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12, 2019

라이딩 - 너무나도 시원하고 상쾌하고 멋있었던 진도 여행



고성을 다녀온 지도 벌써 2주가 넘었으니, 또 장거리를 뛰고 싶은 마음이 슬슬 올라왔다.
작년에 마제스티125를 타고 같이 다니던 라이딩 친구가 얼마 전에 데이스타250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장거리 여행을 가자고 제안이 들어왔다.
어디로 갈까~
800킬로 이상은 달려야 하는데, 이 친구는 600킬로 이상은 부담된다고 한다.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문득 작년에 마음 먹은 것이 생각난다.

진도 홍주.
이 40도짜리 증류주를 작년 완도 여행 갔을 때 마트에서 1.8L 펫병에 든 것을 생각보다 저렴하게 사와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음 해에는 진도 가서 직접 사오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러면서 알아보니까 팽목항이 진도였다.
왜 지금까지 팽목항이 진도에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세월호 분향소가 있을 때 가보지 못해서 미안해서(하지만 광화문 분향소에는 자주 갔었다.) 언제가 가보려 했는데, 마침 진도에 팽목항이 있던 것이었다.

진도를 가자.
그런데, 이 친구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부담된다고 했다.
일단 진도를 염두에 두고 다른 곳도 각 자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나중에 이 친구에게 톡이 왔다.
자기는 홍성에서 출발하면 왕복 700km 이내이니 괜찮을 것 같다고 한다.

경로를 검토해 본 결과, 강경 쯤에서 합류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강경 역 근처에서 아침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합의하고 가만 생각해보니까 나도 경기도 화성 집에서 출발하고 복귀만 경기도 광주 집으로 오면 좀 가까울 것 같더라.
그래서 아침 6시에 강경에서 만나기로 하고 금요일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서 4시에 나가려 했으나 2시가 갓 넘어서 잠이 깼다.
더 자려고 뒤척거리다가 잠이 더는 안 와서 그냥 일어나서 옷 입고 나왔다.
새벽 2시 50분.

강경에 도착 예정 시간을 보니 4시50분 정도길래 근처 편의점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초코바와 원두커피를 먹고 있는데 그 앞 39번 국도에서 아아앙~하며 4기통 바이크 소리가 흘러간다.
나처럼 화성에서 출발했을 확률보다는 더 위 쪽인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일 가능성이 있고, 이 시간에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이 사람도 남해안으로 가는건가~ 하고 생각하니까, 나보다 더 미친 인간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속으로 ㅋㅋ 거리며 커피까지 맛있게 먹고 출발했다.

새벽.
경기 서부권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려면 이 39번을 타고 아산까지 가서 천안을 지나 공주로 간다.
천안까지가 일반적으로 참기 힘들 정도로 차가 많은 곳이었으나, 이 새벽에는 한산하고 쾌적했다.
어차피 너무도 일찍 도착하는 일정이었으므로 딱 80킬로를 유지하며 2차선으로 천천히 갔다.
그 새벽에는 화물차도 별로 없었다.
가끔 2차선에서 느리게 가는 화물차를 추월하면서 가다보니 공주를 지나 논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검은 색 새벽 하늘에 흰 색이 살짝 비치는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더 가니까 점점 빛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역시나 쥐꼬리만큼 밝음이 추가될 뿐이었다.
하지만 벌래들은 해가 뜨는 것을 귀신같이 알더라.
그 쥐꼬리 같은 햇빛이 새벽하늘에 섞이자 마자 헬멧에 부딪히는 벌레들. ㅋ

그렇게 조금 더 가니까 강경 이정표가 나오며 강경 시내 쪽으로 접어들었다.
접어들기 직전부터 왼쪽 하늘이 너무도 멋지게 물이 들고 있었기때문에 잠깐 멈춰서 강경 들녘의 동트는 하늘을 찍었다.


곧 강경 시내였다.
목적지인 강경 황산초등학교 앞에 세우고 시간을 보니 5시 30분이었다.

커피 먹은 시간 빼고 2시간 20분 정도, 170km 정도를 논스톱으로 달려 왔다.
보통 라이딩할 때 한 시간에 50km 간다고 생각하고 일정을 잡으면 적당하다.
하지만 신호도 별로 없고 막히지도 않는 시간 대에 쉬지 않고 달려오니 정속으로 왔는데도 170km를 두시간 갓 넘기고 도착했다.
새벽 라이딩이 의외로 쾌적하고 좋았다.
앞으로 해 뜨기 전 새벽 라이딩으로 공주 이남까지 6시 이전에 내려올 생각으로 장거리 라이딩 계획을 잡아야겠다.

이 친구 오기 전에 강경 시내를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강경하면 젓갈이 유명하다.
예전에는 강경포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호남선이 만들어지면서 그 역할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강경 시내가 여전히 규모가 제법 되는 것 같다.

강경 근대문화역사거리가 지도에 있길래 걸음을 옮기며 보니, 이제 해가 제법 올라와서 새벽 여명이 멋지다.


이 작은 개천은 군산 하구 바다로 연결된 큰 하천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그런지 붕어는 아닌 범상치 않은 큰 물고기가 왔다 갔다 한다. ㅎ

근대문화역사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에 누가 빵! 한다.
내가 일찍 출발했다는 톡을 보고 이 친구도 일찍 출발했단다.
5시 40분쯤 만났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내 바이크 주차해 놓은 초등학교 앞으로 이동, 같이 주차하고는 근처 편의점에서 아침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경로를 논의했다.

최종 도착지는 진도 팽목항.

이 친구가 작년에는 125cc 스쿠터로 나와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작년엔 내가 주로 로드를 했다.
올 해는 교통 흐름을 맞출 정도의 배기량인 250cc로 바꿨으니 먼저 앞 서 가라고 하고, 난 뒤를 따랐다.

요즘 국도도 어찌나 관리를 잘 해 놓았는지, 강경부터 익산, 김제, 정읍 거쳐 장성까지 내려가는데 신호도 큰 신경 안 쓰고 쭉쭉 달려갔다.
문제는 너무 달렸다는 거.
좀 쉬고 싶었는데 휴게소가 없다. ㅋ

그리고 가다가 이 친구가 자꾸 추월차선에서 상시 주행을 한다.
그리고 왠만한 신호는 제끼고 넘어간다.
처음 두 신호 정도는 어쩔 수 없이 같이 넘어갔으나, 그 다음 신호에서는 그냥 서버렸다.
저 앞에서 서서 대기하더라.
신호 바뀌고 가서는, 신호 지키라고 말하고 다시 출발.
적당한 곳에서는 제끼자고 했으나, 난 그렇게는 못하겠다.

또,
난 2차선으로 나름 고속을 유지하며 내려 가고 있었으니, 차들도 별로 없던 상황이었는데, 굳이 로드라고 앞으로 나선 사람이 1차선을 유지하며 내 옆에서 달린다.
어디 설 데도 없어서 말해 줄 수도 없고 마음만 답답하게 가고 있는데 나중에는 일차선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차가 뒤에 붙어서 위협적으로 가는데도 일차선에서 비키지 않고 그대로 일차선을 고집하며 달리는 이 친구.
추월차로 상시 주행은 자동차도 불법인데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블박 신고하면 이륜차는 담박 벌금이다.
주행 중에 수신호를 했더니 내 뒤로 붙기는 했지만, 내가 왜 그러는지 알지 못해서 또 일차선을 타고 태연히 내 옆에서 오더라.
두 번인가를 그렇게 반복하고는 또 일차선을 타길래 도저히 안되겠어서 갓길에 정차했다.
이 친구는 뭔 일인가 싶어서 그 앞에 정차하고.
아니나 다를까 왜 섰는지 모른다. ㅋ
그룹 투어 중에 한 개 차선 사용은 에티켓이다, 일차선은 추월차로니 비워놔야 된다고 말했더니 자기가 교통 상황보면서 알아서 간다고 하더라.
기가 막혀서 그러면 안된다고 강하게 말하고서는 그 다음부터는 내가 로드를 섰다.
작년에 125로는 동력 성능이 안되어서 일차선 타고 싶어도 잘 못 탔던게 한이 되었나 이 친구가~
암튼 그 와중에 앞에 보이는 경치가 멋져서 한 컷.
상당히 큰 호수다. 장성호.

그렇게 다시 출발.
기름이 한 칸으로 줄었다.
이제 기름을 넣어야 겠다하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시작된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 ㅋ
마침 우측으로 빠지는 넓은 길이 있어서 그리로 빠지면서 갓길에 정차.
아 씨.
연료 필터 청소를 했는데도 왜 이러나~
같이 정차한 친구에게 상황 설명하고 계속 시동 시도.
284km 주행했기때문에 분명 연료탱크에는 기름이 남아 있을 것이다.
지난 번 연료 필터 청소 전에는 230km 정도를 넘어가면, 즉, 연료 게이지가 두 칸 남아 있을 때 이 현상이 있었기때문에 개선은 된 것이지만, 연료가 남아 있는데 끝까지 쓰지 못하는 이 현상은 왜 일까.

암튼, 튼튼한 리튬인산철배터리와 지난 번 교체한 새 스타터 브러쉬 덕분에 한참 시동 걸다보니 결국 걸리긴 했다.
역시 캬브의 플로트실로 연료가 빨려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침 우측으로 빠지는 길로 접어 들어가니 장성군 시내였다.
바로 주유소가 나왔다.
난 재수가 좋나보다. ㅎㅎ
15.3L 들어갔으니 거의 3L 남아 있던건데, 참 이해 안가지만, 연료탱크 안이 뭔가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연료필터가 아니고 연료 탱크 안에도 청소를 진하게 해주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ㅋ
작년 초에 처음 돌아다닐 때는 연료 1~2L 남기고도 주유한 적이 있으므로 암튼 그 사이에 연료 탱크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다.
탱크 청소가 필요할 것 같다.

연료를 가득 넣고 다시 출발하여 함평군 학교면을 지나, 얼마 안 갔다고 생각했는데, 도시가 나온다.
벌써 목포까지 온 것이었다.
목표 시내를 지나서 영암 쪽으로 온 다음 발견한 첫 번째 휴게소에서 쉬어가기로 하고 정차했다.

이때가 9시20분 쯤이니, 6시20분에 강경에서 출발하여 변변한 휴식없이 거의 세 시간을 달려 온 것이다.
이제 해가 올라와서 제법 더워졌기때문에 시원한 음료수를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오늘 서울, 경기 지역은 37도로 매우 덥다던데, 중국으로 향한 태풍 덕에 바람도 시원하고 구름이 해도 가려주어서, 목포 아래 지방은 라이딩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이제 여기서 진도는 금방이다.
다시 활기차게 출발.
역시나 바닷가가 나오더니 제방이 보이고 저 멀리 높이 보이는 관망탑과 진도대교.
진도대교를 지나서 휴게소가 보이길래 진도대교 사진이나 찍으려고 정차했다.
그런데, 바로 앞 산에 높이 솟은 관망탑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왠지 멋있는 경치가 있을 것 같은~

급경사 길을 잠시 오르니 나타난 경치는...
뭐 더 할말이 있으리오.
시원한 바람이 산 경사를 올라오며 땀을 식혀주고, 흰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하늘은 코발트 블루.
점점이 떠 있는 무인도와 바다, 바람에 실려오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인지 자연에서 나오는 향기인지 구분이 안 가는 향기로운 내음.
우와!
사진 갑니다. 일단 감상.








이 진도대교 밑이 그 유명한 울돌목, 즉 명량이다.
이순신장군이 대장선 한 척으로 왜선 130척을 맞아 수 십 척을 혼자 격침시킨 그 말도 안되는 역사의 현장 말이다.

다리 아래 바다가 마침 만조, 간조 교차 시기인지, 물이 휘돌아 치며 흘러가는데, 가만히 보면 가운데 부분 물과 좌우 연안의 물의 흐름이 틀리다.
이 상황에서는 해협의 정 가운데에 배 한 두척?이 버티고 있으면 정말 다수의 적이 공격한다고 한들 뚫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당시에는 현대의 고출력 엔진을 장착한 배도 아니었고 말이다.

정말로 멋진 경치를 보면서 친구와 둘이서 이 말도 안되는 행운을 찬사했다.
황금같은 오늘의 라이딩이여!

우연히 가게된 진도전망대에서 다음 경로를 정했다.
진도를 가로질러 내려가는 대신 진도의 서쪽 해안을 최대한 둘러 가기로 했다.
이렇게.

이 선택은 이 날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
가는 길의 모든 돌 하나, 나무 하나, 흘러오는 향기, 바다, 저 멀리 섬, 하늘, 다랭이 논 뭐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예쁜 경치가 흘러갔다.
모든 곳에서 멈춰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세방낙조라는 뷰 포인트가 있길래 잠시 경치 감상하고,



이제 살펴보니 팽목항이 근처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항구가 보였다.
팽목항이다.
국제 항구로 발돋움하기 위해 진도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큰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보수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팽목항이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고가 왜 대통령 책임이냐, 왜 정부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냐하면서 오히려 세월호 유가족들을 해충보듯 하는 사람들.
세월호 사고는 정부가 잘못한 것이 맞다.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맞다.
회사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대표가 감방을 간다.
대표가 안전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그 아래 사람도 역시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원이 산업재해를 당해도 대표가 감방을 간다. 관리 책임과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 노력을 하지 않은 책임을 묻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결정을 따르는 체제이다.
다소의 불만이 있더라도.
세월호의 책임은 정부와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이제 국민 대다수가 판단을 했다.
다수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해야 성숙한 민주시민이다.

어른들, 특히 머리가 좋아서 지식만 다량 주입 받고 지혜와 덕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그 좋은 머리와 배운 지식으로 못된 짓을 일삼은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국가의 시스템 때문에 스러져간 어린 학생들.

분향소는 사라졌지만, 하늘나라 우체통 앞에서 뭔가를 열심히 적는 저 분 옆에서 나도 묵념을 하고 떠났다.


등대를 다시 돌아나오는 길에 문득 눈 앞에 스치는 저 타일.
아이들은 당시 가라 앉는 세월호 안에서, 물이 차 오르는 세월호 안에서 "저 여기 있어요!" 하며 살려달라고 외치며 스러져 갔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제, 복귀 시간이다.
진도 우측 동쪽 해안가로 가보려 했으나 시간이 안될 것 같다.
일단 진도항과 그 옆 항구에 가 보았지만, 점심 해결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냥 진도를 가로질러 올라가는 큰 길로 올라가다가 식당이 나오면 식사하기로 했다.
희한하게 식당이 안 보였다.
결국 시내까지 가서 돌아다니다가 선택한 이 곳.

장어탕 등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으나, 둘이 먹기에는 좀 과하여 그냥 백반 2인분을 시켰다.
그런데, 역시 남도 밥상 ㅋ

여기에 국과 공기밥이 제공된다.
모든 반찬이 맛있다.
세 그릇을 시켜서 둘이 배부르게 나눠 먹었다.

원래는 대대로양조장에 들러서 홍주 펫병 1.8L짜리를 사려 했으나, 친구가 이제 너무 힘든가보다.
빨리 복귀를 원해서 그냥 식당 앞 마트 들어가 봤더니, 1.8L 짜리는 없고 유리병에 들은 0.7L 짜리가 있더라.
할수없이 0.7L 짜리 한 병만 사 왔다.
오늘의 라이딩 목표 큰 것 중 하나가 실패다. ㅋ

복귀 길이다.
다시 열심히 달려간다.
올라갈 수록 점점 더워진다.
영암에 도착해서 주유를 하고 본격적으로 고고~

함평군 학교면까지 직진 직진!
그러나 방전... ㅠㅠ
너무 덥다. ㅋ
학교면에 들러서 쉬어 가기로 했다.

학교면 편의점에서 냉커피 한 잔하며 몸 펴기 운동, 휴식.
목을 펴줘야 목 뒤가 덜 아프다.
내려 오면서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목 뒤가 너무 아프다.
아야~~~
좀 쉬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쉬고 출발하니 바로 다시 아팠다.
아픈 것을 참으며 달려가다보니 혹시 가방이 무거워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또 쉴수는 없어서 참으며 달려갔다.
그래도 그렇지, 정말 쉴 곳 더럽게 안 나온다. ㅋ
달리다 달리다 더위에 지치고 목이 아파서 결국 쉬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주 도로 옆으로 빠졌다.
빠져서 동네 길로 들어갔더니 바로 편의점이 보였다.
사막의 오아시스~ ^^
이온음료를 얼음컵을 사서 넣어 먹었더니 환상이었다.
아~ 시원하다 ^^

여기서 좀 오래 쉬었다.
나는 목이 아팠고, 이 친구는 너무 힘들어했다.
충분히 휴식 후 떠날 때, 내 가방을 메쉬망을 이용해서 바이크 뒤에 묶고 출발했다.

와! 이거였어!
목이 안 아프다~~~ ㅎㅎㅎ

오, 그 동안 깨작 깨작 가방에 뭔가를 넣었고, 오늘 유리병에 담긴 홍주가 큰 원인이었다.
가방이 제법 무거웠던 것이다.
목이 안 아프니 살 것 같다.
김제에서 익산을 지나 강경까지 논 스톱으로 달렸다.

나도 상태가 괜찮아 졌고, 이 친구도 오래 쉬었다가 달려서 그런지 크게 힘들지 않단다.
천천히 달려서 쉬이 강경에 도착했다.

오후 6시 37분.
강경에서 아침 6시 20분에 출발한 지 12시간이 조금 넘어서 복귀했다.
친구와 서로 덕담을 나누고 만두로 저녁을 해결했다.
점심을 잘 먹어서 사실 별로 먹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 오늘의 라이딩 그룹을 해체할 시간이다.
이 친구는 홍성으로 가고 나는 경기도 광주로 간다.
각각 1시간 40분과 3시간 코스.
끝까지 안전 주행하자고 다짐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서로 집으로 출발했다.
난 출발하자 마자 강경 시내 주유소에서 오늘의 마지막 주유를 했다.

오는 길은 차도 많고, 벌레도 많고, 천안을 지나면서 차들이 벌레보다 더 많고. ㅋ
내가 딱 싫어하는 길이다.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크게 무리 없이 집 쪽으로 오는데, 용인 시내 조금 못 미쳐서, 내 앞에 가던 아방이가 옆 차선으로 빠지더니 내 뒤로 가서는 하이빔을 켜고 쫒아온다.
이런 x x.
내가 상향을 비추고 자기를 따라 오고 있던 것으로 알았나보다.
사실 내 바이크는 전 주인 중 하나가 상향 스위치 전선을 끊어놔서 상향을 계속 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나도 열이 받아서 옆으로 빠진 다음, 손가락으로 경고한 후 수신호로 차를 보내고 뒤로 가서 상향을 몇 발 발사해줬다. 패싱 스위치를 이용해서.
내가 상향 상태가 아니었음을 알려줬다.
근데 이 xx 상태가 이상하다.
내가 앞으로 가란다고 가고, 손가락질을 하는데도 그냥 묵묵히 앞으로만 간다.
딱 봐도 상태가 나온다.
초보다.
아방이도 썩은 구형 아방이다.
브레이크 등도 깨져있고, 차체에 녹도 있고.
중고로 차 사고 운전한지 얼마 안되어서 도로 상에 여러 경우를 접하지 못하고, 뒷 차가 상향을 켜고 온 것으로 착각해서 제 나름으로 복수를 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진짜 상향을 켜니까 아차 했던 것 같다.
내가 다시 추월해서 가니까 잠시 하이빔 켜더니 곧 끄고 저 멀리서 따라온다.
어이구 병신~ 꼴에 자존심은~

용인까지만 오면 집은 금방이다.
곧 광주 시내가 나오고 익숙한 고개를 지나 퇴촌으로 들어왔다.
동네 입구 마트에서 깻잎과 탄산수를 사서 들어갔다.

내가 무사히 오기만을 기다리던 와잎과 아들에게 인사하고 기어 벗어서 세탁기에 넣고는 샤워하고 나와서 내가 한 것은?
깻잎, 홍주 모히또!

깻잎을 얼음과 같이 잘 찧어서 설탕, 탄산수, 라임쥬스(집에 라임이 없어서...), 레몬 슬라이스를 넣은 후 오늘의 홍주로 대미를 장식.
백종원씨 레시피에 홍주를 넣은 깻잎 모히또.

크~ 색깔 봐라~ 맛도 끝내주는군!

오늘은 환상적으로 시작해서 환상적으로 마무리 하는구나.

진도는 또 가봐야 겠다.
내가 왜 이제야 진도를 갔지? 하고 후회한 날이었다.

인생에 황금 같은 날의 기억을 모히또로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오늘의 즐거운 라이딩을 마쳤다.
904km.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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