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5, 2018

CB400 - 논란이 많은 주제. 엔진오일의 적절한 수명은 얼마일까? 합성유와 광유의 차이는?


희동이 CB400 99년식을 135,000km에 데려와서 14만 킬로를 넘기면서 아직 엔진 오일 교체를 해주지 않았다.
원래 중고 바이크를 사면 엔진오일 교체는 기본이지만, 지난 주인이 교체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말을 믿고 그냥 타고 다녔다.
믿고 사는 세상~ ^^

전 주인이 보내 준 정비 이력은 특이하게도 정비 날자만 기록되어 있고 더 중요한 정비 시점의 총 주행거리가 적혀 있지 않았다.

전 주인이 17년 9월 8일 13만 정도에 구입해서 바로 50% 합성유로 엔진 오일 교체를 했고, 10월 12일 또 한 번 교체를 했다.
그리고 12월 말에 내가 데려 왔다.
추측을 하건데 3천킬로마다 교체를한 것이 아닐까.
9월초 13만킬로 뛴 놈을 데려와서 아마 11월까지는 많이 탔을테니 약 3개월 동안 5천킬로를 탄 셈이라 많이 탄 편이었다.

그렇다면 10월 12일 교체하고 내가 데려 온 12월 말 사이에 아마 한 2천 정도를 달렸다고 가정하면 난 이 엔진오일로 7천킬로를 탄 셈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탄 이유가 있다.

다음은 CB400 영문판 Owner's manual의 엔진 오일 교환 시기이다.
12,000km 마다 교환이다.

다음은 CB400 한글판 사용자 매뉴얼의 엔진 오일 교환 시기이다.
5천km마다 교환하라고 되어있다.
무엇이 맞을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엔진 오일을 자주 교체하는 편이 교환 주기를 넘기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혼다코리아에서는 AS 발생 요인을 줄이기 위해서 이 교환 주기를 짧게 잡아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혹 조건에서의 엔진 오일 교환 시기는 빨라져야 한다.
가혹조건이란 험로 주행이 많다거나, 고 RPM 주행이 많다거나, 고온에서 주로 다닌다거나 아이들링을 자주 그리고 많이 하거나 극 저속 서행이 잦거나 등이다.
이런 조건이라면 5천킬로 교환도 무방하지만 난 그 중 아무것도 해당 안되기때문에 원래 혼다의 권장 오일 교환 주기인 12,000km에서 기억하기 쉽도록 매 만 킬로미터 마다 교체하기로 했었다.
15만 킬로에서 교환하면 12,000km 교환 주기를 넘기는 셈이라서 14,000킬로에 일단 교환하기로 하였다.,
그 다음부터는 Odometer에서 확인하고 매 만 킬로미터 마다 교환을 하면 되므로 편하다.

그러면 7천 킬로 이상을 뛴 나의 엔진오일 상태는 어떨까.

딱 보기에도 멀쩡하다.
괜히 교체했나 싶기도 하지만,  외우기 쉽게 매 만킬로미터마다 교체하려면 이번 14만 킬로에서 교체하는게 맞겠다.

결론.
엔진오일 교체는 차량 제조사의 매뉴얼에서 권장하는 주기로 교체하면 된다.
CB400의 교체 주기는 12,000km 이나 나는 관리의 편이성을 고려해서 10,000km 마다 교체하기로 한다.

자, 그럼 광유와 합성유는 어떨까.
전 주인이 교체한 엔진 오일은 50% 합성유라고 되어 있다.
군대 가기 직전에 알바 수입이 전부였던 학생이라 돈이 많지 않아 고급유로 넣지는 못했다.
그 엔진오일로 7천킬로를 내가 달렸으며 엔진 쪽 이상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교환했을 때 상태는 위와 같으므로 문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오일은 바로 이 것.

발보린 터보 4T RS 10W40.
100% 합성유라고 써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좀 복잡하고, 100% 합성유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고 한다.

아뭏든 그래도 100% 합성유인 이 오일은 1리터에 약 4천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CB400의 엔진오일은 필터 교체 안하면 3리터 이므로 불과 12,000원이면 엔진 오일을 교체할 수 있다.
물론 자가 정비 기준.

오일 교체를 하고 주행한 소감은?
교체 전과 똑같다.
뭐 똑같다. 내가 둔감한 듯 싶지만 하여간 내 느낌은 그렇다.
오일 간의 체감할 만한 차이는 없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사람마다 다 틀릴 것이고 조건마다 다 틀리겠지만 내 경우는 이제 제일 싼 저 100% 합성유인 발보린 터보 4T RS를 매 만킬로마다 교환하는 것으로 이제 방향을 잡았다.

주의!
케바케다.
자신의 목적과 환경에 맞게 이 내용을 해석해서 적용하기 바란다.



Leonard Kim.


CB400 - 주행 중 냉각수 끓어 넘치다.


어제까지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바람과 비가 많이 불었지만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이 더운 여름에 라이딩 가기가 오히려 좋은 여건이었다.

아침에 아들 치과 치료하러 병원에 데려다 줄 일이 있어 거기 갔다 와서 점심을 먹으니 오후 1시가 훌쩍 넘었다.

집에 있기에 아까워서 멀리 가기는 힘들고 그동안 잘 안 가던 경기 북부 지역으로 가기로 하고 철원 노동 당사 정도면 왕복 대여섯 시간으로 적절할 것 같아 경로를 그려보았다.

남양주 시내를 통과하는 길을 잡길래 시내 통과가 싫어서 다른 경로를 찾아보니 화도를 통과하는 길이 작은 길들이라 크게 막히지 않을 것 같아 그리로 경유지를 설정하고 출발했다.

팔당대교 건너서 서울 쪽으로 가다가 도심역 좀 못 미쳐서 우측으로 꺽어져서 화도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차가 워낙 많았고 도로 상태도 별로 좋지 않은데다가 그닥 경치 좋은 길도 아니었다.
화도만 지나면 풀리겠지하며 드디어 화도읍에 도착했는데 그 전까지도 속도를 못 내고 서다 가다 하다가 화도 시내를 통과 하게되었다.
화도 도착하기 전에 앞 차들 때문에 서행하면서부터 변속이 잘 안되어서 섰다 가는게 불편해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기어 낮추는 동작이 잘 안되었다.
올리는 동작은 크게 문제 없었던 것 같고.
이 CB400이 기어 변속 동작은 아주 절도 있게 잘 되던 차였는데 말이지.

고생하며 시내를 통과하다가 갑자기 다리가 뜨끈하길래 보았더니 엔진 아래서 뭔가 떨어지며 김이 나고 있었다.
서둘러 그 앞 정류소에 정차하고 살펴 보았다.

얼마 전 엔진오일 자가 교체하며 볼트를 덜 담가서 엔진오일이 흐른 줄 알고 깜놀하였으나, 자세히 보니 오일이 아니고 엔진 밑 호스에서 스팀이 나오고 있었다.



시속 60km 아래로 한참을 서행한데다가 가다서다 하며 가다보니, 엔진이 과열되어 물이 끓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라이에이터 냉각팬이 고착되어 있던 것을 수리 완료하였다.
그때 팬 정상동작하는 것은 확인하였으나 써모스위치 동작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 스위치 역시 고장나 있던 것이다.
팬이 고착되어 녹아 붙을 때까지 써모스위치가 붙어있었으니 이게 안 나간게 이상하지. ㅋ

암튼 이번 사태로 몇 가지 내 희동이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라디에이터 캡은 정상 작동한다는게 검증되었다. 오케이.

어떤 사람은 냉각수가 끓을 때 허벅지에 화상을 입었다던데 그건 끓어 넘친 증기를 차체 하부로 연결해 놓은 호스가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희동이는 그 호스가 잘 붙어 있다는 것도 검증되었다.

물이 끓을 정도면 계기판에 온도 경고등이 들어왔어야 되었을 것 같은데 이건 못 본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이 등이 점등되는지를 봤어야 이 등이 고장났는지 안 났는지 알 수 있었는데 아쉽다.
이 참에 팬 써모스위치는 구매해서 교체해 놓고 이번에 샌 냉각수 보충도 해 놔야지.

바이크에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자만 기분 잡쳐서 노동당사 가는 것은 포기.
그리고 우리 집에서 토요일에 경기 북부 가는 것은 앞으로 지양하기로 했다.
차가 너무 많다. 여행이 아닌 고난의 길이었다.



Leonard Kim.

Monday, August 20, 2018

RIDING - 고성 통일전망대, 대관령. 벌에 쏘이다!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친구의 라이딩 제의.
카페에서 이미 들었던 소식인데 이 친구도 어디선가 들었나보다.
고성 통일 전망대가 8월 10일 부터 바이크 출입이 가능하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금강산 자락이 보이기때문이기도 하고, 7번 국도의 종점이 여기에 있기때문에 바이크로 라이딩 가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자동차만 허락되어 있어서 이에 항의하는 라이더도 있었으나 보안의 이유로 라이더 통행이 제한되어 있었던 곳이다.

마침 카페 회원분들도 이곳으로 간다는 분들이 몇 분 있었으나, 나와 내 친구는 워낙 저속팀이라 같이 다닐 수는 없었기에 별도로 가서 만나기로 했다.

늘 그렇듯이 아침 5시 30에 동네에서 이 친구 만나서 출발.
친구 오기 전에 기다리고 있는 나의 희동이.

잠시 후 도착한 친구와 코스를 논의해서, 맨날 지나가야 하는 6번 도로는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으로 합의하고 홍천까지 논스톱 주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 씨. 왜 추운거야!

이틀 전까지 열대야라서 에어컨 틀어야 잠들 수 있었는데, 이 날 손이 시렵고 방풍 이너를 덧 댄 메쉬 자켓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추위가 라이딩 내내 찾아들었다.
심지어 여름 용이지만 메쉬 처리 안되어 있는 장갑을 끼고 있는 손도 얼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참고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도로변에 잠시 정차해서, 뒤에 멘 가방을 앞으로 메고는, 연료통에 매미처럼 붙어가니까 조금 나았다.
장갑은 다행히 두꺼운 장갑을 여분으로 가지고 다녀서 그것으로 갈아 꼈다.

그렇게 해도 추웠지만, 우리가 늘 들르던 홍천 팜파스휴게소까지 직진하여 비로소 몸을 녹일 수 있었다.

뜨거운 커피병에 손을 대고 녹이는게 먹는 것 보다 중요했다.
열대야라 따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방풍 대책을 안하고 출발한 것이 이 고생의 원인이었다.

그 무더웠던 여름이 벌써 끝났구나. ㅋ
출발하자마자 밀려드는 추위와 싸우며 온 만큼을 더 가야 한다.
막막하다 ㅠ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갈수는 없으니 다시 출발.
고성가는 길은 몇 번 와봐서 잘 안다.
길 찾기도 쉽고 포장 상태도 좋고 홍천까지는 6번에서 44번 국도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의 넓은 길이 편하다.

8시가 좀 넘으며 해가 본격적으로 올라오니까 불어오는 바람의 기온이 차차 올라가서 살만해진다.
진부령을 넘을 때 쯤에는 손가락이 좀 저린 것 빼고 추운 것은 많이 좋아졌다.
앞에 차량이 몇 대 기어가길래 대여섯대를 한 번에 추월해서 내려갔더니 내 뒤 거북이 친구는 지난 번 사고 여파가 있어서 좀처럼 백미러에 보이지 않더라.
사실 미시령은 태백산맥에 있는 령 치고는 도로 폭도 넓고 포장도 잘 되어 있는 데다가 간간히 추월선도 있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지만, 이 친구의 125cc 스쿠터는 예외다.
언덕에서 속도가 안 나니까...
한참을 가다보니 기껏 추월했던 차들에게 하나 둘 길을 양보한 다음에야 다시 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백미러에 친구 바이크가 보이는 것 확인하고 다시 열심히 달려서 드디어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입구 지키고 있던 안내 분들이 '오토바이는 저~기 주차하세요'.
음.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 안 하는 것 보면 통행 가능이 확실하군 ^^
여기다 주차.
아마 바이크가 많이 오면 제대로 바이크 주차장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바이크는 우리가 일착으로 도착했다. 약 8시 30분. 집에서부터 딱 세 시간 걸렸다.

출입신고서 양식을 받을 때 주차비를 징수한다.
차는 5천원, 바이크는 3천원.
이 양식을 채워서 접수할 때 입장료를 징수한다.
대인 3천원.
총 6천원을 내야한다.

여기서 안보 영화를 10분 정도 감상하고, 드디어 입장!


우리는 9시 출발하는 첫 방문자들에 섞여 들어갔다.
출발하고 바로 직후에 검문소가 있다.
작성한 출입신고서를 주면 주차증을 준다.
이것을 나오면서 반납해야 하므로 잘 가지고 가야 하지만, 바이크라서 뒤에 차량들이 줄줄 대기하고 있는데 가방 열고 어쩌고 할 시간이 없어서 앞 윈드쉴드와 계기판 사이에 넣었고, 나중에 보니까 대부분이 그러고 들어오셨던데, 내 희동이는 그 사이가 넓어서 주차증이 주행 중에 흘러내려서 고생했다.
오실 분들은 이 주차증을 챙길 방법을 고민하시길.

통과하여 잠시 주행하다보면 금방 통일전망대가 나온다.
약 10분.
꼭 판문점을 연상시키는 오래된 전망대가 있고, 그 옆에 신축 전망대를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여기가 확실히 명승이다.
저 멀리 금강산 자락이 보이고 그 끝이 바다 속으로 잠겨 들어가는 해금강이 멀리서도 이렇게 멋진데, 저 곳에서 뱃놀이를 하면 정말 장관일 것 같다.
오늘은 하늘도 맑아서 작년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게다가 바람이 세게 불어서 휘몰아 치는 파도와 물보라까지 배경을 장식했다.

좋쿠나~~~~~

한참을 시원한 바람을 즐기다가 전망대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경치에서 보이는 지형 지물을 소개한 안내판하고 주류 판매 코너가 있었다.
특이한 것은 북한 술도 판매한다는 것.

오늘 만나기로 한 카페 회원분들을 기다리다가 늦는 것 같아 우리는 복귀 일정을 시작했다.
출발해서 통일전망대 주차장을 막 빠져나가는데 서로 어??? 하며 스쳐간 ST1300 일행 분들.
회원님 일행이 분명했다.

바이크를 되돌려 다시 들어갔다.
친구도 같이 따라 왔다.

맞네~
카페에서 글로만 뵙다가 직접 보니 더 반가웠다.
다양한 연령 대의 라이더 4분이 같이 오셨고, 같은 취미로 이렇게 먼 길을 즐겁게 다니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긴 나와 내 친구도 그렇지. ㅎㅎ
인사 나누고 서로의 일정때문에 단체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다시 출발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검문소에서 주차증과 출입서류 작성한 것 반납하고 빠져 나오면 곧 명파해수욕장이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 해수욕장.
물론 살벌하게 철망이 쳐 있지만, 여름 한 철 여는 곳이다.
30년 전 대학교 다닐 때 최북단 해수욕장이라는 의미를 두고 찾아갔던 곳이 화진포해수욕장이었지만, 이제는 그 위로 이 명파해수욕장을 비롯해서 몇 군데가 더 생겼다.



친구가 이번 라이딩에서는 대관령을 넘어가고 싶단다.
나도 차로 넘어가 본 적은 많지만 바이크로는 넘어가 본 적이 없어서 오케이 하고 강릉 쪽으로 출발했다.
토요일 오후인데다가 막바지 휴가 차량들로 정체가 제법 있었다.

점심으로 회를 먹기로 하고 대포항보다 싸다는 바로 옆 물치항으로 이동.
시장의 묘미는 역시 흥정.
광어하고 우럭 한 마리에 3만원으로 합의보고 들어가서 앉았다.
멍게 두 마리는 싸~비스~.
세상에.
며칠 전까지 죽을 듯이 덥던 날씨 맞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추워서 닫았다. ㅋ

역시 횟집에서는 회를 먹어야~
시내 횟집에서는 어디 회에다가 무채 또는 요즘에는 곤약 줄거리만 잔뜩 깔아주지만 이런 곳에서 먹으면 그야말로 회만 떠~억~
싸비스 멍게 맛이 더 좋았다. ㅎㅎ

맛있게 먹고 대관령으로 출발.

강릉 시내 못 미쳐서 대관령 쪽으로 꺽어져 조금 가다보니 본격적으로 와인딩 코스가 시작된다.

내 희동이 CB400.
우와~ 재밌다!
누군가 그러더라.
대 배기량 타다가 다시 CB400으로 넘어오는 사람도 있다고.
언덕에서 대 배기량 바이크는 잘못 엑셀 감으면 슬립해버리지만 이 바이크는 최대 RPM까지 쥐어짜는 재미가 있다고.
제대로 느꼈다.
2단에서 3단으로 이어지는 고 RPM으로 차들을 제끼며 올라가는데 그 속도가 엄청났다.
스로틀 감는 재미가 무었인지 확실히 알았다.
R차가 아니라서 눕히는데 한계가 있어, 더 눕혔으면 하는 순간에 스텝이 긁혀서 더 눕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충분히 재미있게 와인딩을 할 수 있었다.
대관령 오르막 구간은 게다가 양보차선까지 있어서 얼마든지 추월이 가능하다.
다행히 차들도 바이크가 뒤에서 따라오면 양보를 잘 해주더라.
집에 와서 보니 타이어 바꿔 낀 다음 지난 번 라이딩에서 제거하지 못했던 림 주위의 털까지 떼어 졌더라. ㅎㅎ



근데 이 중국산 타이어 마일리지가 불안하군.
고무 지우개 밀리는 느낌이난다. ㅋ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내 거북이 친구 스쿠터와는 많이 멀어져서 정상 근처에 있는 전망대가 보이길래 정차하고 기다렸다.
천천히 올라오는 친구와 전망대 할머니 표 냉커피 한 잔을 하며 한 눈에 바라보이는 강릉 시내와 바다를 품은 태백산자락의 풍경을 감상했다.

대관령을 넘어가는 코스 검색을 하던 친구가 평창 근처에서 금당계곡 쪽 루트가 멋있을 것 같다고 가자고 한다.
나는 새로운 길이면 무조건 콜.

평창에서 금당계곡 쪽으로 접어드니 강을 옆에끼고 산과 나무 내음, 파란 하늘이 어우러지는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상쾌하게 달려갔다.
이런 좋은 곳을 제안한 친구에게 감사를. ㅎㅎ
하지만 두 군데 정도 도로 포장 공사를 하고 있었고, 주의를 기울여서 천천히 넘어가야 했다.
뭐 이정도야 문제없지만...
첫 공사 구간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길이 있기는 한 걸까 바이크를 세우고 고민하는데 옆구리가 간질 간질~
앗 차. 이거 벌이다.
직감했다.
옷 사이로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
이 놈은 옷 사이에 있으니 내가 치는 것을 모를테니까.
옆구리를 빡! 때리는 순간 벌이 꽉! 침을 놓았다 ㅜㅜ

아 씨~
친구에게 옷을 들어올리고 등을 봐달라고 했더니 놀라면서 탁 치는데 꿀벌이 떨어져 나왔다.
아니 이게 왜 있어?
낸들 알아?

젠장.
오는 내내 봉침 맞은 자리가 욱신 욱신~
하지만 다행히 말벌이 아니라 별로 붓지도 않고 그냥 헤프닝으로 끝났다.
들어본 적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내 옷으로 들어가 쏘여본적은 수만킬로 바이크 라이딩 하면서 처음이다. ㅋ

그렇게 다시 우리는 익숙한 6번 도로로 접어들었고, 부지런히 달려서 막히기 전에 양평 쪽으로 넘어가 집으로 복귀했다.

530km 정도.
오늘도 안전하게 복귀함을 감사하며 집 근처에 도착해서 둘이 편의점 커피 한잔과 함께 마무리를 했다.

이 친구가 다음에는 남해를 찍고 오자는데, 나는 박투어를 하기 싫고, 이 친구는 당일 치기는 힘들어서 싫다고 하고.
에잉~ 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



Leonard Kim.


Sunday, August 12, 2018

RIDING - 충주, 제천 코스. 작은 사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동네 라이딩 친구의 카톡.
바로 바로~
라이딩 가자고. ㅎㅎ

나야 좋지.
며칠 전에 14만킬로에서 점화플러그와 리어 타이어를 교체했으니 내 희동이도 라이딩 준비가 되었다.

문제는 아들 학원을 데려다 줘야 했다는 점.
양평에 있는 학원이었고 오전 10시까지 데려다 줘야해서 시간이 애매했다.
그래서 아들을 희동이 뒤에 태워 이곳 퇴촌에서 양평까지 데려다 주고 거기서부터 라이딩을 가기로 친구와 합의했다.

9시에 집 앞에서 만나서 아들을 뒤에 태우고 출발.

125cc 그랜드딩크에 저 녀석을 태워서 지리산을 당일 치기로 다녀 왔었던 것이 벌써 10년 쯤 전이라 어느 새 커 버린 아들이다.
이제 CB400도 저 녀석을 태우기에는 작아보인다. ㅋ

그러나...
출발하자 마자 동네부터 막힌다.
아뿔싸!
이 퇴촌은 주말이면 양평가는 길이 주차장이 되는데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이런 이런.
뒤 따라오던 동네 라이딩 친구와 어떻게 할 까 고민하다가 팔당대교를 건너서 6번 도로로 가는 것이 더 빠르겠다고 합의하고 바로 바이크를 돌렸다.

퇴촌 시내를 벗어나서 팔당호반 도로를 돌아갈 때 푸르르고 멋진 하늘에 종종 떠 있던 뭉게구름이 너무도 멋져서 뒤에 타고 있던 아들도 감탄을 하더라.
아들에게 그랬다.
차 안에서 하늘 볼 때랑 틀리지? 그게 아빠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야.
아들은 '네~' ^^;;

그러나 시간이 점점 흘러서 10시까지 양평 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팔댕댐위의 공도교는 주말에만 열리며 그것도 바이크로는 통행이 불가하다.
거기를 못 넘어가면 훨씬 더 가서 팔당대교를 건너서 막히는 6번을 타고 다시 양평쪽으로 한참을 더 와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팔당댐 공도교로 접어들었다.
입구에 관리하던 사람이 뛰어 나와서 뭐라 뭐라 소리쳤다.
내 뒤를 따라오던 라이딩 친구는 그 사람에게 가로 막혀서 공도교를 넘지 못했다.
나 역시 막히던 공도교를 겨우 넘어가서는 반대쪽 다리 지키던 사람에게 제지 당해서 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ㅠㅠ

그러고 나서 정체가 풀리기만 했어도 되었지만, 이 길도 역시 막혔다.
차라리 갓길을 이용할 수 있었던 6번 도로가 더 나은 선택인 것 같았다.
정체가 되던 길을 뒤에 60킬로가 넘는 추를 달고 가뜩이나 서행 운전 못하는 내가 기어가느라고 겁나 고생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난 서행이 넘나 싫다. ㅠㅠ

간신히 6번 도로 합류 지역에 왔지만 역시나 막히고 있는 6번 도로.
도저히 안되겠어서 갓길로 살살 추월해서 지나갔다.
그렇게 땀 삐질거리며 조심 조심 운전하기를 얼마가 되었는가.
드디어 양평 입구에 도착해서 빠져 나갔다.
시내를 조금 지나서 학원 앞에 내려 준 시간이 10시 25분쯤.
결국 25분 지각을 하고 말았다.



아들을 내려주고 아들에게 입혔던 보호장구는 내 가방에 넣고 헬멧은 희동이 뒤에 그물망으로 잘 엮어서 고정하고 있었더니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어디???
양평시내~
나도 양평시내야~
양평읍사무소에서 만나자~
해서 양평읍사무소로 출발.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무리해서 공도교 건널 필요도 없었다.
팔당대교를 건너서 온 이 친구와 양평시내 도착시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양평읍사무소 근처 편의점에서 냉커피 한 잔 마시며 경로를 짰다.
오늘도 지난 번 태백 갔을 때처럼 덥겠지하고 각오하며 충주 쪽으로 출발했다.
지평역 거쳐 안 막힐만한 길을 중간 경로를 찍어가며 충주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 번 태백 갔을 때 하고는 틀렸다.
그 날은 너무도 강한 햇살에 모든게 퇴색한 듯한 경치였고 달려도 온풍 때문에 달려도 달려도 시원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엔 파란 하늘에 점점이 떠 있던 두꺼운 뭉게구름 덕에 그늘이 있었고, 달리면 제법 시원해졌다.
역시 8월 첫 주를 지나니까 더위가 꺽이는 것 같다.

충주 조금 못 미쳐서 박달재를 찍고 가고 있는데 친구가 배고프다며 SOS를 쳤다.
지도를 살펴보니 근처에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있었다.
대학교 근처에는 밥집이 많은 법.
그리로 경로를 설정하고 갔지만, 막상 가보니 대다수가 술집이었고 마땅한 밥집은 못 찾았다.
그래서 오면서 발견한 어죽집이 있어서 그리로 되돌아갔다.

동강어죽.
대한민국 최고라고 스스로 써 놓은 문구를 보고 웃으며 들어갔는데 실제 최고인지는 다른 분들도 인정해야 하는 영역이라 판단을 못하겠지만 맛있었다.


주인장에게 맛있었다고 덕담 나누고 다시 바이크에 올랐다.
연세대 지나서 티맵이 안내한 경로로 들어가는데 그 길 입구에 자동차전용도로 시점이라는 안내판을 보았다.
할 수 없이 길을 지나쳐서 다시 지도 확인해 보니까 일단 들어가면 길이 갈라지며 빠지는 길이 있더라.
젠장 괜히 지나쳐 왔네. ㅋ
좀 돌아가니 다시 합류하는 길이 있길래 그 길로 재 설정하고 여유있게 라이딩 해나가며 재미있게 박달재를 향해갔다.

박달재 조금 못 미쳐서 고개를 하나 넘는데, 내 친구는 지난 번 샀던 TW225가 투어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것을 알고 그 동안 처분한터라, 기존에 가지고 다니던 마제스티125를 끌고 온 탓에 이런 고개를 만나면 속도를 내지 못해서, 내가 먼저 앞서 고개를 넘어가서 이 친구 올때까지 기다려 주며 라이딩을 했기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내가 먼저 고개를 넘어갔다.
꽤 꼬불거리는 코스였고, 모닝 한 대가 반대편에서 내려오기까지 해서 더 조심 조심 올라갔다.

올라가서 천천히 내려가고 있는데 한참을 가도 이 친구가 오지 않았다.
안되겠어서 갓 길에 바이크를 세우고 기다렸다.
제법 기다렸더니 백 밀러에 친구 모습이 보이길래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빵빵 거리더니 나를 추월해서 달리면서 왼팔을 내 밀어 보이는데 팔꿈치가 잔뜩 까져 있었다.
뭔일이 있었다는 걸 눈치채고는 다시 추월해서 앞장 서서 조금 더 가다가 나타난 마을 입구에 바이크를 세우고 말을 들어보니, 언덕 올라가다가 반대편에서 갑자기 나타난 모닝에 놀라서 넘어지고 말았단다.
내가 봤던 그 모닝에 이 친구가 다치고 말았구나.
모닝이야 잘못은 없었고, 이 친구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코너링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모닝에 깜짝 놀라 엎어진 것이었다.

다행히 저속이라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는 하나, 까진 부분 부위가 제법 넓었다.
마을에서 편의점에 들어가 밴드가 있는지 물어 보았지만 없었고, 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길래 들어가서 응급 조치를 하려 했지만 출동을 했는지 문이 잠겨 있었다.

지도 앱에서 근처 약국을 조회해 보니까 다행히 바로 근처에 약국이 있어서 그리고 바로 직진.
상처에 바르는 넓은 패드인데 후시딘 같은 약을 안 발라도 상처에 붙지 않고 진물을 흡수하여 상처를 뽀송 뽀송하게 유지해주는 것이라 하더라.
상처에 맞게 잘라서 붙이고 약국 안 의자에서 잠시 친구 놀랜 맘을 가다듬으며 쉬다가 보니, 그 동네에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인 박달재더라.
어차피 돌아가도 같은 거리라서 일단 박달재에 가서 거기 휴게소에서 쉬기로 했다.
다시 출발하고 박달재 구 길로 올라가서 정상 휴게소에 도착해 음료수 하나씩 사서 밖의 평상에 앉아서 사고 상황을 자세히 들어 보았다.

이 친구 라이딩 스타일이, 도로 한 차선 끝에서 끝까지 왔다 갔다 코너링하는 것도 모자라서 가끔 중앙선을 넘기도 하고 차도 경계 선을 넘어서 갓길쪽까지 넘기도 한다.
이게 너무도 위험한 일이라서 그 동안 살짝 살짝 이야기해주었지만, 고집 센 이 친구,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게다가 안전장구라고는 헬멧 외에는 전혀 없다.
운동화에 얇다란 바지에 티 하나만 입고 라이딩을 해서 이 복장에 대해서도 뭐라 했지만 듣지 않았다.

때는 이 때다 싶어서 폭풍 잔소리를 했다.
코너링의 정석은 인앤아웃, 아웃앤인이 맞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
도로는 나만 다니는 것이 아니고 중앙선 넘어서 코너링하는 상대 차도 분명 있다.
그래서 그런 차를 마주칠 대비를 하고 마진을 가지고 코너링을 해야하는데 심지어 중앙선을 넘어가면서까지 코너링을 하다니 그것은 아주 잘못된 행동이다.
그리고 갓길엔 모래가 있다.
모래는 얼음과 같다.
절대 밟아서는 안되는데 너 주행 스타일로는 잘못하면 갓길 넘어 코너링하다가 모래 밟아서 슬립하기 딱 좋다.
게다가 안전장구는 왜 안하나.
오늘 너 다친 그 정도는 내가 입고 다니는 프로텍터 내장된 라이딩진과 메시 자켓만 입었어도 스크래치 하나 나지 않았을 상황이었는데, 걍 티 하나만 덜렁 입고 다니니까 그렇게 확 까지지!
이렇게. ㅋ

아무리 고집이 세도 어쩌랴.
결국 당했는 걸.
자기도 큰 일 날 뻔 한 걸 잘 알아서, 듣기만 하고는 쿨하게 인정했다.

한참을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아픈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가능하면 편한 길을 골라서 집 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그 아픈 와중에도 돌아오는 내내 감탄을 했던 그 날의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이 작은 사고만 아니었어도 훨씬 즐거웠을 날이었다.






하지만 작은 사고는 큰 사고를 막아주는 법.
이 친구는 이번의 작은 사고로 인해서 그 주행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발생할 수도 있었던 미래의 큰 사고를 막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다.

돌아오는 내내 라퓨타가 몇 백개씩 떠 있는 듯한 흰 뭉게구름이 멋진 하늘에 감탄하며 라이딩을 하여 6번 도로를 지나 집으로 복귀했다.

우리 집에 같이 가서 지난 번 휴가 때 사 온 홍주를 나눠주며 다음 라이딩에 안전장구 안 입고 오면 같이 안 가겠다고 엄포를 놓고는 헤어졌다.

다음 날 톡을 했는데 다행히 크게 아픈 곳은 없다고 하더라.

이번 기회에 이 친구도 라이딩 스타일도 고치고 안전장구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으므로 이 친구에게는 어찌보면 황금 같은 오늘이었을 것이다.

라이딩에 겁을 가져야 한다.
라이딩에 겁이 없으면 사고를 낸다.

안전하고 즐겁게 오래 오래 바이크 타다가 바이크로 유라시아 횡단하러 가야지.


Leonard Kim.


CB400 - 리어 타이어 교체.


자동차 용 타이어는 5만 킬로 이상을 탄다.
그런데 바이크 타이어는 왜 수명이 1만 킬로 미만인지 원.
접지력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암튼 내 희동이 리어 타이어도 수명이 다 되고 말았다.
전 주인이 13만 쯤에 교환했고 지금 14만 킬로 시점이니 만 킬로 쯤 탄 것이다.

얼마 전부터 교환할 시기가 되었지만 14만 킬로를 꾹꾹 밟을 때까지 타고 드디어 교체를 하러 양재동 바이크OK를 찾아갔다.
서울, 경기권에서는 바이크 타이어 교체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고 본다.


희동이의 리어 타이어 사이즈는 160 60 17.
기존 타이어는 신코의 멀티컴파운드 사양이 장착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요즘 핫하다는 킹타이어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중국산 킹타이어도 싸지가 않다.
160 60 17이 13만원.
신코 멀티컴파운드는 15만원.

살짝 갈등을 하다가 생각하고 갔던 킹 타이어로 교체.
접지력이 좋은 Q등급이 새로 나왔다고 그것으로 교체해준다고 하더라.

바이크OK는 휠발란스도 봐준다.
사실 여기로 온 이유는 휠발란스 때문이기도 하다.
작은 바이크 정비소에는 이 휠발란서가 없어서 타이어만 교체해주는 사례가 많은데, 차보다 고속 운전이 잦은 바이크 타이어 교체에 휠발란스를 안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체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
시내 주행이라 별다른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고, 며칠 후 강원도 쪽으로 장거리 라이딩을 다녀왔더니 기존 것보다 잘 눕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타이어 메이커 차이가 아니라 새 타이어와 헌 타이어의 차이이다.
사용하던 타이어는 가운데가 편평하고 새 타이어는 가운데가 둥그랗기때문에 잘 눕는 것이다.

접지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보다시피 휠에 제일 가까이 붙어 있는 털 빼고는 모두 떨어져 나갔다.
더 누웠으면 휠이 닿을 판이었으니 저 정도 누웠는데 문제 없었으면 되었다.

실제 눌러보면 신코 것보다 좀 더 말랑 말랑 하더라.

마일리지만 1만킬로 이상 나와주면 좋겠다.



Leonard Kim.


CB400 - 너무도 어려웠던 점화플러그 교체


점화플러그 교체.
자가 정비의 시작이자 크게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놈의 CB400 점화플러그 교체에 이번에 크나 큰 고생을 했다.

지난 13만5천에 데려온 내 희동이는 3개월 만에 5천킬로를 달려서 이제 14만이 되었고, 데려올 때 부터 아이들 부조화는 조금 있었었기에 캬브레이터 동조와 점화 계통은 손 봐주려 하고 있었다.
아이들 부조화는 점화플러그보다는 캬브 동조가 중요 문제이겠지만, 중고로 데려온 놈이라 소모성 부품은 교체 시기 전에 갈아주어야 하는 것이 철칙이므로 점화 플러그를 마련해 놓은 것이 벌써 몇 달 전이다.

하지만 CB400 엔진룸이 뭐 이리 좁은지, 엄두가 나지 않아 그 동안 미뤄 놓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점화플러그 캡 하나를 빼고 가지고 있던 롱 소켓을 꽂아 보았다.
일단 16mm 롱소켓도 자동차 용으로 나온 것은 직경이 커서 들어가지 않았다.
직경이 작은 롱소켓도 몇 개 꽂아 보았지만 이 CB400 헤드가 어찌나 깊은지 롱 소켓이 쑥 들어가서 소켓에 소켓 렌치 헤드를 꽂을 수가 없었다.

복스 연장대가 있으면 꽂을 수가 있을텐데 내가 가지고 있던 롱 소켓은 연장대 꽂는 구멍이 10mm인데 비해 내가 가지고 있는 복스 셋트의 연장대는 13mm 짜리라서 연장대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래 저래 점화플러그 교체는 하지 못하고 다시 덮었었다.

그리고 나서 점화플러그 교체 공구를 구매했다.
그것 온지도 꽤 오래 되었지만 엄두가 안 나서 꼬물대다가 이제서야 교체 시도를 했다.

자, 이제 시작하자.
일단 연료통을 들어낸다.
진공호스와 연료호스 및 연교 게이지 커넥터를 뽑은 후 연료 탱크를 분리.

혹시 모르니 뽑기 어려운 2번과 3번부터 교체를 시도한다.
교체하다가 실패하면 다시 닫아야 하니까.
역시나...
쿨링라인에 가려서 잘 안 뽑아진다.
쿨링라인 분배기를 분리해서 옆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헤드에 연결된 브리더 라인 2개도 역시 떼어내야 한다.


이렇게 쿨링라인 분배기 고정 볼트를 풀어내고 2번, 3번기통의 점화플러그 교체할 때 옆으로 밀기 쉽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 헤드 커버에 연결되어 있는 호스(양 쪽에 한 개씩 두개 다 풀러내야 한다.)도 풀러낸다.

이렇게 해 놓아도 저 쿨링라인 비켜 가며 플러그를 뽑아내는 것이 무지 힘들다.
낑낑대고 했다. ㅋ

그런데, 새로 산 점화플러그 렌치가 뭔가 이상하다.
꽂고 풀러내면 점점 뻑뻑해지면서 분리가 잘 안된다.
뭥미???


이리 저리 낑낑대다가 알아낸 사실.

CB400 헤드 안 구조가 저런 것으로 보인다.
소켓렌치가 저 a 길이와 비슷했기때문에 꽂고 풀러낼 때 기울어진 소켓 모서리 부분이 턱에 걸려서 더 이상 풀려지지 않았다.

ㅎ...
점화플러그 교체가 뭐 이리 힘든가...

서둘러서 주변에 수소문해 보았더니 동네 라이딩 친구가 16mm 롱 소켓을 가지고 있었고, 게다가 13mm 연장대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을 가진 소켓이었다.
(내 16mm 롱 소켓은 10mm 연장대 용이었음)
혹시 몰라 소켓과 연장대를 모두 빌려왔다.
즉, 13mm 연장대 두 개와 16mm 롱 소켓이 마련되었다.(13mm 연장대 하나는 내 것)
또한 친구 것 16mm 롱 소켓은 내 것보다 약 5mm 정도 길어서 저 턱 위로 올라오기때문에 턱에 걸리지 않았다.

다시 시도.
2번과 3번 기통은 쿨링 라인을 헤쳐 가며 겨우 꽂아 넣어서 플러그를 뽑아 냈다.
드디어!

다행히 점화플러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연소 상태도 괜찮았고, 마모 상태도 나쁘지 않고.
괜히 교체했네. ㅋ




이렇게 연장대 두개를 연결해서 약간 더 긴 16mm 친구의 롱 소켓을 가지고 점화 플러그 교체를 모두 성공했다.
쿨링 라인을 이리 저리 헤쳐가며 소켓을 꽂아 넣는 건 당연.



2번,3번 기통만 교체하면 1, 4 번은 껌이다.
새 점화 플러그를 넣을 때는 손으로 꼭 조이고 나서 렌치로 3/4 바퀴만 더 돌린다.

참고로 2, 3번은 점화 플러그 캡을 뽑는 것도 힘들다.
점화플러그 케이블 끊어지지 않게 조심히 뽑아내자.
플러그 캡이 길어서 저 쿨링 라인 헤쳐가며 뽑고 꽂는 일도 쉽지가 않다.

이렇게 플러그 교체를 완료하고 다시 쿨링 라인 헤쳐가며 플러그 캡을 꽂아 넣는다.
캡의 가운데 부분을 확실하게 눌려서 점화 플러그의 나사산에 따라락~하며 꽂히는 소리가 여러 번 날 때까지 눌러 넣는다.

교체를 완료 하고 다시 쿨링 라인 볼트를 조일 때는 녹슨 볼트임을 고려해서 그리스를 발라서 넣는다.
다음에 더 녹슬지 말라고. ㅎ

마지막으로 교체에 성공한 롱 소켓의 길이이다.

75mm 정도이다.
아래 것은 내가 가지고 있던 16mm 롱 소켓.

70mm가 약간 안된다.
저 5mm정도 길이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구나.

CB400 플러그 교체할 때는 75mm 길이의 13mm 연장대 구멍을 가지는 16mm 소켓과 연장 대 두 개를 꼭 준비하자.

교체 후기는...
뭐 똑같다.
뽑아 낸 점화플러그 상태를 보고 이미 짐작은 했었지만 말이다.
다행이지 않나.
14만 뛴 바이크의 연소 상태가 문제 없다는 건.
행복하군. ^^

다들 쉽게하는 점화플러그 교체 수난기 끝.



Leonard Kim.


CBR650F 스티어링 댐퍼 장착 시 주의할 점, 장착 후 시험 주행 200km. 여주, 괴산

 CBR650F에 장착할 스티어링 댐퍼를 구매해 놨고, 드디어 장착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주변 지인이 핸들 털림으로 사고를 당한 터라, 이게 없이 운행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드디어 주말이 되어서 스티어링 댐퍼를 설치했다. 기본 설치는 유튜브 이곳에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