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20, 2018

RIDING - 고성 통일전망대, 대관령. 벌에 쏘이다!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친구의 라이딩 제의.
카페에서 이미 들었던 소식인데 이 친구도 어디선가 들었나보다.
고성 통일 전망대가 8월 10일 부터 바이크 출입이 가능하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금강산 자락이 보이기때문이기도 하고, 7번 국도의 종점이 여기에 있기때문에 바이크로 라이딩 가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자동차만 허락되어 있어서 이에 항의하는 라이더도 있었으나 보안의 이유로 라이더 통행이 제한되어 있었던 곳이다.

마침 카페 회원분들도 이곳으로 간다는 분들이 몇 분 있었으나, 나와 내 친구는 워낙 저속팀이라 같이 다닐 수는 없었기에 별도로 가서 만나기로 했다.

늘 그렇듯이 아침 5시 30에 동네에서 이 친구 만나서 출발.
친구 오기 전에 기다리고 있는 나의 희동이.

잠시 후 도착한 친구와 코스를 논의해서, 맨날 지나가야 하는 6번 도로는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으로 합의하고 홍천까지 논스톱 주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 씨. 왜 추운거야!

이틀 전까지 열대야라서 에어컨 틀어야 잠들 수 있었는데, 이 날 손이 시렵고 방풍 이너를 덧 댄 메쉬 자켓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추위가 라이딩 내내 찾아들었다.
심지어 여름 용이지만 메쉬 처리 안되어 있는 장갑을 끼고 있는 손도 얼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참고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도로변에 잠시 정차해서, 뒤에 멘 가방을 앞으로 메고는, 연료통에 매미처럼 붙어가니까 조금 나았다.
장갑은 다행히 두꺼운 장갑을 여분으로 가지고 다녀서 그것으로 갈아 꼈다.

그렇게 해도 추웠지만, 우리가 늘 들르던 홍천 팜파스휴게소까지 직진하여 비로소 몸을 녹일 수 있었다.

뜨거운 커피병에 손을 대고 녹이는게 먹는 것 보다 중요했다.
열대야라 따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방풍 대책을 안하고 출발한 것이 이 고생의 원인이었다.

그 무더웠던 여름이 벌써 끝났구나. ㅋ
출발하자마자 밀려드는 추위와 싸우며 온 만큼을 더 가야 한다.
막막하다 ㅠ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갈수는 없으니 다시 출발.
고성가는 길은 몇 번 와봐서 잘 안다.
길 찾기도 쉽고 포장 상태도 좋고 홍천까지는 6번에서 44번 국도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의 넓은 길이 편하다.

8시가 좀 넘으며 해가 본격적으로 올라오니까 불어오는 바람의 기온이 차차 올라가서 살만해진다.
진부령을 넘을 때 쯤에는 손가락이 좀 저린 것 빼고 추운 것은 많이 좋아졌다.
앞에 차량이 몇 대 기어가길래 대여섯대를 한 번에 추월해서 내려갔더니 내 뒤 거북이 친구는 지난 번 사고 여파가 있어서 좀처럼 백미러에 보이지 않더라.
사실 미시령은 태백산맥에 있는 령 치고는 도로 폭도 넓고 포장도 잘 되어 있는 데다가 간간히 추월선도 있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지만, 이 친구의 125cc 스쿠터는 예외다.
언덕에서 속도가 안 나니까...
한참을 가다보니 기껏 추월했던 차들에게 하나 둘 길을 양보한 다음에야 다시 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백미러에 친구 바이크가 보이는 것 확인하고 다시 열심히 달려서 드디어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입구 지키고 있던 안내 분들이 '오토바이는 저~기 주차하세요'.
음.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 안 하는 것 보면 통행 가능이 확실하군 ^^
여기다 주차.
아마 바이크가 많이 오면 제대로 바이크 주차장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바이크는 우리가 일착으로 도착했다. 약 8시 30분. 집에서부터 딱 세 시간 걸렸다.

출입신고서 양식을 받을 때 주차비를 징수한다.
차는 5천원, 바이크는 3천원.
이 양식을 채워서 접수할 때 입장료를 징수한다.
대인 3천원.
총 6천원을 내야한다.

여기서 안보 영화를 10분 정도 감상하고, 드디어 입장!


우리는 9시 출발하는 첫 방문자들에 섞여 들어갔다.
출발하고 바로 직후에 검문소가 있다.
작성한 출입신고서를 주면 주차증을 준다.
이것을 나오면서 반납해야 하므로 잘 가지고 가야 하지만, 바이크라서 뒤에 차량들이 줄줄 대기하고 있는데 가방 열고 어쩌고 할 시간이 없어서 앞 윈드쉴드와 계기판 사이에 넣었고, 나중에 보니까 대부분이 그러고 들어오셨던데, 내 희동이는 그 사이가 넓어서 주차증이 주행 중에 흘러내려서 고생했다.
오실 분들은 이 주차증을 챙길 방법을 고민하시길.

통과하여 잠시 주행하다보면 금방 통일전망대가 나온다.
약 10분.
꼭 판문점을 연상시키는 오래된 전망대가 있고, 그 옆에 신축 전망대를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여기가 확실히 명승이다.
저 멀리 금강산 자락이 보이고 그 끝이 바다 속으로 잠겨 들어가는 해금강이 멀리서도 이렇게 멋진데, 저 곳에서 뱃놀이를 하면 정말 장관일 것 같다.
오늘은 하늘도 맑아서 작년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게다가 바람이 세게 불어서 휘몰아 치는 파도와 물보라까지 배경을 장식했다.

좋쿠나~~~~~

한참을 시원한 바람을 즐기다가 전망대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경치에서 보이는 지형 지물을 소개한 안내판하고 주류 판매 코너가 있었다.
특이한 것은 북한 술도 판매한다는 것.

오늘 만나기로 한 카페 회원분들을 기다리다가 늦는 것 같아 우리는 복귀 일정을 시작했다.
출발해서 통일전망대 주차장을 막 빠져나가는데 서로 어??? 하며 스쳐간 ST1300 일행 분들.
회원님 일행이 분명했다.

바이크를 되돌려 다시 들어갔다.
친구도 같이 따라 왔다.

맞네~
카페에서 글로만 뵙다가 직접 보니 더 반가웠다.
다양한 연령 대의 라이더 4분이 같이 오셨고, 같은 취미로 이렇게 먼 길을 즐겁게 다니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긴 나와 내 친구도 그렇지. ㅎㅎ
인사 나누고 서로의 일정때문에 단체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다시 출발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검문소에서 주차증과 출입서류 작성한 것 반납하고 빠져 나오면 곧 명파해수욕장이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 해수욕장.
물론 살벌하게 철망이 쳐 있지만, 여름 한 철 여는 곳이다.
30년 전 대학교 다닐 때 최북단 해수욕장이라는 의미를 두고 찾아갔던 곳이 화진포해수욕장이었지만, 이제는 그 위로 이 명파해수욕장을 비롯해서 몇 군데가 더 생겼다.



친구가 이번 라이딩에서는 대관령을 넘어가고 싶단다.
나도 차로 넘어가 본 적은 많지만 바이크로는 넘어가 본 적이 없어서 오케이 하고 강릉 쪽으로 출발했다.
토요일 오후인데다가 막바지 휴가 차량들로 정체가 제법 있었다.

점심으로 회를 먹기로 하고 대포항보다 싸다는 바로 옆 물치항으로 이동.
시장의 묘미는 역시 흥정.
광어하고 우럭 한 마리에 3만원으로 합의보고 들어가서 앉았다.
멍게 두 마리는 싸~비스~.
세상에.
며칠 전까지 죽을 듯이 덥던 날씨 맞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추워서 닫았다. ㅋ

역시 횟집에서는 회를 먹어야~
시내 횟집에서는 어디 회에다가 무채 또는 요즘에는 곤약 줄거리만 잔뜩 깔아주지만 이런 곳에서 먹으면 그야말로 회만 떠~억~
싸비스 멍게 맛이 더 좋았다. ㅎㅎ

맛있게 먹고 대관령으로 출발.

강릉 시내 못 미쳐서 대관령 쪽으로 꺽어져 조금 가다보니 본격적으로 와인딩 코스가 시작된다.

내 희동이 CB400.
우와~ 재밌다!
누군가 그러더라.
대 배기량 타다가 다시 CB400으로 넘어오는 사람도 있다고.
언덕에서 대 배기량 바이크는 잘못 엑셀 감으면 슬립해버리지만 이 바이크는 최대 RPM까지 쥐어짜는 재미가 있다고.
제대로 느꼈다.
2단에서 3단으로 이어지는 고 RPM으로 차들을 제끼며 올라가는데 그 속도가 엄청났다.
스로틀 감는 재미가 무었인지 확실히 알았다.
R차가 아니라서 눕히는데 한계가 있어, 더 눕혔으면 하는 순간에 스텝이 긁혀서 더 눕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충분히 재미있게 와인딩을 할 수 있었다.
대관령 오르막 구간은 게다가 양보차선까지 있어서 얼마든지 추월이 가능하다.
다행히 차들도 바이크가 뒤에서 따라오면 양보를 잘 해주더라.
집에 와서 보니 타이어 바꿔 낀 다음 지난 번 라이딩에서 제거하지 못했던 림 주위의 털까지 떼어 졌더라. ㅎㅎ



근데 이 중국산 타이어 마일리지가 불안하군.
고무 지우개 밀리는 느낌이난다. ㅋ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내 거북이 친구 스쿠터와는 많이 멀어져서 정상 근처에 있는 전망대가 보이길래 정차하고 기다렸다.
천천히 올라오는 친구와 전망대 할머니 표 냉커피 한 잔을 하며 한 눈에 바라보이는 강릉 시내와 바다를 품은 태백산자락의 풍경을 감상했다.

대관령을 넘어가는 코스 검색을 하던 친구가 평창 근처에서 금당계곡 쪽 루트가 멋있을 것 같다고 가자고 한다.
나는 새로운 길이면 무조건 콜.

평창에서 금당계곡 쪽으로 접어드니 강을 옆에끼고 산과 나무 내음, 파란 하늘이 어우러지는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상쾌하게 달려갔다.
이런 좋은 곳을 제안한 친구에게 감사를. ㅎㅎ
하지만 두 군데 정도 도로 포장 공사를 하고 있었고, 주의를 기울여서 천천히 넘어가야 했다.
뭐 이정도야 문제없지만...
첫 공사 구간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길이 있기는 한 걸까 바이크를 세우고 고민하는데 옆구리가 간질 간질~
앗 차. 이거 벌이다.
직감했다.
옷 사이로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
이 놈은 옷 사이에 있으니 내가 치는 것을 모를테니까.
옆구리를 빡! 때리는 순간 벌이 꽉! 침을 놓았다 ㅜㅜ

아 씨~
친구에게 옷을 들어올리고 등을 봐달라고 했더니 놀라면서 탁 치는데 꿀벌이 떨어져 나왔다.
아니 이게 왜 있어?
낸들 알아?

젠장.
오는 내내 봉침 맞은 자리가 욱신 욱신~
하지만 다행히 말벌이 아니라 별로 붓지도 않고 그냥 헤프닝으로 끝났다.
들어본 적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내 옷으로 들어가 쏘여본적은 수만킬로 바이크 라이딩 하면서 처음이다. ㅋ

그렇게 다시 우리는 익숙한 6번 도로로 접어들었고, 부지런히 달려서 막히기 전에 양평 쪽으로 넘어가 집으로 복귀했다.

530km 정도.
오늘도 안전하게 복귀함을 감사하며 집 근처에 도착해서 둘이 편의점 커피 한잔과 함께 마무리를 했다.

이 친구가 다음에는 남해를 찍고 오자는데, 나는 박투어를 하기 싫고, 이 친구는 당일 치기는 힘들어서 싫다고 하고.
에잉~ 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



Leonard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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