엔진이다. ㅎㅎ

소개에는 계기판 주행거리 약 17,500km에서 떼어낸 것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피스톤과 피스톤링도 같이 들어 있었다.

현재 입찰 가격은 약 11만원.

고민 않고 입찰 참가. ^^

이건 노리는 사람이 몇 있었다.

몇 번 재 입찰을 한 끝에, 결국 15만5천원 정도에 낙찰을 받았고, 배 편으로 신청하여 총 22만원 정도 지불했다.

이번 엔진 리빌드 작업에, 순조롭게 부품이 조달될 것 같은 느낌이다.


Leonard.

Monday, December 28, 2020

CB400 엔진 리빌드 #4: 실린더 블럭 분해


3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0/12/cb400-3.html)


실린더 블럭을 분해하였다.

체인 가드가 실린더 블럭하고 씰을 뽑는데 방해를 주어서, 이것을 젖히려고 노력했지만 어딘가에 걸려서 잘 안 넘어갔다.

엔진을 조금 돌리면 되는데, 이상하게 엔진이 어딘가에 걸려서 잘 안 돌아간다.

끙끙대며 실린더 블럭과 씰을 뺀 후에 원인을 발견했다.

클러치 하우징이 현재 느슨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이것과 크랭크 축에 있는 기어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았기때문이었다.

뭐, 큰 문제는 아니라서 대충 실린더 블럭을 뽑았고, 또 대충 씰도 뽑았다.

다음 번에는 녹을 제거하고 실린더 상태를 볼 예정이다.

1번과 4번 실린더, 특히 4번 실린더는 녹이 매우 많아서, 혹시 실린더 내면의 부식으로 이 녹이 발생한 것이라면 4번 실린더는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일 것이다.

따라서 일단 녹을 제거하고 상태를 본 다음에, 다른 곳에서 온 녹이 여기에 붙은 것이 아니고, 저기 붙어 있는 녹이 모두 4번 실린더 자체의 부식이라면, 4번 실린더는 보링을 하고 새 실린더를 끼울 예정이다.

퇴계로에 가면 이 작업을 해주는 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Leonard.




Monday, December 21, 2020

CB400 엔진 리빌드 #3: 헤드 및 실린더 블럭 분해. 상태 확인.


2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0/12/cb400-2.html)


가져온 엔진은 외관 상으로는, 없는 부품이 몇 개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문제는 헤드와 실린더 내부.

캬브, 머플러, 점화플러그가 꽂혀 있었으면 비가 와도 새지 않으니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점화플러그와 캬브, 머플러가 빠져 있던 상태라서 해당 구멍으로 물이 들어올 여지가 있었다.

그러면 헤드나 실린더의 스틸 재질에 부식이 발생했을 것이다.

가져온 다음 주, 드디어 헤드를 열어볼 수 있었다.

이번부터는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블로그에는 이미 작년에 헤드 정비에 관한 기록을 모두 남겼고, 확실히 사진보다는 동영상이 놓치기 쉬운 것들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도 가능한 하지 않았다.

그래야 실수도 그대로 볼 수 있으니까.

역시 이번에도 예의 내 미친 기억력때문에, 캠 커버도 안 뜯고 헤드 너트를 풀려고 시도하거나, 캠 체인 텐셔너 제거도 안 하고 캠 커버 제거를 하려고 하는 등, 작년에 했던 삽질을 그대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게 인간적이지 않을까?

심지어 작업 중 방으로 들어오는 와잎에 부딪혀서 카메라가 흔들리는 바람에, 짜증내는 것까지 생생하게 찍혀 있다.

헤드 너트를 풀다가 구부정한 자세때문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헥헥 거리는 소리도 모두 담겨 있다.

이게 집에서 정비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편집을 하지 않고 풀 타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단위 작업 텍스트만 넣어서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 역시 편집 안 하길 잘 했다.

완전 날 것인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ㅎㅎ


헤드와 실린더 블럭을 열어보니, 헤드는 문제 없었지만, 실린더 블럭 안에 녹이 많이 있었다.

특히 4번.

이 녹이 모두 실린더 내벽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녹을 긁어 냈을 때 실린더 내벽에 곰보 자국이 숭숭 뚫려 있어야 하는데, 안 그렇다.

왜지?

어디서 이 녹이 다 온 것이지?

모르겠고, 다음 주에 실린더 블럭을 뽑아서 내면을 철저히 닦아봐야겠다.

그 다음, 녹으로 손상된 정도를 봐서 미미한 정도이면 호닝 정도 실시해서 사용하고, 심하게 손상되었으면 보링을 해봐야겠다.

다음 주가 기대된다.


Leonard.


Saturday, December 12, 2020

CB400 엔진 리빌드 #2: 엔진 상태 확인. 필요 부품 리스트 작성

 1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0/12/cb400-1.html )


가져온 엔진은 기본적으로 젊은 엔진이다. 고작 3만 여 km를 주행한.

따라서 이 엔진을 사용하기로 했고, 희동이의 현재 엔진을 분해하여 가져 온 엔진에 없는 부품을 조달한다.

이 엔진은 스페어 파트 개념으로 보관되어 온 엔진이라서 없는 부품이 몇 개 있었기때문이다.

엔진 주행거리로 봤을 때, 마모되면 교체해주어야 하는 크랭크 샤프트 베어링, 피스톤 링, 타이밍 체인 등은 그대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엔진 안에 스페어 파트 중, 밸브 스템 씰은 교체해줘야할 것 같다.

이것 포함, 교체할 부품 및 현재 없는 부품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우측 크랭크 케이스 커버 : 기존 엔진 것으로 사용

2. 클러치 샤프트 오일 씰 : 신품 구매. 91204-KK0-003 (12x18x5)

3. 워터펌프 : 이것은 중국산으로 사용해 볼 예정이다.
캬브레터 다이어프램만큼 설왕설래가 많은 부품이므로, 내가 직접 사용해 보고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다이어프램과 같이, 씰의 재질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수명의 문제이지 처음부터 못쓸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기때문에, 사용해보려 한다.

4. 밸브 스템 씰 : 12208-KY2-003. 지난 번엔 중국산을 사용했으나, 이번엔 정품을 쓸 것이다.
소재가 문제인데, 이 부품의 소재는 무엇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고무처럼 보이지만, 고온과 고속 환경 하에서 마찰을 하며 견뎌야 하는 부품이므로 NBR이나 EDPM 같은 일반 고무보다는 불소계열 고무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중국산은 아마 불소계열 고무가 아닐 것이다.
모양만 같고, 일반고무 계열을 썼을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한번 교체하면 헤드를 뜯지 않고는 교체하기 힘든 이 부품은, 정품을 쓰는 것이 맞다.

5. 실린더, 헤드 가스켓 : 헤드와 실린더 사이의 가스켓. 12251-MCE-003. 정품 구매.
중국산은 코팅이 엉망이다. 금방 떨어진다.
크랭크 케이스와 실린더 사이 가스켓은 여분이 있다.

6. 가스켓 셋트 : 크랭크 케이스 커버 및 텐셔너 가스켓 등 셋트로 판매하는 중국산 셋트 사용.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기에 포함된 실린더, 헤드 가스켓은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나머지 가스켓은 일반 재질이라 문제없다.

7.  매니폴더 가스켓 : 지난 번 구매한 것을 거의 다 쓴 것 같다. 재고 확인 후 구매.

8. 소기어와 씰 : 
Drive Sprocket, 23801-KY2-005, 대기어와 체인은 다음에 교체.
Drive Shaft Oil Sea, 91207-KT8-003(34x62x8)
Bolt, Special, 90037-422-003
Washer(10.2mm), 90459-438-000

9. 헤드 커버 마운팅 러버 : 이것은 기존 헤드 커버에 새 것으로 교체했던 것을 빼서 이식.


10. 오링 류 : 물 파이프를 빼고, 해당 위치에 있던 오링을 모두 실리콘 오링으로 교체.
지난 정비에 사용하고 남은 것을 쓰면된다.

11. 3 way joint : 이것은 재질이 중요한 부품이므로 정품으로 구매.

12. 스타트 모터 브러쉬 : 이것은 중국산으로 구매. 재질 문제 없거나 영향이 작음.

13. 클러치 베어링류 : 22번 91001-KA4-003(12x28x7), 23번 91005-KT8-003(30x37x20)

14. 클러치 아우터 가이드 : 22118-MCE-000. 이것과 클러치 아우터 베어링이 마모되면 클러치 아우터 떨림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미리 교체한다.

15. 클러치 및 클러치 스틸 플레이트 : 정품으로 살지, 호환품으로 살지 고민 중. 비싸서...

16. 오일팬 : 현재 것은 금이 가 있으므로, 내 것을 떼서 사용하고, 금 간 것은 용접 후 보관.

17. 변속 샤프트 오일씰 : 91203-KA4-771(14x22x5)


이 정도면 이 엔진 리빌드 작업은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 정도 투자에 새 엔진을 하나 얻게된다.
좋다~ ^^


Leonard.

CB400 엔진 리빌드 #1: 교체할 엔진을 가져오다.

내 희동이의 엔진은 이제 16만 킬로미터 정도 달렸다.

1999년식이니까, 지난 21년동안 달려 왔고, 퀵 서비스에 동원되느라 특별히 더 고생을 했다.

내가 데려온 이후에 많은 부분을 고쳐왔고, 특히 프레임은 보수 후 분체 도장을 해서 새 것 처럼 만들어 놨다.

그런데 엔진은 세월의 흔적이 많이 있었다.

우선 구동축의 소기어가 심하게 흔들거려서 보니, 구동축의 스플라인 마모가 매우 심했다.

약간 유격이 있는 것은 정상이라고 하지만, 다른 CB400의 소기어를 흔들어 본 결과, 희동이의 구동축 스플라인 마모는 상당히 진행된 것이 맞다.

엔진 곳곳에 그동안 관리가 안된 흔적이 많이 있지만, 특히 결정적인 것은 작년에 내가 헤드 정비를 하다가 실수로 크랭크 케이스의 헤드 볼트 탭 하나를 해먹은 것이었다.

이것을 인서트로 살려보려했지만, 헤드 볼트가 워낙 강력하게 조여지는 볼트이다보니, 다시 이 인서트가 뽑혀 버렸다.

그래서 올해 초에 헤드 열었을 때 아예 해당 볼트의 상부 스페셜 너트를 빼 버렸다.

주행하다가 너트가 풀려서 엔진 안 쪽으로 떨어지면 큰 일이 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상태로 올해 한 해 잘 다니기는 했으나 영 찜찜했었다.

고민 고민하다가 엔진을 가지고 있었던 카페 회원에게 SOS를 쳤다.

엔진을 가져오고 싶다고.

다행히 허락을 해주어서 이 분에게 엔진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이 분은, 이 엔진을 사용할 것은 아니었지만, 가지고 있는 다른 CB400의 부품 용으로 사용하려고 보관하고 있었었다.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만들어서 가지러 가기로 했다.

여기 경기도에서 남해 바다를 보는 곳까지 내려가야 했기때문에, 시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이야기 꺼내고 몇 주 정도 지나고 나서, 마침 창원으로 출장 갈 일이 생겼다.

ㅇㅋ.

이 날 가자.

출장 결정되고나서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약속 당일, 출발~

회사 입장으로도 중요한 미팅이었다.

2시부터 4시 반까지 미팅을 했고, 중요한 이야기가 있었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미팅이었다.

보람찬 미팅 후.

회원의 집으로 출발했다.

아~ 즐겁다. ^^

미팅 결과도 좋고, 엔진도 교체하게 되었고~ ^^

가는 길에 시내에 들러서 회원 집에 있는 고양이들에게 줄, 고양이 간식을 몇 개 사 갔다.

회원 집에 도착했다.

사무실 앞에 회원이 요즘 공들이고 있는 12R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가져갈 엔진도 분리되어 있었다.

사무실 앞에서 전화하고 들어갔다.

거리가 워낙 멀다보니 오랜만에 얼굴 보는 것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잠깐하고, 저녁 먹으러 갔다.

ㅇ~

끝내주는 해물해장국밥이었다.

이 맛, 이 퀄에 8천원!

ㅇ~

아주 맛있게 먹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

자, 이제 엔진을 차 트렁크에 넣어야 한다.

이게 트렁크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넣어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다.

트렁크 안이 깊기는 했지만, 입구에 들어갈 지가 걱정이었다.

회원 분과 둘이 엔진을 들어서 영차! 일단 트렁크 입구에 걸쳐서 한 번 쉬고, 그 다음에 다시 들어서 트렁크 안 쪽에 미리 마련해 놓은 나무박스 안에 넣었다.

야~

들어간다. 넉넉하게 ^^

작은 금액이라서 매우 많이 미안했지만, 엔진 값을 드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사정이 있어서 조금 더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고, 그럼에도 엔진을 준 회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안고 왔다.

다음 날 확인해 보았더니, 그 먼 길을 오면서 트렁크 안에서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잘 있었다.

이 엔진을 아들과 같이 꺼내서 집으로 올려놨다.

원래는 내 바이크 반 안에서 정비를 할까 했었는데, 그냥 방에서 하기로 했다.

망치질 하는 것도 아니고, 엔진 오버홀 하는데는 렌치질 정도만 하면 되기때문에, 방에서 분해/조립해도 이웃에 소음이나 진동 문제를 일으킬 이유는 없을 것이기때문이다.

자, 이제 올 겨울에 이 엔진을 완벽하게 오버홀해서 내년 봄에 내 희동이에게 이식할 것이다.

여기 저기 없는 부품이 있으니, 지금부터 필요한 부품을 수급해 놓을 것이다.

그 동안은 일단 분해해서 내부 상태를 봐야지.

회원분은, 이 엔진이 오일팬이 금이 가서 오일이 빠진 상태로 오랜 동안 보관된 엔진이라서 내부 상태를 걱정 많이 하더라.

그러나 다 수리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이 엔진이 단 3만 몇천km 뛴 젊은 엔진이라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부품이 내 희동이 엔진에 비해 거의 새 것이라는 것이다.

즐겁게 수리하자 올 겨울에. ㅎㅎ


Leonard.


Saturday, November 21, 2020

CB400 - 캬브레터 리빌드 #4. 조립 2

 
3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0/10/cb400-3.html )

캬브 조립에 필요한 자잘한 부품들을 정품으로 구매하려니 부품 구매비가 너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서 일옥을 뒤져본 결과, 우연히 나에게 맞는 폐급 캬브 셋트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급한 것이 아니어서 배편으로 배송을 신청했고, 약 3주 정도 지나서 금 주에 도착했다.
역시 겉보기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내가 필요한 부품들은 멀쩡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 발견.
겉은 후줄근했지만, 아무리 봐도 원래 내 캬브보다 사용 년수가 덜 된 캬브 셋트임에 틀림없었다.
고무류가 경년 노화를 하기때문에 고무류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고, 분해하면서 보니까 원래 내 캬브 분해했을 때 나온 고무류 부품들 상태보다 훨씬 좋았다.
저 위에 연료 호스가 끊어져 있어서 이 캬브 상태가 매우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호스만 무슨 이유로 잘라졌던 것이고, 전반적으로는 그렇게 오래 사용하던 캬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단지, 보관 상태가 안 좋아서 외관이 별로였던 것이다.
파일럿 젯트도 원래 정품인 D 드라이버 타입으로 꽂혀 있었고, 연료통에 연결하는 호스도, 뺐다 꽂았다를 별로 안 했는지 입구가 멀쩡했다.
베큠 챔버 에어 호스도, 내 것은 입구가 찢어져 있지만, 이것은 멀쩡했다.
횡재다~ ^^



자, 분해 시작.

캬브 셋트는, 1,2번 캬브가 결합되어 있고, 3,4번 캬브도 같이 결합되어 있으며, 이 두개가 서로 한 셋트로 결합되어 있는 형태인데, 두 셋트 사이는 잘 분해되는 반면, 셋트 자체를 분리하려면 매우 힘들어서, 지난 번에 이것을 분해하다가 결국 연료 파이프를 부숴먹은 것이었다.

이번엔 극도로 조심해서 작업을 했다.
역시 1,2번과 3,4번 캬브 사이는 쉽게 분해했다.
캬브 조립 용 관통 볼트도 부식없이 멀쩡했다.
역시 이 캬브는 오래된 캬브가 아니다.

자, 대망의 1,2번과 3,4번 캬브 분해.
손으로 캬브 하나를 잘 잡고, 연료호스나 플라스틱 부품을 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반대쪽 캬브를 고무망치로 통통 쳤다.
조금이라도 틈이 벌어지면 WD40을 그 틈사이에 뿌리고, 방향을 이쪽 저쪽 바꿔가며 치면서 틈을 조금씩 벌려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고무망치로 살살 친 끝에 드뎌 무사히 분해.
역시 경험이 최고다. ㅎㅎ
캬브 셋트 사이에 연결되어 있던 연료 조인트 파이프와 진공 챔버 조인트 파이프를 무사히 뺐다.


이렇게 분해된 캬브에서 부품을 모두 분리한다.
플로트는 핀이 부식이 심해서 빼낼 수 없어서 분해를 못했고, 파일럿 스크류는 D 드라이버가 없어서 분해를 못했지만, 에어컷 밸브 등 중요한 부품들은 모두 분해했다.
의외로 스프링 등 작은 부품들이 쓸모가 많기때문에, 부품 잃어버리지 않도록 신경쓰며 분해해야 한다.

자, 이제는 지난 번에 청소해서 개별 조립해 놓은 내 캬브를 셋트로 조립 시작한다.
아, 그런데 시작부터 난관이...

전에 원래 내 캬브를 분해할 때 나왔던 오링보다는 상태가 좋았지만, 그래도 고무재질인 오링은 오버홀 할 때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오링 한 종류가 없었다.
진공 챔버 연결 파이프 용 오링 8.0X1.0mm 짜리였고, 그동안 내가 모아 놓은 오링 셋트와 별도로 구매한 오링들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어디 있을까~~~
아무리 찾아봐도 찾지 못했다.
지난 번에는 어떻게 했을까?
그래서 지난 번 캬브 조립할 때 자료를 검색해 보았다.
이래서 내가 블로그에 자료를 충실히 올리는 것이다.

**********************************
2019년 1차 캬브 조립했을 때.
**********************************

아, 이런... ㅠㅠ
지난 번에는 혼코에서 캬브 용 오링 셋트를 구매해서 교체했던 것이었다.
그러니 남은게 없지.
문제는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
아, 이 정신 머리 어쩔... ㅠㅠ

그래도 다행히 대부분의 오링은 내가 구매해서 가지고 있었던 오링 셋트에 있었고, 8.0X1.0mm 오링만 없었다.

할 수 없다.
조립 후퇴.
일단 오링을 산 다음에 다시 조립 시작하자.

중국에서 찾으면 대부분 있을텐데, 시간 상 옥션에서 뒤져봤더니 8X1mm 짜리가 있었다.
근데 NBR 이었다.
실리콘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S계열 오링이 실리콘 재질이 있었고, S-8이 7.5x1.5였는데, 이것이 비슷하게 맞을 것 같아서 같이 주문했다.

다시 조립 시작.
사용하던 캬브 셋트를 보면서, 똑같이 조립하면 편하다.

우선 실리콘 재질 S-8 오링으로 도전해 보았다.
이야~ 들어간다. ^^

이 파이프는 다이어프램이 복귀할 때 공기가 빨려들어가는 음압 포트로 사용되기때문에, 밀폐에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이렇게 사용해도 문제 없다.
오히려 기본 오링보다 굵어서 움직임이 빡빡할 정도이지만, 조인트가 안 돌아갈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NBR은 시간이 지나면 경화되어서 조각조각 끊어지므로 실리콘이 낫다.

자, 1,2번과 3,4번 캬브 셋트를 조립한다.
아래와 같이 조인트 파이프들 및 알루미늄 덕트를 꽂고 스프링을 올려 놓는다.
연료 조인트 파이프(1번) 방향에 주의하여야 한다.
캬브끼리 연결하는 구멍과 플로트 챔버 사이로 위치해야 한다.
잘못 결합하면 캬브 조립 후, 연료 호스를 꽂지 못해서 다시 분리해야 한다.

이 위에, 반대 쪽 캬브를 올려 놓고 부품들을 잘 들어가도록 골고로 만져주면서 조금씩 집어 넣는다.

완성.

나머지 캬브 2개도 서로 조립한다.

다음,
조립된 캬브 두 셋트를 서로 결합한다.
캬브 한 셋트에 아래처럼 알루미늄 조인트 두 개와 진공 챔버 파이프, 드로틀 케이블 커넥터를 조립한다.
드로틀 케이블 커넥터는 십자 볼트로 조여야 하는데, 조립하고 나면 이 볼트를 조이기 힘들기때문에 이 때 조여야 한다.

반대 쪽 캬브 셋트를 결합한다.

드로틀 센서를 조립한다.
작은 부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
전선이 빠져 나오는 경로에 유의하자.



캬브 관통 볼트 두 개를 끼워 넣고 양 쪽 너트를 균등하게 조인다.


여기서 문제 발생.
이 볼트를 조이면 조일수록, 드로틀 밸브가 빡빡해졌다.
계속 조이면 거의 움질일 수 없을만큼 빡빡해졌다.

어허~ 왜지?

이리저리 캬브 셋트를 들여다보다가 1,2번 캬브 셋트 사이는 괜찮고, 3,4번 캬브 셋트 사이가 너무 가까워서, 두 캬브의 드로틀 밸브 샤프트 끝 부분이 서로 닿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면 조일수록 샤프트가 다른 샤프트를 밀어서, 축이 움직이기 힘들게 빡빡해지는 것이다.
아래 사진 1번이 사용 중인 캬브 셋트의 3,4번 캬브 사이 간격이고, 2번이 지금 조립하고 있는 캬브 셋트의 3,4번 캬브 사이 간격이다.
현재 조립 중인 캬브 간격이 좁다.
그런데 왜지???

이리 저리 들여다보고, 캬브 셋트를 다시 분해했다 조립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시간이 늦어서 일단 여기서 덮고, 다음 날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다음 날.

왜 그럴까~ 생각하면서 기존 캬브와 지금 조립 중인 캬브를 비교해 보다가 원인을 바로 발견했다.
3,4번 캬브 셋트 사이에, 초크 케이블 고정대를 끼워 넣고 조립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잊고 넣지 않았던 것이다. ㅋ
이게 1.6~2.0mm 정도 되므로 캬브 사이가 그만큼 가까워지면서 3,4번 캬브의 드로틀 밸브 축이 서로 닿아버렸던 것이다.

이 사태를 겪고 가만 생각해보니까, 처음 캬브 셋트 조립할 때도 같은 실수를 했던 것 같은데 그걸 또 싹 다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아... 자괴감이 든다... ㅠㅠ

캬브 사이 분해는 쉽지 않지만, 몇 번 분해했던 캬브라서 다행히 전체 셋트를 분해하지 않고 4번 캬브만 분해할 수 있었다.
아래처럼 4번 캬브에 일자드라이버를 대고, 드라이버 머리를 퉁퉁 치니까 3,4번 캬브 사이가 쉽게 벌어졌다.
다행이다. ㅋ
단지, 연료 파이프를 건드려서 부수지 않도록 조심할 것.
이 부품이 제법 비싸다.

이렇게 분해한 3,4번 캬브 사이에, 초크 케이블 고정대를 넣고 다시 조립한다.

그리고, 관통 볼트 두 개를 다시 조인다.
아, 역시.
드로틀 밸브 조작이 아주 원활하다.
망각이 심하니까 몸이 고생이다. ㅠㅠ

후...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조립.
1,2번과 3,4번 캬브 사이 아래 위치에 동조 스프링을 끼워 넣는다.
이거 끼워 넣다가 스프링이 튕겨 나가서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
조심할 것.

그리고, 1,2번 캬브 셋트와 3,4번 캬브 셋트 사이에도 동조 스프링을 끼워 넣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래 사진처럼 3군데에 스프링이 들어가야 한다.

각 캬브에 황동 초크 밸브를 집어 넣고, 스프링을 넣고, 캡을 조인다.
캡이 플라스틱 재질이므로, 심하게 조이면 부서지니 조심.
이게 부서지면 황동밸브, 스프링, 캡 셋트로 사야하므로 비싸다.



4개 캬브의 초크들을 한 번에 당겨주는 프레임은 내 원래 캬브에 달려 있던 것을 못찾았다.
버리진 않았으니 어딘가에 있을테지만, 내 건망증 덕에 이번엔 찾지 못했다.
언젠간 나오겠지.
대신, 사용하던 캬브에서 이식할 것이다.
볼트 두개만 풀면 빠진다.

이렇게 뺀 초크 프레임을 아래 순서로 조립한다.
우선 스페이서 두 개를 볼트 구멍에 얹어 놓고,

초크 밸브 4개 끝 부분에 초크 프레임을 걸어서 올려 놓는다.

와셔를 올려 놓고,

볼트를 조인다.

3번과 4번 캬브 셋트 사이에는 스프링을 집어 넣는다.
4번 캬브 쪽에는 플라스틱 와셔가 들어가니, 잊지 말고 챙겨서 조립하자.

조립 완료.

연료호스는 이번에 실리콘 재질로 구매해 놓았다.
그것으로 사용할 것이다.

남은 일은, 육안으로 드로틀 밸브를 일정한 각도로 일단 조정하고, 엔진에 결합해서 동조를 잡으면 끝이다.
캬브 셋팅은 작년에 지겹게 했으니, 궁금하신 분은 작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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