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 2018

CB400 - Carburetor(캬뷰레터) 오버홀. 1. 차체에서 분리하기


ODO 143,5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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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동이 처음 가져온 날이 2017년 12월 말 쯤이었고 당시 배터리도 약하고 워낙 냉간 시동이 안 좋았던 놈이라 전 주인이 밀어서 시동을 걸어주어 그것을 가져오느라 나도 고생을 했었다.

그리고 매연도 살살 나오고 있던 참이라 이번 겨울에는 어차피 운행을 못할 것이므로 캬뷰레터 오버홀을 계획하고 있었다.
봄, 여름을 잘 버텨주어서 8천킬로를 넘게 재미있게 전국 방방 곡곡에 나를 데려다 주었으니 이 겨울에 캬브 오버홀을 해줘야지.

마지막에 장거리 다녀온 것이 한계령이었고, 당시 내 뒤를 따라오던 회원들에게 매연이 난다는 소리도 있었으므로 더더욱 오버홀을 해야했다.

어제 토요일,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미뤄놨던 캬브 분리 작업을 하기로 했다.
마침 날도 따뜻해서 작업하기 좋았다.
CB400 캬브는 일반적인 4기통 바이크의 캬브 오버홀 작업과 달리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작업 난이도가 상당히 있었다.

일반적인 4기통 바이크는 좌우로 벌어져 있는 프레임 가운데에 캬브가 있기때문에 간단히 제거가 가능하나, CB400은 캬브 가운데로 프레임이 질러가기 때문에 협소한 좌우 공간을 이용해서 빼내야 한다.

작업 전에 시동을 걸어보았다.
그 동안 몰랐는데 매연이 상당히 나왔다.
왔 더...
특히 7000rpm에서 Vtec 작동되면 왈칵 나온 저 매연...
캬브 셋팅이 문제가 아니라 밸브 스템씰 마모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즉, 엔진오일이 실린더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헤드 오버홀을 해야하는 문제로, 일단 캬브 오버홀을 해서 장착해 본 후에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하겠다.

그동안 캬브 작업했던 게시물들 몇개를 참고한 후에 본격적으로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연료탱크는 기본 제거.
당연히 진공 부압 호스와, 연료호스, 연료 게이지 커넥터는 분리하여야 한다.



에어필터와 차대를 고정하는 볼트(좌우 두개 있음)을 풀른다.
다 풀러낼 필요 없음.
희동이는 우측 볼트가 없더라. ㅎ

에어필터통과 캬브를 고정해 놓은 스틸 밴드의 볼트를 풀르고 에어필터통을 최대한 뒤로 밀어낸다.
이렇게 하면 캬브와 에어필터 통이 분리된다.
하지만 에어필터통이 뒤로 밀리는 양이 얼마 안되어서 캬브가 분리가 된 상태가 유지가 안된다.
캬브와 에어필터통 사이에 무언가 찔러 넣어서 공간을 유지해 놓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에어필터통과 캬브가 분리되어 원만히 움직이는 상태로 만들어 놓는다.

캬브레터와 연결된 호스들은 잘 분리해 놓는다.
뭔가 복잡한게 많은 것 같아도, 최대한 원래 있던 그대로 놓아두고 작업할 수 있다.
캬브레터와 연결된 호스는 의외로 몇개 없다.

초크 밸브를 분리한다.
내 경우는 좌측 프레임에 연결되어 있는 초크 밸브를 분리해서 캬브레터 밑의 공간으로 해서 우측으로 꺼냈다.
캬브와 이 초크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 초크밸브를 분리하지 않으면 캬브가 차대에 매달리게 된다.
아래는 좌측에 있던 초크 밸브를 10mm 복스로 분리해서 캬브 밑 공간을 통해서 우측으로 빼낸 모습이다.




다음, 캬브와 엔진을 연결한 마운트의 볼트 4개를 풀른다.
다 풀를 필요는 없다. 느슨하게만 해주면 된다.


이 부분부터 힘이 들어간다.
캬브와 엔진 사이에 일자 드라이버 등을 넣어서 제끼면서 틈을 벌린다.
좌나 우측 한 군데에서만 하지 말고 좌, 우 번갈아가며 조금씩 벌린다.
이때 캬브나 엔진의 수냉 파이프 등에 너무 큰 힘이 가해져서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좌우 틈에 일자 드라이버 등을 넣어 제끼면서 틈틈히 손으로 캬브를 위 아래로 눌렀다 올렸다 해주면 좀 더 수월하게 빠진다.

몇번 하다보면 어느 순간 4개 기통이 쏙 빠져나온다.
하지만 에어필터통과 거리가 워낙 협소해서 캬브가 빠져나왔다고 해서 원만히 빠져나올만큼 쑥 빠지지는 않는다.


웬만큼 엔진과 캬브를 분리했으면 차체의 우측 공간으로 캬브를 빼낸다.
살살 흔들면서 캬브를 기울이는 각도를 잘 조절하면 조금씩 빠진다.
에어필터통의 하부에 연결되는 호스가 있는데, 이 호스에 걸려서 잘 빠지지 않는다.
나중에 캬브를 빼내고 보면 이런 호스가 에어필터 통 하부에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부에 연결된 부분을 미리 빼 놓으면 좀 수월하다.


이렇게 조금씩 뽑다보면 우측으로 기통 하나가 빠져나올 때쯤, 스로틀 케이블과 리턴 케이블이 수냉 라인에 걸린다.

스로틀 케이블과 리턴 케이블을 캬브에서 분리한다.

아까 말한 에어필터통에 연결되어 있는 호스에 캬브가 걸려서 쉽게 빠지지 않지만 아래 위로 흔들면서 조금씩 우측으로 빼내면 곧 빠진다.


드디어 캬브가 빠져나왔다.





여기까지 50분 정도 걸렸다.
사진 찍으며 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닌 것 같다.

오늘은 캬브 제거까지만이 목표였으므로 엔진 흡기 쪽 구멍은 잘 막고 봉인을 해두었다.

이제 시간날 때 짬짬이 캬브 오버홀을 할 계획이다.

CB400 캬브를 뜯으면서 느낀 점은 1cm의 아쉬움이다.
공기통과 캬브 사이에 단 1cm만 더 여유 있었어도 이렇게 힘든 작업은 아닐텐데 설계자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설계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만큼 공간 여유가 없다.
20년전 설계이니 그러려니 생각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신형 CB400 엔진은 개선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Leonard.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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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20살적 미들급 타다가 사고로 폐차 후...
    4바퀴만 전전하다 올해초 10년여만에 그 시절 가장 감명깊은 배기음을 들려주던 CB400sf를 가져왔습니다.
    CB-1 영문판 매뉴얼보면서 만들어가는데, 사진/설명들 덕분에 쉽게 작업가능할 것 같습니다. (__)
    전 청주인데, 가까운데 계시면 담에 한번 뵜으면 좋겠네요.

    아 참, 댓글에 표시되는 시간이 미국서부 기준으로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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