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31, 2021

라이딩. 구룡령 왕복. 오늘도 이벤트. 자작 리튬인산철배터리 팩 문제 발생.

아들을 수시 시험장에 주말마다 데려다 주느라고 10월엔 주말 라이딩을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그렇게 이번 가을이 끝나나 했지만, 10월 마지막 주말인 오늘은 아들 시험이 없었다.

그래서 나름 중장거리를 어디갈까 고민하던 참에 양평 회원에게서 주말에 같이 라이딩하자고 연락이 왔다. 아시는 분 한 분 더 온다고 한다.

마침 가려던 참이라서 좋다고 하고 양만장에서 토욜 아침 8시에 만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6시 40분 쯤 일어나서 일단 두껍게 차려 입었다.

특히 라이딩하면 손이 많이 시려운 나는 두꺼운 겨울 장갑까지 챙겨 끼고 나왔다.

바이크 텐트를 열고 키를 꽂았다.

키온, 그리고 시동.

근데??? 시동이 안 걸린다. 길길거리다가 툭 시동이 정지되더니 아예 반응을 안한다.

뭐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온도 조금 떨어졌다고 이럴 리가 없는데~

서둘러서 집에 올라가서 전에 사용하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가지고 내려와서 점프를 해서 시동을 시도했다.

길길길하면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이 배터리는 전에 충전해놨던건데 왜 이렇지?

할수없이 차 키를 가지고 내려와서 차 시동을 걸고 여기에 바이크를 가져다 놓고 시동을 해봤다.


시동이 걸렸다.

문제는 점프 케이블을 떼면 시동이 유지 안되고 후두둑 꺼졌다.

이러면 발전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약속시간 8시가 다 되었다.

할수없이 회원분에게 연락해서 오늘 못간다고 했다.

오랜만에 라이딩이 취소되다니 ㅠㅠ

망연자실하여 집으로 다시 들어가서 가만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집에 들어와서 충전해보니 보조 배터리도 많이 충전되어 있던 것이었고, 아무리 배터리가 방전되었더라도 계기판에 시계는 들어와야하는데 시계도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헛갈리지만 지금 사용 중인 리튬인산철 배터리 팩 내부에서 쇼트가 발생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단순한 단선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내부 쇼트가 나서 외부에서 보조 전원을 공급해도 그것을 빨아 먹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이 리튬인산철 배터리 팩을 만들 때, 원래 전극 연결할 때 스폿 용접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그게 없어서 납땜 용 인두를 사용했었다.

문제는 열을 많이 가하면 배터리 내부에 땜이 되어 있는 것도 열에 의해 떨어질 우려가 있던 방법이었지만 시도했었고, 제작 후 전압은 나와서 쓰고 있었지만 그때 배터리 내부 전극이 몇 군데 문제 생겼던 것 같다.

7A짜리 2열이니까 14A 였으니 힘이 충분했어야했지만, 제작 직후 왠지 시동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제작할 때 이마 한 줄에 문제 생겨서 나머지 한 줄만 동작하고 있던 것 같다.

한 줄은 직렬 연결되어 있으므로 셀 하나만 단선이 되어도 한 줄이 통째로 동작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귀찮아서 그대로 썼는데, 나머지 한 줄 안에 있던 셀 4개 중 하나 이상이 결국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발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제너레이터와 레귤레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일단 배터리 먼저 교체해보기로 했다.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시내 쪽에 배터리 가게가 몇 군데 검색되었다.

제일 가까운 곳으로 찾아갔더니 아직 문열기 전이었다.

아침 9시가 조금 안되었었다.

전화가 있길래 전화해봤더니 자기네는 바이크 용 배터리는 안 판단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내 쪽을 한 바퀴 돌며 바이크 센터를 찾아보았다.

두어군데 눈에 띄었지만 아직 문 열기 전이었다.

참 어렵네~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동네에 바이크 센터가 있는게 생각이 났다.

혹시나해서 서둘러서 다시 동네로 돌아왔는데 가게 문을 열어 놓았다.

CB400 용 배터리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거라고 주는데 아무래도 큰 것 같아서 검색해봤더니 권해 준 것은 12S 사이즈(150x87x110) 사이즈이었는데, 사백이 배터리는 10S 사이즈(150x87x93)이었다.

동네 센터는 주로 배달 용 시티백이나 수리하지 다른 바이크에는 익숙치 않아서 바이크 별 배터리 규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다행히 10S가 있어서 그것으로 사 왔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고 했던가. 온 시내를 빙빙 돌고도 못 찾은 것을 결국 동네에서 구했다. ㅎㅎ

바이크에 가져와서 교체 준비.

기존 만든 리튬인산철 배터리 팩 사이즈와 같다.


교체해서 시동.

성공! 한 방에 걸린다.

그리고 시동 후에 전압을 찍어봤더니 제너레이터와 레귤레이터는 정상 동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14V 정도 발전을 하고 있다.


발전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데도 아까 기존 배터리팩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점프 케이블을 떼면 시동이 곧 꺼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배터리 팩 내부의 셀 안에서 쇼트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아, 역시 배터리 전극 땜은 납땜 인두로 하면 안된다.  ㅠㅠ

리튬인산철 배터리팩 제작은 다음에 스폿 용접기를 마련하여 다시 시도해 보려고 하고 기존 사용하던 배터리 셀은 다 버리기로 했다.

납땜 인두로 연결해 놓은 것이기때문에 어떤 셀 내부에서 문제가 있을 지 알 수 없기때문이다.

아깝지만 할 수 없다.

그렇게 시동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어느 덧 10시가 넘었다.

지금 출발해서 회원을 따라 잡기는 어려웠다.

이 동네는 9시가 넘으면 양평가는 차들이 갑자기 늘어나서 매우 막히기 때문이다.

이들과 같이 라이딩 하는 것은 포기하고 가까운 곳이라도 가려고 일단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매우 막힌다.

네비에서 9.3km를 가는데 1시간 20분 걸린단다.

이 동네 퇴촌은 주말만되면 길이 막혀서 어디 가기가 어렵다.

양평으로 이사가고 싶다. ㅋ

되돌아올까 생각하다가 그냥 가보기로 했다.

중간 중간에 우회 길로 가고, 갓길 찬스를 이용한 덕분에 30분 정도만에 그 길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일단 6번 도로로 들어와서 용문휴게소까지 왔다.


간단하게 음료수와 초콜릿바를 사먹으며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12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서 멀리 가기는 틀렸고, 해 지기 전인 6시 전에 복귀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해봤다.

그런데 이 정도 시간이면 원래 가기로 했던 구룡령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원래 계획했던 곳으로 가자. 가다가 혹시 회원과 만날 수도 있다.

출발했다.

다행히 며칠 전부터 기온이 올라서 춥지 않았다.

오히려 시원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네비는 홍천을 지나서 가는 길을 추천했지만, 홍천 시내 통과하며 길이 많이 막히는 것을 알고 있고, 또 6번 도로를 계속 타고 횡성으로 가는 그 길이 무척 아름다워서, 난 횡성 쪽으로 꺽어져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시원하게 주행하며 눈에 들어오는 경치를 보며 헬멧 안에서 자연스럽게 감탄이 튀어나왔다.

아~씨 멋지다!

갑자기 살짝 욕 비슷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가을이 이미 깊어서 온 산의 단풍이 멋드러졌다.

사람들이 이 단풍 구경때문에 요즘 우리 동네를 지나 동쪽으로 동쪽으로 가느라 우리 동네에서 양평 가는 길이 매우 막히는 것이다.

울긋 불긋한 단풍 든 멋진 산들을 보니 놀러가는 사람들 마음이 이해가 간다.

지난 번 구룡령 가는 길에 사진 찍었던 횡성호를 질러가는 다리를 또 건너게되었다.

야~

지난 번 하고는 또 경치가 확 바뀌어 있었다.

내가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계절마다 이렇게 다른 경치를 보여준다는 것도 있다.



횡성을 지나서 갑천에 도착해서 주유했다.

몇 번 이 길을 다녀보니까 이 갑천이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여기에 편의점, 주유소, 심지어 공중화장실도 있어서 여기서 한 번 정리를 하고 가야 백두대간을 넘어가는데 무리가 없더라.

다시 달린다.

구룡령에 거의 다 왔다.

사실 구룡령보다 갑천에서 구룡령 쪽으로 가는 방향에서는 하뱃재를 넘어가야 하는데 이 하뱃재가 헤어핀의 연속이라서 구룡령보다 훨씬 올라가기 힘든 길이다.

꽤 깊게 뱅킹을 하며 올라가느라 좌, 우로 체중을 바꾸며 올라갔는데, 급코너가 많이 나와서 집중까지 해야했다.

그렇게 재미있게 와인딩을 하고 정상에 올라서 구룡령으로 우회전을 하면 하뱃재 끝이다.

그런데, 어찌나 긴장하며 바이크를 컨트롤하며 올라왔는지 왼손과 왼쪽 다리에 쥐가 났다. ㅋ

달리면서 다리도 뻗어 보고, 바이크에서 서보기도 하고, 왼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쥐를 쫒으려고 한참 저속으로 달려가야 했다.

역시 날이 차가우니까 피가 잘 안도는 것 같다.

손이 시려운데다가 헤어핀 도느라 힘을 썼더니 결국 쥐가 난 것이다.

역시 나에게 추운 날씨 라이딩은 맞지 않는다. 위험하다.

이번이 올해 중장거리 라이딩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렇게 하뱃재를 벗어나서 쥐를 쫒으며 달려가는데 뒤에서 BMW 바이크가 달라 붙은게 보였다.

기분 좋게 혼자 달려가는데다가 나도 제법 고속으로 주행 중이라, 추월시켜주면 쫒아가는게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서 속도를 더 내서 달렸다.

내 사백이, 지방도의 코너 길도 고 RPM으로 달려주니까 뒤 따라오던 BMW도 코너를 하나 지나면 뒤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직선에서는 당연히 빨리 쫒아오더라.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가 구룡령 조금 못 미쳐서 BMW가 서는 것이 보였다.

구룡령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BMW와 헤어지고 조금 있다가 본격적으로 구룡령이 시작되었다.

이 구룡령이 제법 길다.

아까 하뱃재 올라오며 쥐가 났을 정도였고, 그 이후에는 고속으로 달려오느라 힘이 빠진 것 같다.

구룡령 올라가는데 힘들더라.

헬멧 안에서 헥헥대며 힘들게 올라갔다.

바이크 컨트롤도 흔들 흔들하며 잘 안되었다.

아, 추운 날씨는 싫다. ㅋ

몸이 굳는다.

겨우 구룡령 정상에 올랐다.

그 동안 고속으로 스쳐지나가서 못봤는데, 구룡령 정상에 건물이 하나 있었고 주차할만한 공간도 있었다.

길 건너에 모여 있던 라이더분들에게 인사하며 그 건물 앞에 주차했다.

세워 놓고 보니까 구룡령 정상 비석도 있었다.

그 동안 이런 것도 안 보고 지나다녔었다. ㅎ

동네 분으로 보이는 분이 거기서 김장 거리를 팔고 있었고, 제법 여러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그것을 사 갔다.

일산에서 온 분도 있었다. 이 먼 곳까지~ ㅎ





잠깐 쉬면서 엔진에 손을 대서 손을 녹이는 등,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손의 쥐를 쫒아보냈다.

여기까지 온 김에 동해 바다를 보고 올까 지도를 검새해봤더니 최소 40분은 더 가야한다.

지난 번에도 시간이 모자라서 못 갔는데, 오늘도 시간때문에 바다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제부터 기온도 떨어질 것이므로 무리다.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역시 홍천을 통과하기는 싫어서 오던 길을 되짚어 가기로 했다.

왠만하면 같은 길로 복귀하지 않지만 오늘은 할 수 없다.

몸을 좀 덥히고 이제 복귀 길이다.

의외로 백두대간은 벌써 단풍이 거의 끝물이다.

경기도와 홍천까지가 이제 절정인 것 같다.

그래도 남아 있는 단풍에 감사하며 경치를 감상하면서 복귀했다.

오던 길 같지가 않다.

오며 보는 길과 가며 보는 길은 같은 길이지만 다른 경치를 선사한다.

돌아가는 길 역시 멋졌다.

그렇게 가다가 화장실이 생각났는데, 갑천 조금 못 미쳐서 청일이라는 동네에 갑자기 공중화장실이 나타났다.

호~ 이런 시골에 공중화장실이라. 고맙다.


여기서 멈춰서 화장실을 보고 폰을 봤는데, 아까 선발대로 떠난 회원이 남양주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자고 한다고 톡을 남겼다.

내가 도착하는 시간과 비슷한 시간 대에 자기네들도 도착할 예정이라고 하고, 차 한잔 같이 하자고 한다.

나도 어차피 그 길로 가야해서, 오케이하고 톡을 남기고 다시 출발했다.

부지런히 갔지만, 곧 6번으로 접어들어서 양평으로 들어갔더니 극심한 교통정체가 있었다.

역시 갓길과 차선 사이 찬스를 쓰며 천천히 갔다.

외국은 차선 사이 바이크 주행이 합법이다.

오히려 바이크가 빨리 빠져주면 차 입장에서는 교통을 막는 차량이 하나라도 줄어드는 효과라서 바이크가 차선 사이로 다가오면 비켜주더라.

그리고 우리나라 운전자도 요즘엔 의식이 많이 개선되어서, 막히는 길에서 바이크가 나타나면 차선을 살짝 열어주더라.

감동이었다. 착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지만, 걔중에는 바이크 쪽 차선으로 붙어서 바이크가 지나가는 것을 굳이 방해하는 운전자도 있었다.

희한하게 토요타, 비엠 등 외제차 운전자가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외제차는 국산 차량에 비해 숫자가 적으므로, 외제차 운전자의 운전자 비율을 생각해보면 국산 차 운전자에 비해 상당히 많은 외제차 운전자가 그따위 운전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외제차 운전자에 대한 보는 눈이 곱지 않은 뭔가 공통점을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데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 바이크 번호판이 주행 중 떨어져서 바퀴에 씹히는 바람에 번호판을 주워서 넣고 그냥 집으로 빨리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 회원과 오늘은 뭔가 인연이 아닌 것 같다. ㅎㅎ

알았다고 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전화를 끊고는 막히는 나머지 길을 통과하여 익숙한 팔당댐 길로 들어왔다.

막히는 길은 이제 끝이다.

시원하게 주행하여 집으로 복귀했다. 다행히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도착했다.


내 희동이.

참 희한하게 이 바이크가 나를 큰 곤경에 처하게 하지 않는다.

기름이 몇 번 떨어졌었지만, 늘 가까운 곳에 주유소가 있었고, 한 번은 기름이 떨어진 느낌이 들어 조심히 운전하다가 주유소를 발견하고 주유소로 들어가는 순간 엔진이 꺼져서 주유기 앞까지 탄력 주행한 기적적인 일도 있었다.

지난 번에 전주까지 가서 냉각수가 끓어 넘쳐서 엔진 과열 경고등이 켜졌을 때는, 공구 가게가 바로 앞에 있어서 거기서 렌치를 사서 연료탱크를 내리고 물 보충을 하고 목적지를 찍고 복귀할 수 있었다.

운석 분지로 가다가 펑크 났을 때도 근처에 아침 일찍 문 연 센터가 있었고, 오늘도 만약 시동이 걸렸었으면 라이딩 중에 배터리가 끊어져서 고생 많이 했을 것이다.

라이딩 전에 배터리가 끊어져서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게 정말 다행이었다.

신기하게도 내 희동이는 나를 길 바닥에 버린 적이 없었다.

고마운 내 희동이. 이 바이크, 나와 찰떡인 것 같다.

올해 장거리는 이제 마감하지만, 낮에 따뜻할 때 가끔 짧은 길을 주행할 생각이다.

내 희동이가 좋기때문이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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