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 2020

CB400 프레임 오버홀 #7 - 프레임에서 암덩어리 절단. 스티어링 스템 베어링 외륜 분리 및 베어링 형번



6편에 이어.

엔진을 비롯하여 몽땅 들어내고 프레임만 꺼내 차에 싣고 작업장으로 가져왔다.
절단 작업, 먼지 날리는 작업을 집에서 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욕먹을 것 같았기때문이다.
작아보이는 이 프레임이, 대형 승용차 트렁크에 간신히 들어가더라. ㅋ

작업장에 가져와서 바닥에 내려 놓았다.

내가 처음 이 바이크를 데려올 때부터 언젠간 꼭 떼어 버려야지 하는 것이 있었다.
너무 보기도 싫었고, 여기에 체인가드가 스윙암이 움직일 때마다 쓸려서 서걱 서걱 소리가 나는게 싫었다.
짐을 많이 싣기 위해 프레임 안쪽에 두께 4mm 정도 되는 철판을 덧대 놓았고, 거기서 체인 가드와 간섭이 있었던 것이다.
이 암덩어리 철판을 뗄 것이다.

시트 부위 프레임에는 철근을 용접해 놓았다.
이것도 제거할 것이다.

먼저 프레임을 닦는다.
소기어 근처 기름 떡이 장난아니다.

이렇게 된 것을 드라이버와 와이어 브러쉬를 사용해서

이렇게 닦았다.


프레임을 알콜로 닦고,

본격적으로 철판 제거 작업을 시작한다.
프레임 안쪽에 덧댄 철판 말고도 여기 저기 쓸데없는 용접들이 더덕 더덕 되어 있다.


기계 작업하면서 어렵고 위험한 작업 중에 하나가 핸드 절단기 작업이다.

나는 부하 직원들에게, 개발자도 현장 일을 익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평소에도 업무 외에 엔지니어는 손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장 작업을 하라고 많이 이야기 해준다.
간단한 장비는 현장 사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조립하라고 지시한다.
조립하고 실험을 해가면서 감각이 익혀지고, 그것이 설계에 녹아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드 절단기 작업은 시키지 않고 내가 직접 한다.
그만큼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무모하게 핸드 절단기 사용하다가 손목 혈관을 잘라서 죽을 뻔한 사람도 봤다.
이 작업 만큼은 정말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틈날 때마다 직접 핸드 절단기 작업을 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절단 작업을 시작할 용기를 내는 것이다.
대학교 때 방학 때마다 알바로 전기 조공 일을 했었는데, 그 때 핸드 절단기와 용접기 작업을 많이 했었다.

절단 작업을 시작한다.
절단기로 용접 부위를 잘라내고 망치로 치면 끊어지며 벌어진다.



절단기 날이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은, 철판을 조각 조각 잘라낸 다음에 보이는 용접 부위를 끊어내고 나머지 부분을 망치로 쳐서 떨궈낸다.

몇 시간 작업한 끝에 프레임 안 쪽에 덧 댄 철판을 모두 잘라냈다.
사진에는 한 조각 남아있지만, 사진 찍고 바로 잘라냈다.

철판이 덧대어져 있던 부위와 용접 부위 잘라낸 자국들.


이제, 시트 프레임 상부에 지저분하게 용접되어 있는 철근만 잘라내면 된다.
이것은 시간 상 다음에 하기로 했다.

스티어링 스템에 박혀 있던 베어링 외륜을 빼기로 했다.
끝이 약간 꺽어진 지레 모양의 기구가 필요하다.
원래 이거 제거 전용 도구가 있다고 하지만, 취미로 정비하는 나에게 그런 것이 있을 리는 없으므로, 이런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

이것으로 베어링에 이렇게 넣고, 끝 부분을 망치로 툭툭 친다.
베어링 외륜 끝이 살짝 튀어 나와 있으므로 이 연장이 베어링 외륜에 걸린다.
중요한 것은, 한번에 한 곳을 다 빼려하지 말고, 90도로 나눈다음 180도 순서로 조금씩 툭툭 쳐서 빼내야 한다.
즉, 0도 툭툭, 180도 툭툭, 90도 툭툭 270도 툭툭 이렇게 조금씩 빼다보면 나온다.

베어링 외륜은 열처리되어 있는 고경도 강이다.
왠만하면 손상을 입지 않으나, 조심해서 작업하자.
이렇게 수십번 조금씩 빼내면 언젠가 톡! 하고 빠져나온다.
막판에는 다 빠져나온 베어링 외륜이 저 공구에 걸리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하지 말고 뒤에서 밀어서 빼야 한다.

마찬가지로 상부 베어링 외륜도 뺀다.

두 베어링 사이즈가 틀리다.
하부는 상부보다 큰 베어링이다.
하부 베어링 형명은 SAC3055-1 이다. 일본 Koyo 제품이다.

상부 베어링 형명은 SAC2647-1 이다. 역시 Koyo 제품이다.

이 베어링은 내륜이 외륜보다 튀어 나와 있고, 이런 형식은 일반적으로 테이퍼 롤러 베어링 형식으로 많이 나와 있다.

이렇게 생긴 베어링이고 보통, 내륜, 외륜이 분리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베어링은 깊은홈볼베어링이라 하며 이것은 내외륜이 분리되지 않는다.
이렇게 내외륜이 분리되는 베어링은 쌍으로 쓰여서 분리되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스티어링 스템 베어링은 위와 같은 구조인데 롤러가 아니고 볼형 베어링으로 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베어링은 스티어링 헤드 베어링이라고 판매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만 특화하여 특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뽑혀진 하부 베어링 외륜을 살펴보니 찍힘이 있었다.
여기 저기는 아니고 베어링들이 외륜을 한 번 콕 찍은 흔적이 있는 것을 보니, 언제 이 외륜에 큰 충격을 줄만한 사고가 한 번 난 것 같고, 사고가 나면서 큰 충격을 먹었던 것 같다.

이런 베어링은 얼마 못간다.
교체할 것이다.
다만, 테이퍼 롤러로 교체할 것인가는 고민해봐야겠다.
이게 내경 30mm, 외경 55mm, 높이 17mm 짜리이니까. 테이퍼 롤러로 형번으로 치면 32006이다.

상부는 큰 힘을 받지 않는 곳이므로, 이 하부 베어링만 볼 타입에서 테이퍼 롤러 타입 베어링으로 바꿀 것인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혹시 사고가 났을 때 이 베어링이 부서져야 프레임이 무사하고, 이 베어링을 테이퍼 롤러로 교체하면 사고 등으로, 큰 힘이 가해졌을 때 프레임이 휘어진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어서 고민을 해보았다.
그러나 그냥 테이퍼 롤러로 교체하기로 했다.
그런 것 까지 고민할만큼 내가 무리한 주행을 할 것도 아니고 프레임 휘면 고치면 되지. ㅎㅎ

게다가 32006 테이퍼 롤러 베어링은 산업계에서 흔하게 쓰이는 것이라서 구하기 쉽지만, SAC3055-1은 혼다에서만 사야한다.
굳이 그럴 필요성은 못 느낀다.

또한 난 일제를 싫어한다.
국산 4기통 바이크가 없고, 유럽 산 4기통 바이크는 넘사벽 가격이라 못 산 것이지, 일산이 좋아서 CB400을 산 것은 아니다.
만약 국산 4기통이 있었으면, 똥같은 품질이라도 난 그것을 샀을 것이다.
그래서 일제 베어링은 쓰고 싶지 않다.
이번에 테이퍼롤러 32006도 SKF 것으로 살 것이다.

우리나라는 베어링 후진국이다.
자동차 용으로 들어가는 베어링 류(현대나 기아 등에)만 있지, 조금 특수한 베어링은 국산을 구하기 어렵다.

내가 개발하는 장비도 그래서 왠만하면 국산을 사용하는데, 베어링만큼은 어쩔 수 없이 일산을 사용한다.
독일산은 너무 비싸고 납기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 대형 베어링은 국내에 주문 제작하는 업체가 있다.
그래서 그런 베어링은 난, 국산을 사용한다.

상부 베어링은 손상이 안되었기때문에 그대로 쓰기로 했다.
당연하다.
상부 베어링이 찍힐 일이 뭐가 있겠는가.
큰 사고가 난 경우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내 희동이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자, 이제 철근만 잘라내면 된다.
다음 작업은, 철근을 잘라내고 각 부위의 페인트를 벗겨내는 일이다.
이 작업 다음은, 각 부위를 보수 용접하고, 잘라져서 용접으로 지저분하게 보강되어 있는 스텝 고정 볼트 부분을 잘라서 철판을 새로 대서 재 용접하는 일이다.

일반 아크 용접은 지저분하므로, TIG 용접으로 육성 용접을 하여 튼튼하게 보강할 것이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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