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4, 2019

CB400 - 알루미늄 재질의 드로틀 그립 사용 후기 및 웨이트 발란스 사용 가능하도록 개조


기존 중국산 드로틀 그립에 케이블 꽂는 부위가 영 불안해서 알루미늄 재질로 바꾼 후, 847km 라이딩을 다녀왔다.

알루미늄 부분이 케이블을 깍아 먹을까 노심 초사하기도 했고, 다 갔다와서는 핸들을 꽉 잡을 수 없어서(드로틀 그립이 마구 도니까) 경사진 주차장에서 제꿍을 했었다.
게다가 나는 주행 시에 손바닥으로 핸들 끝에 고정되어 있는 웨이트 발란스를 잡고 드로틀링을 하는데, 그게 안되서 또한 불편했다.

조작감은 환상이다.
그리스를 조금 발라서 결합해서 그런지, 조작감도 아주 부드럽다. 만족한다.

그래서 이 그립을 사용하되 개조를 하기로 했다.
끝 부분 빙빙 헛도는 부위를 떼어내고, 핸들 암에 직접 고정하는 웨이트 발란스를 달아야겠다.

이 중국산 드로틀 그립은 끝 회전 부분이 나사 결합으로 되어 있어서 풀 수 있게 되어 있다.
만약 풀 수 없으면 잘라버릴 생각이었다.

우선 이것을 풀어내자.

저 링도 분리된다.

우측 스위치 뭉치를 풀러서 케이블 상태를 살펴보았다.


오! 케이블 멀쩡하다. 알루미늄 그립 고정부가 케이블을 긁는다는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

스위치 뭉치를 오른 쪽으로 약간 옮겨서 핸들과의 고정부를 그 다음 구멍에 걸쳐서 고정했다.(바로 위 사진에 나 있는 구멍 중 하나)

그러면 끝부분이 이 정도로 핸들 바 끝부분과 길이 차이가 난다. 링은 끼워 넣은 상태이다.

이 부위 직경과 길이 등을 측정하여 어댑터를 설계하자.
기존에 사용하던 웨이트 발란스 외경이 저 링 외경보다 크므로 테이퍼 형태로 링을 설계한 다음, 3D 프린팅을 한다.
3D 프린터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물건이다. ㅎㅎ

그리고, 그립이 좌우로 3mm 정도 왔다 갔다 했는데, 케이블 고정부와 그립의 각도를 자세히 보니까 그립이 스위치 뭉치 쪽에 바짝 붙어 있을 때가 평행한 상태였다.

그래서 저 링을 끼우고 웨이트 발란스를 달았을 때 저 링이 그립을 밀어서 스위치 뭉치 쪽에 가능한 바짝 밀도록 길이를 맞추었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넣고 웨이트 발란스를 장착한 다음, 캡을 돌려 끼운다.



완성.
스위치 뭉치와 그립이 딱 붙어서 좌우로 흔들거리지 않는다.
이 위치에 고정해야지 그립의 케이블 홈과 케이블이 평행이 된다.

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 웨이트 발란스는 핸들 파이프에 고정되어 있으므로 저 부분을 고정부 삼아 그립을 미세하게 돌릴 수 있다.
또, 바이크가 균형을 잃었을 때 단단하게 잡을 수 있는 고정부가 되기도 한다.
좋~다. ^^

그런데 좌측 그립의 회전부를 돌려서 빼낼 수가 없더라.
플라이어로 꽉 잡아서 돌리다가 알루미늄이 깍여 나갈 정도였지만 끄떡도 않는다.
나사산에 고정 용 접착제가 발라져 있는 듯 하다.
오른 쪽도 나사 부위에도 접착제가 살짝 보였는데, 왼쪽은 많이 발랐나보다.

포기했다.
어차피 왼쪽은 그립 전체가 회전하지 않고 핸들 파이프에 고정되어 있으니까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모양이 좌우 비대칭이어서 보기 싫어 그렇지. ㅋ

이 것을 끝까지 수리하려니 넘나 귀찮다.
오늘은 여기까지.
드로틀 그립 끝 부분에 고정부가 생긴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ㅎㅎ


Leonard.


바이크로 가는 장거리 출장 - 경기에서 창원까지 857km


창원에 미팅이 생겼다.
여기 경기 지방에서는 참으로 먼 곳이다.
이번 일로 벌써 두번을 다녀왔으며 이제 세번째 가야 하는 출장길이다.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K7으로 제법 괜찮은 차이지만, 내 몸이 문제다.
불과 몇 달 전부터 앉았다가 일어나면 허리가 아프고, 차를 오래타도 허리가 아프다.
게다가 창원은 너무 먼 곳이라서 올라올 때는 늘 늦은 밤이었고, 졸음 운전을 할 뻔한 적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직원을 보낼 예정이나, 이번까지는 내가 가야 한다.
게다가 업체가 목요일 미팅을 금요일로 연기 신청을 했다.
금요일 오후에는 퇴근길 정체가 심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바이크가 생각났다.
바이크는 고속도로를 탈 수 없으니까 무리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이크를 타면 목 뒤가 아파서 그렇지 허리도 안 아프고 길이 넓고 멀리 보여서 주행하는데 마음이 편안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경로를 찾아보니까 바이크로는 대략 6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였다.
어차피 고속도로로 가도, 중간에 휴식 취하며 가면 5시간 정도니까 뭐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그래, 바이크로 가자.

전 날 가방을 안 매고 갈 수 있도록(목 뒤가 안 아프라고), 리어 백에 모든 걸 다 넣어 준비해 놓고, 다음 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라이딩 기어 챙겨 입고 나왔다.

지난 번에 고성가면서 보니까 새벽 시간에는 대구를 지나갈 때 까지도 도시 간 연결 도로 옆에는 휴게소나 편의점을 찾기 어려웠고, 아침에 문을 연 곳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동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두 개와 커피 한 병을 사서 가방에 넣고 출발했다.
정확히 3시 30에 출발했다.

이런,,,
바람이 차다.
이제 여름이 다 갔나보다.
조금만 참고 더 가자하면서 가다보니 벌써 이천이다.

도저히 추워서 안되겠다.
바이크를 길 가에 세워 놓고, 사서 온 김밥과 커피를 먹고는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다.
근데, 바이크 세워 놓은 곳 바로 앞에 편의점이 있다. ㅋㅋ
사실 장호원 직전까지는 편의점과 주유소가 자주 있는 편이다.
그 이후가 문제지. ㅋ

다시 출발하고 신호가 걸려서 서 있는 건너편에, 하이닉스가 요즘 확장하면서 공사가 한창이다.
만화영화 코난에서 보던 인더스트리아 같다.
평택에서는 삼성전자가 확장하느라고 몇 년 동안 이러더니 이제 하이닉스가 공사가 한창이구나.

이제 계속 직진이다.
달려 달려~

그런데 기름이 문제다. 요즘 여름이라서 그런지 기름 증발이 상당한 것 같다.
지난 주에 가득 채워 놓았는데 게이지가 쭉쭉 줄어든다.
주 중에 뜨거운 햇빛에 달궈지면서 증발한 것 같다.
나중에 연료통 뚜껑 씰을 손봐야겠다.

현재 내 바이크는 탱크 안 연료 배출구 근처가 녹으로 막혀 있어서 끝까지 연료를 사용하면 연료가 남아 있어도 캬브에 공급이 안되는 문제가 있다.
18L 탱크에서 대략 15L 정도 사용하면 연료 공급이 안된다.

이런 문제가 있어서 불안해하며 가다가, 동상주 IC 조금 못 미쳐서 셀프주유소가 보이길래 잽싸게 들어갔다.
06:00
190.4km 주행하고 게이지가 한 칸으로 줄었다.
기름이 많이 증발했었나 보다.

그런데 기름을 넣으려고 시도하는데, 안 넣어진다.
기름을 넣을 주유 손잡이를 잡으면 기름이 나오자 마자 탁! 풀린다.
계속 반복해도 안되길래 옆 주유기로 옮겨서 주유하였지만 같은 현상이 발생.
아 씨~
주유기 두 대 합쳐서 5천원어치 넣었나?
주유 노즐을 반복적으로 당겨서 조금씩 넣은게 이 정도다.
그냥 포기하고 다시 출발했다.

다행히 60km 정도 더 가서 길 건너 보이던 칠곡군환경관리센터를 지나자마자 역시 셀프주유소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7시 정도.
같은 모양의 주유기라 불안했지만, 다행히 잘 들어간다.
가득 채우고, 그 옆 편의점이 있길래 뭐라도 먹으러 들어가려 했더니 문을 아직 안 열었다.
그 앞에서 남은 삼각김밥 하나와 역시 아까 먹고 남긴 커피를 먹고 바로 출발했다.


가다보니까 부곡 지명이 나오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논과 그 건너 낮은 산 경치가 예쁘다.
그러고 그 길 반대쪽으로 화왕산휴게소가 보였다.
카페 회원분들이 자주 가서 모임을 하는 곳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바이크를 세워서 사진을 찍었다.
8시20분.


지도를 보니 거의 다 왔다.

조금 더 가니까 지난 번에 고성 갈 때 들렀던 칠북휴게소가 보이고, 조금 더 가서 갈림길에서 지난 번 갔던 고성 방향과 갈렸다.

네비가 안내하는 데로 조금 더 가니까 동네가 복잡해지면서 창원 공단으로 거의 다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익숙한 길이 보인다.

문제는, 너무 일찍 도착했다. ㅋ
네비에서 "9시 입니다." 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약속 장소 회사 정문을 지나갔다.
미팅은 10시였다. ㅋ

할수없이 그냥 쓱 지나갔다. 편의점이 나올 때 까지.
공단에도 어딘가에 상가 지구가 있을텐데 난 모르겠고, 그냥 가다 보니까 마산역 근처까지 가버렸다. ㅋ
편의점 발견하고 들어가서는 또 삼각김밥과 커피. ㅋㅋ

먹고 다시 돌아가니까 시간이 비슷하게 맞았다.

담당자 만나서 미팅을 시작했다.
주문해 놓은 기계 제작 중간 검수인데, 안 왔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해야하는 가공 부위가 통째로 빠진 곳이 있었다.
이대로 입고되었으면 장비 제작 일정에 크게 문제 생길 뻔 했다.
대책 수립하고 납품 차질 안 생기게 일정 협의해서 미팅 마무리 했다.
오느라 고생했지만, 보람된 미팅이었다.

이제 복귀 길이다.
몇 가지 옵션이 있었다.
고성에 카페 회원분도 만나고 싶고, 부산과 창원 등에도 만나뵙고 싶은 회원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해가 8시에 지기 때문에 밤 길 라이딩을 최소화하려면 최대 두 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고, 그래서 부산이나 고성까지 다녀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출발 전에 생각해 놓은 곳이 있었다.
올라오면서 부석사를 들르는 것이었다.

왜 부석사인가?
이유가 있다.

내가 사업이 한참 힘들 때, 머리 아프고 처질 때, 라이딩을 가고 싶었으나 형편이 안 좋아서 바이크도 처분하여 없고 참으로 답답하였었다.
다행히 가지고 있던 차가 프라이드 디젤이라 연비가 20km 정도 였고, 저렴한 경유 기름값 덕분에 한 삼만원 정도면 꽤 멀리 갈 수 있어서, 톨비를 안 내도 되는 국도로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떠나곤 했다.
바이크에 비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답답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대안이었다.

그런 곳들 중에 사찰이 있었다.
속리산 법주사와 영주 부석사를 갔었다.
법주사와 부석사는 절까지 들어가는 길이 멋진 곳이다.
거기까지 드라이브 하면서 그리고 그 멋진 길을 걸어가며 느낀 복잡한 심정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너무도 힘든 시절이었다.

나는 종교가 없다.
그저 드라이브 갈 곳을 찾다가 간 곳들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힘들었던 시절이라서, 기왕 간 사찰에서 저절로 구복을 하게되더라.

기도를 하지는 않았지만 부처를 보며, 잘 되게 해달라고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그러나 돈 만원도 쉽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고작 천원 한 장을 불전함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넣으면서 역시 마음 속으로 약속했다.
살 만 해지면 와서 만원은 시주하겠다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이젠 살 만 해졌다.
내가 그런 약속을 했는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던 참에 올라가는 길에 들를 수 있었기때문에 들러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법주사까지 두 군데는 무리고, 오늘은 일단 부석사만 가기로 했다.
부석사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

출발하고서 얼마 안 가서 강을 건넌다.
강 건너 경치가 멋지길래 다리 위에서 사진 찰칵.
올 때도 이 다리를 건너 왔을텐데 이 경치를 본 기억이 안 나네. ㅋ


이 다리 건너면 곧 화왕산휴게소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서 식사를 하고 가려고 들렀다.


점심이니까 연탄불백은 부담되어서 순두부백반을 시켜서 먹으면서, 카페에 들렀다 간다고 메세지 남기고 다시 출발했다.

대구를 지나 칠곡, 왜관 근처에 오니 주유할 때가 또 되었다.
연료 두칸 남은 상태에서 공교롭게도 아침에 주유한 곳 거의 근처, 길 건너 동네 쯤에서 주유를 했다.
오후 1시40분 쯤.
아까 주유한 시점에서 243km 주행.

다시 출발.

뭐 미팅도 끝났겠다, 부담이 없다.
집에만 가면되니까.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가다보니 도시가 나왔다.
의성.
마늘의 고장이라 여기 저기 마늘 조형물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컬링으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오래 같은 자세로 오다보니 엉덩이가 아팠는데, 휴게소가 보였다.
세우고 휴게소 가서 음료수 하나 사 먹고 화장실을 들렀다가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심상치 않은 경치가 나온다.
안동 시내 약간 못 미쳐서 이 곳인데,

이건 필시 강 물을 펌프로 퍼서 산 위에서 뿌리는 것일게다.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인공폭포 만드는 일이 많더라.
강원도 영월인가? 정선인가? 어디 폭포가 이렇게 만들어서 히트 친 다음부터이다.

그래도 좋다.
잠시 경치 감상하고 떠난다.

쭉 달려갔다.
곧 영주 시내가 나오고 또 곧 부석사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더 가니, 부석사 입구 로터리가 나왔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내가 가는 반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었고, 그 뒤에는 박스가 묶여 있었으며 그 박스 안에는 귀여운 개가 당황스런 얼굴로 할아버지 등을 짚고 서서, 주변 길을 두리번 거리며  할아버지 자전거에 실려 길을 가고 있었다.

그 코믹스런 커플을 보며 올라가서 부석사로 진입했다.
바이크는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주차하고 대웅전으로 향했다.
4시 20분.

부석사에서 보는 전경은 참으로 절경인데, 저녁 시간에는 대웅전에서 보는 방향으로 해가 비쳐서 역광이라 사진이 잘 안 나와 찍지는 못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특이하게, 단청을 안해서 나무 모양이 그대로 보인다.








오늘 예정했던 옛날의 그 약속, 드디어 지켰다.
만원 한 장을 불전함에 넣었다.
역시 천원을 넣었던 예전 그 날처럼, 절도 안 하고 티도 안 냈지만, 약속 지켰다고 부처에게 속으로 말을 했다.

여하간 이제는 그 때보다는 형편이 나아졌으니까 모든 것에 고마웠고, 지난 힘들었던 시간과 그 느낌들이 머릿 속에서 흘러갔다.

보람되었다.
난 내 마음 속의 약속을 지켰다.
잘 되어서 지켰다. 세상만사 모든 것에 다 고마웠다.

그렇게 고마움을 간직하고 이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러 나왔다.
바이크로 가서 헬멧 쓰기 전 주위를 찬찬히 둘러봤다.
청량한 산사의 공기를 마음껏 흡입했다.

오늘의 마지막 라이딩을 시작한다.
부석사를 출발하자 마자, 눈에 띈 아까 그 할아버지와 멍멍이 커플.
여전히 아까 그 길을 앞만 보고 묵묵히 가는 할아버지와 여전히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보며 가고 있는 귀여운 멍멍이. ^^
그 옆을 휙 스쳐지나가며 헬멧 안으로 웃음을 날렸다. ㅎㅎ

영주를 지나서 충주 쪽으로 올라갔다. 암 생각 없이 쭉쭉 달려갔다.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경치들. 여름의 산천의 경치는 풍요롭고 부드럽다.

깊은 산이 나오는가 싶더니 구불 구불 올라가기 시작한다.
제법 깊은 코너가 연이어 이어진다.
무슨 령인 것 같다.
느리게 가는 차를 추월해 가면서 신나게 와인딩을 해 나갔다.

중국산 리어쇽 문제인지, 내 라이딩 스킬이 문제인지, 급 브레이킹을 하고 코너 진입 후 가속을 하는 동작에서 바이크 뒤가 자꾸 흔들거려서 불편하다.
그러나 그렇게 심하게 코너링을 하는 건 아니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며 구불 구불 올라갔다.
그렇게 정상을 넘자 마자 휴게소가 나오는데...
죽령이었다.
예전에 차로 한 번 넘어와 본 적이 있었고, 이번에 바이크로 두 번째 넘어오는 것이다.
휴게소에서 잠깐 섰다 가고 싶었지만, 고갯길에서 추월 당한 차들이 뭐라할 것 같아서 그냥 지나왔다.

그렇게 가다가 또 심상치 않은 경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
단양과 충주호 사이 쯤에 수중보가 있었고, 그 주변 경치가 환상이었다.



이 길을 지나면 충주호의 수산면이다.
이 수산면 충주호 길은 꼭 가봐야하는 길이다.
꼭 상행으로 갈 것.
하행은 길 건너편으로 호수가 보이니 말이다.
구불 구불 길도 멋지고, 이 저녁에 상행으로 가면 호수 너머로 넘어가는 저녁 노을이 끝내준다.
사진 찍고 싶었지만, 역광이라서 폰카로는 무리다.
그저 멋진 경치에 감탄을 하며 눈에만 담으며 달려갔다.

그 나마 짬내서 찍은 경치.
중국 유명 관광지 같다.


사진 찍은 곳 약간 지나서 오늘의 세번째 주유.
6시 15분.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역시 여름은 라이딩에 좋은 계절이다.

이제,
해가 지려고 한다. 야간 라이딩은 부담이다.
해 지기 전에 최대한 열심히 달렸다.
충주를 지나서 장호원 지나서 이천을 거쳐 집으로 안내하는데, 이천부터 상행은 금요일 저녁에 올라오기에는 상당히 막히는 길이다.

그래서 이천에서 우측으로 빠져서 여주로 향했다.
여주에서 이포를 거쳐 양평에서 퇴촌으로 가는 길로 돌아서 가기로 했다.

역시 막히지 않는다.

여주로 꺽어지고 얼마 안되어서 이제 해가 져 버렸다.
해가 지면 두 가지가 문제다.
일단 밤이라서 부담되고(특히 야생동물, 특히 고라니. ㅋ) 해지면 나타나는 벌레 자살 공격대가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헬멧에 부딪히는 소나기 소리. ㅋ
미쳐~

꿋꿋이 달려가서 이포를 지나 양평으로 접어들어서 좀 가다가 양평대교 근처 편의점 앞에 세워두고 편의점에는 들어가지 않고 헬멧만 닦았다.
이런 일이 워낙 많으니까 물 티슈를 늘 가지고 다닌다.
물 티슈로 벌레를 닦고, 마른 휴지로 물기를 닦아낸다.
으~ 벌레 비린내~ ㅋ

이제 집이 멀지 않다.
이십 여 분을 더 달렸다.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다. 편하다.

금방 집에 왔다.
9시가 조금 안 되었다.
3시 반에 출발했으니, 18시간이 안 걸렸다.

바이크를 빌라 주차장에 넣고, 제대로 열이 받은 엔진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었다.
저 위치가 약간 경사가 져 있어서 사이드 스탠드 세웠는데도 바이크가 너무 눕는 바람에 넘어지려 해서 안간힘을 쓰며 자세 잡으려 했지만 완전히 꿍 넘어뜨리지는 않았어도 엔진 가드가 땅에 닿는 정도까지는 누워버렸다.
넘어가는 바이크 잡으려고 드로틀 잡으니까 RPM 급 상승. 깜놀해서 핸들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뉘여 버렸다. ㅋ
에잉~ 이번 그립 교체 후 조작감은 만족하지만 발란스웨이트 설치 못하는것은 영 불만이다.
개조해야겠다.

엔진 소리는 굿!
지난 번 정비가 완전 굿이었다.
밸브 치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고, 기타 부위에서도 잡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굿!굿!

이렇게 이번 출장 라이딩 마감을 제꿍으로 했다.
총 857km.
고속도로 개방이 되었다면 이런 바이크 출장이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지방도로만 다녔기때문에, 사실 급한 업무라면 못 갔을 것이고, 시간이 고속도로보다 오래 걸리기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가야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그러나,
분명 가능한 일이다.
아쉬운 것은 새벽과 야간 라이딩이 포함되기 때문에 방한 대책 장비를 챙겨가야 하므로 여름이 아니고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올 해 바이크 출장은 더는 힘들 것 같다.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바이크 출장을 다녀봐야겠다.


Leonard.


Monday, August 19, 2019

CB400 - 알루미늄 재질의 드로틀 그립으로 교체


희동이에는 가져올 때 열선 그립이 달려 있었다.
그러나, 전기를 알지 못하는 센터에서 달아 놓아서, 결선도 어정쩡하게 되어 있는데다가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선에 연결해 놓았다.
그리고, 이런 열선 그립들이 상당히 문제가 많아서, 자칫하면 드로틀 케이블을 끊어먹거나 드로틀을 감을 때 너무 빡빡한 경우가 많다.
내 희동이 것도 그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잘못된 배선에, 리턴이 잘 안될 정도로 빡빡하게 설치되어 있던 열선 그립.

그래서 정품과 비슷한 중국산 호환품 그립으로 교체하고 작년에 잘 다녔다.

그런데, 이 그립의 드로틀 케이블 및 리턴 케이블 꽂는 부분 플라스틱 부품이 매우 부드럽고 약한 재질로 되어 있어서, 운행 중에 드로틀 케이블이 빠져나갈 것 같아 걱정이 되어서 강하게 감을 수가 없었다.

해서 드로틀 케이블 꽂는 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 제품을 골라서 구매했다.

기존 것과 비교해 보면 이렇다.

난, 드로틀 조작을 할 때 발란스 웨이트에 새끼 손가락을 걸고 드로틀을 미세 조절하기 때문에 새로 구매한 그립에 발란스 웨이트를 끼울 수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새 그립의 저 끝 부분은 그립과 별도로 자유롭게 회전이 가능한 구조라서 일단 사용해 보기로 했고, 그림에서 보듯이 기존 것보다 길이가 많이 짧다.
저 빨간선 부분을 맞춰서 조립해야 하므로 기존것보다 대략 15mm는 짧은 것 같다.

와이어가 감기는 부분이 아무리 무른 알루미늄이라고 해도 금속이라서 케이블을 갉아 먹지 않을까 우려가 되어서 뾰족한 가장 자리를 조각기를 이용해서 깍아냈다.




이렇게 그립을 준비한 다음, 우측 스위치 뭉치 하부의 볼트 두 개를 풀러서 아래, 위로 분리한다.

1번이 드로틀 케이블, 2번이 리턴 케이블.

잘 빼낸다.
저 플라스틱이 쉽게 휘어져서 빼는 건 어렵지 않다.
음...
달리다가 케이블 빠져 나갈 것 같은 모양새다. ㅋ
지난 일년 동안 버텨준 것이 고맙다.
좀 더 경한 소재의 플라스틱을 사용했어야 했는데, 아마 PE 같다.
넘나 무른 재질이다.

기존엔 플라스틱 소재 내 통을 가진 그립이었으니 자기 윤활성이 있어서 괜찮았으나, 알루미늄 소재 그립이라서 뻑뻑할 것 같아, 부드럽게 동작하라고 핸들에 그리스를 살짝 발라주었다.
과유불급.
살짝 발라준다.

그립을 끼워 넣는다.
현재 빠져 있는 케이블은 1번이 드로틀, 2번이 리턴 케이블이다.


드로틀 케이블 유격 조절 용 볼트를 최대한 풀어 놓는다.
케이블을 저 구멍에 꽂으려면 케이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먼저 드로틀 케이블을 꽂는다.

그립을 감으면 리턴 케이블이 꽂는 구멍에 가까와진다.
잘 당겨서 구멍에 꽂아 넣는다.

난 이 단계에서 상당히 힘들었다.
캬브 쪽에서 케이블을 짧게 조절해 놓았기때문에 드로틀 유격 조절 볼트를 최대한 풀어 놨는데도, 케이블 길이가 짧아서 고생했다.

결국 리턴 케이블도 꽂기는 했으나, 리턴 케이블 꽂고 드로틀 케이블 유격 조절 볼트를 조여 보니, 이 정도 밖에 조여지지 않았다.
더 조이면 유격이 너무 없어서 드로틀이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중에 캬브 손 볼일 있으면, 캬브 쪽 케이블 길이 조절 볼트를 좀 풀어놔야 겠다.

스위치 뭉치를 결합하고 마무리.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립이 2~3mm 유격이 있다. 좌우로 왔다 갔다 한다.


이것은 스위치 뭉치 격벽 플라스틱 살 두께보다 그립의 홈 부위가 넓어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어 일단 사용해보기로 했다.

클러치 쪽은 간단한다.
기존 그립을 떼어 내고 새 그립을 장착한다.
여기에는 그리스를 바르지 않는다.
고정 부위이다.
그리고 셋트 스크류 두 개를 조여서 핸들에 마킹을 한다.

셋트 스크류를 다시 풀고 그립을 빼내면 볼트 자국이 보인다.
이 자국에 드릴로 살짝 자리 파기 구멍을 만들어 준다.
관통 구멍을 뚫지 말자.


그립 부분에 진동이 상당히 심해서 셋트 스크류가 풀리기 쉽다.
볼트 풀림 방지 접착제를 안 쪽 탭에 바른 후 조립한다.

완성이다.

이 날 비가 와서 이 그립을 장착한 후 주행은 해보지 못했으나, 시동 걸고 스내칭 해 본 결과로는 만족이다.
그립 감도 좋고, 지난 번 처럼 드로틀 감으면서 드로틀 케이블 고정한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갈까봐 조마 조마하지 않아서 좋다.
지금은 아이들 스탑 위치와 드로틀 밸브 각도 맥스 위치에 딱딱 닿는 소리가 날 때까지 부드럽게 그립을 돌릴 수 있다.
리턴도 아주 원만하다.

사용해보고, 만약 꼭 발란스 웨이트가 필요하다면, 저 끝 부분을 잘라내고 발란스 웨이트를 설치해야겠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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