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7, 2018

CB400 - 서울 시내 야간 드라이브


난 도심의 야경을 좋아한다.
서울 한 복판에서 태어나서 그렇지 않나 생각해본다.

어버이날 앞에 주말이라서 오늘 미리 양가 부모님 뵙고 식사 대접해드리고 밤 10시쯤 복귀했다.
막히는 길을 타고 와서 피곤하기는 했지만 간만에 서울 야간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서 오자마자 라이딩기어 챙겨 입고 네비 켜 놓고 출발.

목적지는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약간 쌀쌀할 것 같았지만 등산 용 방풍 자켓까지 챙겨 입고 출발한 덕에 다시 벗을까 생각할 정도로 따뜻했다.

퇴촌에서는 팔당댐 호반길을 지나 하남을 통해서 천호동 -> 장한평을 지나면 서울 시내로 금방 진입한다.
여기서부터는 모르는 길이므로 무조건 네비를 믿고 간다.
그런데 폰 거치대가 업어서 폰은 주머니에 넣고 헬멧의 네비 안내 소리만 듣고 가니까 회전하라는 지점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
오늘도 거의 다 와서 회전 지점을 놓치는 바람에 주택가를 빙빙 돌았다.
여기 주택가는 그 유명한 평창동.
부자집이 많다.
밤에 주택가라서 조용히 가고 싶었으나 이 동네가 워낙 고개라서 올라갈 수 있는 한 최저 rpm으로 주행했지만 바이크 특성 상 소리가 크게 나서 민망했다.
조심 조심 스로틀을 감아가며 통과해서 겨우 팔각정 가는 길을 찾았다.

북악스카이웨이 길엔 가로등이 아주 잘 켜져 있어서 어두운 내 바이크 전조등으로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다.

드디어 팔각정 도착.


오랜만이다.
지난 번에는 아들과 같이 신당동 떡볶이 먹으러 왔다가 올라와 봤고, 아마 4~5년 전 쯤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팔각정에는 야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그 사림들이 먹고 쉴만한 배려가 없다.
자판기 하나 달랑 있지만 그마저도 거스름돈 부족으로 지폐 투입금지. ㅋ

이리 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익숙한 바이크가 올라온다.
설마하고 보고 있는데, 역시 CB400.

그 분 역시 내 바이크를 관심있게 보길래 통성명을 했다.
2002년식 CB400 Vtec2.
내건 1999년식 Vtec1.

라이더는 바이크라는 공통 주제가 있어서, 처음 만나는 분이지만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연락처 교환하고 그 분은 자택인 용산으로 나는 조금 더 시내를 돌아보려 종로로 갈 길을 갔다.

야간의 도심은 가로등도 밝고 차도 없으며 여유가 있다.
세계 최대 복잡한 도시 중 하나인 서울도 야간엔 이렇다.
이런 여유로움이 맘에 들어서 야간 라이딩이 좋다.

혜화동 들러서 커피 한잔하고 가려다가 새벽 2시가 넘어서는 시간에 그냥 가기로 하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진 찍고 발길을 돌렸다.


오다가 멋진 천변길이 나와서 사진 한장 더.

성북천?이라고 안내판을 본 것 같다.


여기다.

이제 집으로 향했다.
오전까지 비가 오던 날이었던 터라, 공기가 하루 종일 깨끗하고 상쾌했다.
밤새 라이딩 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이 있으니 집으로 집으로~

집에 도착했더니 폰에, 아까 본 CB400 라이더분께서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문자가 와 있었다.
역시 라이더는 서로를 챙겨야지. ㅎㅎ
나도 잘 도착했다고 문자 남기고 씻고 보람진 하루를 마무리 했다.

우리 동네 공기도 시원, 상쾌하다.
좋구나.


Leonard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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