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13, 2020

라이딩-210km.청평,좌방산, 아무도 찾지 않는 산길에서 본 청명한 가을 하늘

 156,686km


토요일만을 기다렸다.

Windy에 따르면 동해안과 남쪽에는 비가 온다고 하여, 서울과 경기 북부 쪽으로 가볼까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온다...

그 비는 원래 토요일 아침 7시까지 온다고 했었다가, 12시가 되도 오고, 4시가 되도 왔다.

우리나라 기상청 일기예보가 틀리다고 아우성인데, 원래 일기예보는 어려운 것이다.

다른 나라 일기예보가 더 낫다고 사람들이 사용하던 Windy도 이 지경이다.

사실 우리나라 일기예보보다 다른 나라 일기예보가 더 정확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는 공용 자료를 이용하여 예보를 하는 것이고, 우리나라 기상청은 우리만의 자료가 추가 될 것이기때문이다.

요즘 예보가 자주 틀리는 것은, 슈퍼컴을 들여 놓고 기본 자료를 계속 넣어주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리라.

시간이 지나면 점점 정확해질 것이다.

하여간, 그래서 라이딩을 가지 못했다.

카페 회원분이 CB400 헤드 정비를 한다고 하여, 헤드정비하는데 필요한 전문 공구(마이크로 미터, 틈새게이지, 텐셔너 고정기, 랩핑 파우더, 뽁뽁이, 밸브 컴프레서 등)을 빌려주기로 했고, 양평까지 가져다 주고 오니까 5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비가 온다...


비가 그치면 서울이라도 가보려 했지만, 이 비가 그친 것은 오후 9시 쯤이었고, 길이 많이 젖어 있어서 안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결국 토요일은 그냥 지나가버렸다.


일요일 아침.

강한 아침 햇빛에 눈을 떴다.

어제의 흐린 날씨가 뭔 말이라는 듯이 너무도 화창했다.

원래 일요일엔 라이딩을 간다던가 뭔 일을 벌리지 않지만, 오늘은 가기로 했다.

대신 근처 위주로 간단히 다녀오기로 하고 지도를 봤다.

음~

청평 쪽으로 가기로 했다.


일단 목적지 없이 북한강을 따라서 올라가기로 하고 출발.

팔당호를 거쳐서 팔당대교를 지나 곧 양평 쪽으로 접어들었다.


전에는 자주 왔던 길동무카페라고 있다.

북한강을 보는 기슭에 위치한 전망 좋은 곳이었는데, 무허가이다 보니,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던 곳이다.

오늘 지나가는데, 새 단장을 하고 오픈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르기로 했다.



여기로 들어가면 북한강을 조망하며 차를 마실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이제는 모기장까지 갖추고 제대로 마련해 놨다.

대신, 커피값이 전보다 매우 많이 비싸졌다.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는 5,000원.

스타벅스인줄. ㅠㅠ

내려가 보려면 뭔가를 사야해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서 내려갔다.

역시 여기서 보는 경치는 시원 상쾌하다.

수상스키 타는 사람들이 전보다 제법 많아진 것 같다.

우리나라 레저 인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여기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청평호를 따라 춘천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지나서 다시 양평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가만 보니, 소리산 밑으로 지도 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 꼬불거리는 길이 있었다.

그 길로 지나오기로 했다.

어떤 길이 나올까 궁금했다.

난 호젓한 길이 좋다.


출발.

와, 오늘 하늘이 그냥 끝장이다.

카페를 출발해서 대성리 근처에서 좀 막히다가 청평호 방향으로 접어들었더니 차도 많지 않고 편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너무도 멋져서 자꾸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여긴 청평댐이다.



춘천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다보니 계속 나오는 멋진 경치들.


라이더들이 참으로 많았다.

다 내 마음 같았겠지. ㅎㅎ

그런데 이 좋은 날씨에 주의를 잃었는지, 차량 사고도 있었고, 1차선에 갑자기 타나난 사고 차량때문에 나도 급정거 하느라 슬립할 뻔 했다.

다행히 브레이크가 강력하게 제동을 해주어서 면할 수 있었다.

CB400 브레이크는 참 잘 듣는다.

브레이크 패드는 중국산인데, 전에 샀던 중국산에 비해 이번에 산 이 패드는 마음에 든다.

제동력이 아주 좋고, 수명도 꽤 길다.

덕분에 사고를 모면했다.

땡큐, 브레이크!


강촌IC 근처에서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다른 차량들은 모두 큰 길로 갔고, 나만 옆으로 쏙 빠져서 산 길로 접어들었다.

이 길이다.


차가 없다.

나 혼자 달린다.

언제 포장했는지 모를정도로 포장 상태가 안 좋은 구불 구불 산 길이다.

심지어, 이번 비로 도로가 유실된 곳도 있고, 토사가 길에 덮인 곳도 있다.

가다보면 중앙선도 없어져서 왕복 1차로가 되기도 하고 비포장 구간이 나오기도 한다.

갓길은 당연히 없고, 풀이 도로까지 자라났을 정도로 차량 통행이 뜸한 도로다.



그러나, 그러나...

시속 20km 정도로 꼬불 꼬불 넘어가는 이 산길에서 품어내는 산 내음은 가슴 속 저 안까지 시원하게 한다.

쉴드를 열고 이 깊은 산의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천천히, 천천히 달렸다.


길 옆에 개울은 마셔도 좋을만큼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상류에 집이 없다.

이끼 하나 안 보이는 맑은 물이다.



이렇게 가다보면 과연 이 길이 맞는가 싶은 길도 나온다.

내가 길을 잘 못 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멈춰서 지도를 살펴야 했다.

전파도 잘 안 터져서, 지도 데이터 올라오는 속도도 느리다.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자꾸 산으로 올라간단 말이냐. ㅠㅠ


다행히 맞는 길을 가는 것 같긴하다.

네비가 경고음을 내지는 않으니까.


오늘, 올 여름 내내 비로 씻어낸 산천과 하늘이 제 빛을 발하는 날이다.




바이크를 멈추고 있으니, 이 숲의 조용함이 다가왔다.

늦은 여름을 보내고 있는 매미 소리가 청량하다.


이 멋진 길이 끝났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오기로 하고 이제 집으로 간다.

이 길 끝은 홍천강으로 나온다.

사람들도 매미처럼 비 때문에 제대로 보내지 못한 늦은 휴가를 즐기고 있다.

강가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여기서부터는 자주 다니는 곳이다.

소리산을 지나서 단월면에서 6번 도로로 올라갔다.

이번 여름엔 비가 하도 많이 와서, 소리산 계속에도 물이 많고, 깨끗했다.

모든 곳이 공기가 좋고 깨끗했다.

덩달아서 라이딩도 즐거웠다.

좋구나~ ^^


그렇게 양평까지 여유롭게 크루징을 해서 들어왔다.

여기서 다시 막히는 길을 살짝 우회했다.

크~

다시 펼쳐진 멋진 하늘.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푱푱 떠 있는데, 그 그림자가 산에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그 강한 명암비에 눈이 시원하다.




차들이 많아서 퇴촌으로 직접 가는 길을 우회해서 남종면 강변 길 쪽으로 틀었다.

그러나, 여기도 차가 많다.

그냥 천천히 따라서 갔다.

남종 쪽에 유명한 수변 공원이 있다.

거기서 할리부대가 내 뒤로 합류해서 다들 같이 퇴촌까지 왔다.

차가 많아서 추월도 어려웠기때문이다.


그렇게 집으로 복귀했다.

계기판에는 210km가 찍혀 있는데, 경로 어플은 186km로 되어 있다.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난 적이 거의 없는데 이상하다.

암튼 210km 주행했다.


동네와서 주유해보니, 연비는 20.02km/L

역시 천천히 달리니까 연비는 끝장이구나. ^^

사실 계속 산 길 달리느라 저단 고RPM 주행한 것 생각하면 이 정도 연비 나온 것은 잘 나온 셈이다.

게다가 가다 서다 막힌 곳도 많았고.


오늘 너무도 멋진 라이딩이었다.

비록 동네 주변 라이딩이었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라이딩이었다.

이 코스는 다음에 다시 가 볼 생각이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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