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2, 2020

CB400 엔진 리빌드 #1: 교체할 엔진을 가져오다.

내 희동이의 엔진은 이제 16만 킬로미터 정도 달렸다.

1999년식이니까, 지난 21년동안 달려 왔고, 퀵 서비스에 동원되느라 특별히 더 고생을 했다.

내가 데려온 이후에 많은 부분을 고쳐왔고, 특히 프레임은 보수 후 분체 도장을 해서 새 것 처럼 만들어 놨다.

그런데 엔진은 세월의 흔적이 많이 있었다.

우선 구동축의 소기어가 심하게 흔들거려서 보니, 구동축의 스플라인 마모가 매우 심했다.

약간 유격이 있는 것은 정상이라고 하지만, 다른 CB400의 소기어를 흔들어 본 결과, 희동이의 구동축 스플라인 마모는 상당히 진행된 것이 맞다.

엔진 곳곳에 그동안 관리가 안된 흔적이 많이 있지만, 특히 결정적인 것은 작년에 내가 헤드 정비를 하다가 실수로 크랭크 케이스의 헤드 볼트 탭 하나를 해먹은 것이었다.

이것을 인서트로 살려보려했지만, 헤드 볼트가 워낙 강력하게 조여지는 볼트이다보니, 다시 이 인서트가 뽑혀 버렸다.

그래서 올해 초에 헤드 열었을 때 아예 해당 볼트의 상부 스페셜 너트를 빼 버렸다.

주행하다가 너트가 풀려서 엔진 안 쪽으로 떨어지면 큰 일이 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상태로 올해 한 해 잘 다니기는 했으나 영 찜찜했었다.

고민 고민하다가 엔진을 가지고 있었던 카페 회원에게 SOS를 쳤다.

엔진을 가져오고 싶다고.

다행히 허락을 해주어서 이 분에게 엔진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이 분은, 이 엔진을 사용할 것은 아니었지만, 가지고 있는 다른 CB400의 부품 용으로 사용하려고 보관하고 있었었다.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만들어서 가지러 가기로 했다.

여기 경기도에서 남해 바다를 보는 곳까지 내려가야 했기때문에, 시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이야기 꺼내고 몇 주 정도 지나고 나서, 마침 창원으로 출장 갈 일이 생겼다.

ㅇㅋ.

이 날 가자.

출장 결정되고나서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약속 당일, 출발~

회사 입장으로도 중요한 미팅이었다.

2시부터 4시 반까지 미팅을 했고, 중요한 이야기가 있었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미팅이었다.

보람찬 미팅 후.

회원의 집으로 출발했다.

아~ 즐겁다. ^^

미팅 결과도 좋고, 엔진도 교체하게 되었고~ ^^

가는 길에 시내에 들러서 회원 집에 있는 고양이들에게 줄, 고양이 간식을 몇 개 사 갔다.

회원 집에 도착했다.

사무실 앞에 회원이 요즘 공들이고 있는 12R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가져갈 엔진도 분리되어 있었다.

사무실 앞에서 전화하고 들어갔다.

거리가 워낙 멀다보니 오랜만에 얼굴 보는 것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잠깐하고, 저녁 먹으러 갔다.

ㅇ~

끝내주는 해물해장국밥이었다.

이 맛, 이 퀄에 8천원!

ㅇ~

아주 맛있게 먹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

자, 이제 엔진을 차 트렁크에 넣어야 한다.

이게 트렁크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넣어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다.

트렁크 안이 깊기는 했지만, 입구에 들어갈 지가 걱정이었다.

회원 분과 둘이 엔진을 들어서 영차! 일단 트렁크 입구에 걸쳐서 한 번 쉬고, 그 다음에 다시 들어서 트렁크 안 쪽에 미리 마련해 놓은 나무박스 안에 넣었다.

야~

들어간다. 넉넉하게 ^^

작은 금액이라서 매우 많이 미안했지만, 엔진 값을 드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사정이 있어서 조금 더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고, 그럼에도 엔진을 준 회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안고 왔다.

다음 날 확인해 보았더니, 그 먼 길을 오면서 트렁크 안에서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잘 있었다.

이 엔진을 아들과 같이 꺼내서 집으로 올려놨다.

원래는 내 바이크 반 안에서 정비를 할까 했었는데, 그냥 방에서 하기로 했다.

망치질 하는 것도 아니고, 엔진 오버홀 하는데는 렌치질 정도만 하면 되기때문에, 방에서 분해/조립해도 이웃에 소음이나 진동 문제를 일으킬 이유는 없을 것이기때문이다.

자, 이제 올 겨울에 이 엔진을 완벽하게 오버홀해서 내년 봄에 내 희동이에게 이식할 것이다.

여기 저기 없는 부품이 있으니, 지금부터 필요한 부품을 수급해 놓을 것이다.

그 동안은 일단 분해해서 내부 상태를 봐야지.

회원분은, 이 엔진이 오일팬이 금이 가서 오일이 빠진 상태로 오랜 동안 보관된 엔진이라서 내부 상태를 걱정 많이 하더라.

그러나 다 수리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이 엔진이 단 3만 몇천km 뛴 젊은 엔진이라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부품이 내 희동이 엔진에 비해 거의 새 것이라는 것이다.

즐겁게 수리하자 올 겨울에. ㅎㅎ


Leonard.


No comments:

Post a Comment

CBR650F 스티어링 댐퍼 장착 시 주의할 점, 장착 후 시험 주행 200km. 여주, 괴산

 CBR650F에 장착할 스티어링 댐퍼를 구매해 놨고, 드디어 장착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주변 지인이 핸들 털림으로 사고를 당한 터라, 이게 없이 운행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드디어 주말이 되어서 스티어링 댐퍼를 설치했다. 기본 설치는 유튜브 이곳에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