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편에 이어.
https://leonardkims.blogspot.com/2021/06/cb400-26.html
드디어 시동을 성공했다.
하지만 순정 다이어프램이 달린 캬브로 성공했었고, 이번 수정한 중국산 다이어프램도 작동할지 궁금했다.
혼다에서도 언제까지 캬브 부품을 생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산을 사용할 수 있는 지 확인해두어야 했기때문이다.
중국산은 정품이 종료된 이후에도 판매를 할 것이다.
금요일에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다이어프램을 교체하고 실험했다.
결과는 실패. ㅋ
카페 회원 사용결과 다이어프램 고무는 문제없다고 했고, 바디가 문제인데, 지난 번에 윙 부분에 끼이는 부분을 수정해서 끼이지 않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캬브 바디가 바뀌면서 더 깍아야 했는지 또는 다른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둘 중 하나로 보인다.
1. 윙 부분이 아직 끼인다. 더 깍아야한다.
2. 순정과 다르게 추가된 구멍 중 하나는 다이어프램을 통과하여 나 있는 구멍이다.
두 원인모두 메인 젯 니들이 제때 뽑히지 못하게 하므로 가속이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2번이라면 치명적이다. 메인 젯니들이 뽑힐 리가 없다.
이것을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이제 나도 달리고 싶다.
정비는 여기서 그만~~~
다음 기회에 원인을찾아보기로 했다.
다음 날, 토요일에 에어필터 하우징과 캬브를 넣었다.
캬브 넣을 때마다 하는 것.
혼다 엔지니어 xx 욕을 왕창하며 넣었다.
얼핏 생각하면 CB400 프레인 구조 상 어쩔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에어필터 하우징에 프레임 걸리는 부분을 1cm 정도만 더 뒤로 가게 해주면 캬브 넣기가 월등히 편해지기 때문이다.
에어필터 하우징이 1cm 뒤로 더 가게한다고 기능상 문제가 생길 수는 없을 것이고, 도대체 이것을 왜 이따구로 설계를 했는지 설계한 엔지니어에게 묻고 싶다.
이 작업을 해 본 사람은 안다.
딱 1cm만 더 벌어지면 쉽게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암튼 ㅅㅂ ㅅㅂ 욕을 해가며 넣었고, 그나마 몇 번 해 본 일이라서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구동 스프라켓(소기어) 조립.
내 원래 엔진에 달려 있는 소기어와 엔진 샤프트 사이의 간격이 너무 많아서 덜렁거림이 심했다.
어떤 사람은 유격이 있어야 백토크를 받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내가 구조를 보기에는 그 이유가 아니다.
만약 소기어와 볼트가 꼭 붙어 있다면 체인이 정방향, 역방향 토크 방향이 바뀔 때마다 스플라인 유격에 의해(스플라인 유격은 안 줄 수가 없다. 유격이 없으면 소기어를 끼울 수 없으므로) 소기어가 정,역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데 이렇게 되면 볼트가 언젠가는 풀릴 수 밖에 없다.
즉, 볼트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그 간격을 일부러 넣은 것이다.
이 간격이 있으면 소기어가 정, 역 방향이 바뀌어서 조금씩 움직이더라도 볼트를 푸는 방향으로 힘이 볼트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꽉 닿아 있지 않으니까.
내 원래 엔진의 유격이 하도 심해서 전에 온라인 상에서 이것이 정상인지 질문을 했었는데, 이 정도 유격이 정상이고, 이유가 충격 흡수라고 하길래 기존 엔진(ODO 160,000km)과 이번 엔진(ODO 35,000km)의 유격 차이를 비교해 보았고, 내 결론은 위와 같다.
그리고 내 기존 엔진은 세월의 흔적으로 인하여 스플라인이 마모가 많이 되어서 유격이 더 심했던 것이다.
내 기존 엔진을 교환할 때 구동축은 기본으로 교체해야겠다.
여기서 끝냈어야 했는데, 욕심을 내서 이 틈을 줄여보겠다고 혹시나 하고 더 조였다.
임팩트 렌치로.
볼트가 부러졌다. ㅠㅠ
문제는 이 볼트가 구동 샤프트에 박혀서 부러진 바람에 만약 이 볼트가 고착되었다면 엔진을 내리고 전체 엔진 오버홀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아 ㅅㅂ.
리버스 탭을 이용해서 시도해 봤다.
내가 가진 중국산 리버스 탭에 있는 드릴은 구동 스프라켓 고정 볼트에 흠집만 간신히 내고 뚫지를 못했다.
리버스 탭은 중국산 말고 제대로 된 것을 사 두시기를. ㅋ
중국산은 쓸모없다.
다행히 새 볼트라서 고착이 안된 것을 발견했고, 일단 엔진 오일을 서둘러서 볼트 틈 사이에 흘려주고는 일자 드라이버로 살살 치며 풀어 내기를 시도했다.
풀렸다. ㅋ
아, 행복하다.
바이크 정비를 하다보면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바람직하다. ^^
그렇게 부러진 볼트를 풀어내고 기존 내 엔진에서 소기어를 풀어내는데, 역시 임팩트 렌치로 조여 놓은 것 같다.
내 임팩트 렌치로 한참 조져야 풀어졌다.
이 볼트 조일 때는 토크 렌치를 쓰시라.
임팩 사용하지 말고.
이 볼트 고정 토크는 54N.m 이다.
이 풀어낸 볼트를 새 엔진 구동축에 넣고 토크 렌치 가져다가 규정 토크로 조였다.
같은 실수는 두 번하면 바보다.
작년 11월부터 바깥에 세워둔 바이크다.
먼지가 잔뜩 쌓여 있어서 간단하게 세차하고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했다.
카페 회원분이 선물로 준 휴대용 공기 주입기가 무쟈게 편리했다.
앞 타이어 규정압은 33psi, 뒷타어어는 36psi.
앞 타이어는 26까지 빠져 있었고, 뒷 타이어는 38이었다.
그래서 앞 타이어만 33psi까지 채웠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 주행!
일요일이라서 동네 근처에 차가 많아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팔당댐 지나서 곧은 길이 있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시원하게 시동 걸고 차 들 사이에 끼어서 팔당호반 길을 달려갔다.
헬멧 사이로 들어오는 풀 내음, 나무 내음, 물 내음과 시원한 바람~
하~
좋다, 좋다.
이 맛에 라이딩을 한다.
한참 막히며 가다가 팔당댐 지나가며 2차로로 넓어지자마자 차 사이로 추월하며 급 가속!
이야! 이야!
와!
재작년에 헤드 오버홀 할 때 캠체인 타이밍을 잘못 맞췄고, 그 이후에 출력이 떨어진 것을 느끼며 2년을 주행했다.
최고속 도달하기가 무지 힘들었고, 가속이 잘 안되어 답답했다.
또한 장착된 BEET 머플러의 이너튜브가 삭아서 떨어져 배기구를 막는 바람에 그로인하여 출력이 더 감소했다.
보통 VTEC 작동될 때 시원한 가속이 일품인 CB400 VTEC 버전이고, VTEC 작동될 때 뽀~오옹~하며 바뀌는 특색 있는 배기음이 특징인 CB400 VTEC 버전이었지만, 어느날 부터 그런 소리가 나지 않고 VTEC 작동될 때 가속이 밋밋해서 바이크 타기가 짜증날 정도였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해결되고 멋진 VTEC 동작 배기음을 내주며 호쾌한 가속을 보여주었다.
굿!!!
팔당댐 지나서 조금 더 가서 신호등에 비디오 카메라를 장착했다.
그러고 달려가는 모습을 찍고는 그렇게 이번 유튜브 엔진 리빌드 작업의 마지막 장면을 남겼다.
이번에 중국산 클러치 셋트도 사용되었고, 일단 불만은 없다.
내가 급 가속을 한계지점까지 안했는지 일단 미끄러짐은 없었고, 클러치도 가벼워졌다.
단지 클러치 레버 거리 조절은 해야할 것 같아서 동영상 찍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작은 몽키 스패너 챙기고 다시 나왔다.
이제 밤이다.
목적지를 양만장으로 설정하고 다시 출발.
와~~~~~~
이건 뭐~
이제 리밋까지 주저함 없이 쭉쭉 올린다.
리밋에서 5km/h 남기고 코너가 시작되어 드로틀을 풀었지만, 그때까지 가속되는 상황을 보면 당연 리밋은 이제 문제없다.
아, 좋다. 좋구나.
7개월이 걸렸지만, 정말 보람된 날이었다.
이 맛에 정비를 한다.
양만장에 도착하여 아이스커피 한 잔을 하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시원하게 목욕을 하고 꿀잠을 잤다.
앞으로 할 작업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 하나 정비해 나가는 이 행위가 기계를 개발하는 나에게는 제대로된 힐링템이다.
오랜 동안 취미로 영위하고 싶다.
CB400 엔진 리빌드 작업 끝.
https://youtu.be/Uu-wNUBrToU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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