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6, 2020

라이딩-801km. 벌교, 순천. 태풍 속으로!


라이딩 폭망한 2020년

올 여름은 라이딩에 최악의 계절이었다.

여름 시작하자마자 비가 끊임없이 8월말까지 계속되었고, 장마가 끝나자 태풍이 연달아 찾아왔다.

일년에 보통 1만킬로미터 정도 라이딩을 하는데, 이런 이유로 올해는 거의 라이딩을 하지 못했다.

해마다 테마를 가지고 라이딩을 했다.

2018년엔 급한 수리를 한 다음 최대한 많이 라이딩 하기,

2019년엔 중거리(충청도, 경북, 전북, 강원),

올해는 원래 장거리(전남, 경남)가 테마였다.

하지만 비로 인해서 몇 번 라이딩을 하지 못했고, 9월에 들어선 이제는 기온도 내려가고 해도 짧아져서 장거리는 힘들게되었다.


이번 목적지는 벌교

그러던 중에 태풍 마이삭이 가져온 비가 금요일까지만 영향을 미치고, 토요일에는 전국에 비 내리는 곳이 없다는 예보다.

이때다.

이 날이 올해 장거리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 지도를 살펴보았다.

부산으로 가서 카페 지인들을 보고 싶었지만, 태풍 바비와 마이삭의 피해가 컸던 곳이라서 놀러 가기에는 지역 분들에게 미안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들어온 지명.

벌교.

전에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영화 황산벌에서 벌교 출신 구수한 욕쟁이가 등장하는 장면이 기억났다. ㅎㅎ

단지, 토요일 12시 정도부터는 다음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벌교에 비가 온단다.

음...

그러나 방문이 가능할 것 같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니, 12시 경에 벌교와 남해안 지역에만 비가 오고 그 윗 지방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것으로 예보되었기 때문이다.

12시 이후에 이 지역을 빠져나온 다음, 빨리 경기 지역으로 복귀하면 된다.


라이딩 준비. 방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날씨다

이제 바람이 차다.

메쉬 자켓은 안된다.

방풍 자켓만으로도 새벽에는 힘들 것 같다.

라이딩 전 날 금요일 밤에, 메쉬 자켓 위에 입을 오리털 점퍼와, 그 위에 방풍 점퍼까지 두 개를 입고 가기로 하고 준비했다.

말이 오리털 점퍼이지, 얇아서 속에 입기 좋다.


출발이다. 새벽 4시40분.

나이 탓인지, 원래 올빼미 스타일이었지만 요즘에 밤에 일찍 잠이 온다.

어차피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잠이 오는대로 빨리 잤다.

알람에 맞춰서 제 때 일어나니, 살갑게 다가온 울 냥이 두 마리 궁디팡팡해주고 옷을 입고 나왔다.

근데...


태풍 마이삭이 커버를 벗겨 놓았다.

문제는 마이삭이 가고 나서 계속 비가 왔는데, 그 비를 다 맞았다는 사실 ㅠㅠ

아이 씨. ㅋ

투덜대면서 커버를 마저 벗기고 시동을 벌어보니, 다행히 시동이 잘 걸렸다.

빗물이 계기판이나 전장 계통에 들어갔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을 뻔 했다.

워낙 오래된 바이크라서 비를 맞으면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ㅎ


네비 셋팅하고 경로를 살펴보니, 용인, 안성을 지나 천안 버스터미널 앞을 지나가는 경로이다.

늘 그랬듯이 천안이 번잡해지기 전에 통과해야 한다.


4:40am

네비를 일단 벌교 터미널로 설정하고 출발했다.

실제 목적지는 거의 다 가서 수정하면 된다.

와~

옷을 두텁게 입고 오기를 잘했다. 방풍 점퍼만 입었으면 다시 돌아갈 뻔 했다.

장갑은 가을 장갑으로 꼈고, 오리텀 점퍼까지 방품 점퍼 안에 입으니, 손도 괜찮았고, 상체도 따뜻하게 유지하며 편하게 라이딩할 수 있었다.


아, 바이크 상태가 좋다.

지난 3년 동안 여기 저기 조금씩 수리하던 결과가, 이번 에어필터 청소하고 엔진 오일 교체, 그리고 타이어 교체 등으로 한 번에 훅 바이크 상태가 올라간 것으로 체감이 된다.

그동안은 수리한 결과가 크게 와 닿지 않았었다.

라이딩이 즐겁다.

새벽의 어두운 길이었지만 용인을 지나서 천안을 가는 그 길은 고속도로 못지 않은 좋은 길이라서, 엔진 음악을 들으며 즐겁고 편하게 라이딩을 해 나갔다.

완만한 고속의 코너는 그냥 스윽 누워주는 바이크 덕분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타이어 바꾸기 전, 바람빠진 타이어 상태에서는 바이크가 안 누워서, 어거지로 눕히려고 하다보면 갑자기 훅 눕는 바이크때문에 겁나서 코너링을 할 수가 없고 공포스러웠었다.

좋다.


아침은 삼각김밥과 커피

6:21am

천안 시내를 통과해서 드디어 첫번째 휴식이다.

지난 번 들렀던 CU다.

그 앞에 셀프 주유소가 있어서 가득 채웠다.

이 기름통은, 기존에 채워 놨던 것이라서 연비 체크를 하지 않고 가득 채웠다.


아침은 늘 그랬듯이, 삼각김밥과 커피다.

헬멧 쉴드도 닦았다.

날이 그것 조금 차가워졌다고, 벌레도 별로 없었다.

여름이 지나갔음을 헬멧으로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 건아의 추억의 장소, 논산 신병 훈련소.

7:42am

천안을 출발해서 다시 쭉 달려가면 곧 논산이 나온다.

보통 전라 지역으로 여행하면 벌곡 쪽으로 좌회전을 하지만, 이번엔 직진을 해서 논산 신병 훈련소를 지나갔다.

이런 이정표는 찍어야지.

바이크를 세우고 한 장.

많은 우리나라 남자들의 추억의 장소일 것이다.


우석대학교를 지나서 전주역 통과

08:07am

다시 달려서 완주까지 왔다.

익숙한 지명이 보인다.

우석대학교다.

우석대학교 건물은 고속도로 지나갈 때 봤지만, 이렇게 옆에서 본 것은 처음이다.

여기를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전주역이다.

이 길은 시내 길이라서 지나가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다른 경로보다는 시내 길이 짧은 편이다.



서울에 살면 수도권의 그 규모를 잘 모른다.

늘 상 겪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서남북 어디를 가나, 가도 가도 도시, 건물, 사람들이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곳에서 시내만 통과하면 금방 외곽이다.

전주역을 지나서 몇 분만 더 가면 갑자기 뿅! 하고 시골 경치가 나온다.

다시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끼며 시원하게 라이딩을 한다.


구례 벚꽃길

9:30am

그렇게 얼마 안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상당한 거리를 달렸더니 익숙한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이 길에서 몇 번 사진 찍은 적이 있다.

전에 미라쥬650 타고 다닐 때도 사진을 찍었었고, 차를 타고 가다가도 찍었었다.

이 길은 봄에 와야 멋진 길이다.

꽤 긴 구간이 다 벚나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즌에는 그저 푸르른 나무가 늘어서 있는 길이다.

그래도 멋지다.




좋은 구경을 하는구나~ ^^

조금 더 가다가 또 멋진 경치. 여기도 구례다.

최근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많이 불었다.

강에 흙탕물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낙안읍성에 왔다.

벌써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네비 소리를 따라 가다보니 낙안읍성 이정표가 나온다.

낙안읍성.

나에게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

와이프랑도 왔었고, 양가 부모님 모시고도 여행 왔던 곳이며, 지금은 하늘 나라에 있는 우리 첫 애완동물이었던 멍멍이 까미하고도 왔던 곳이다.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들렀다 가기로 했다.

낙안읍성은 벌교 가는 길목이었다.


10:00am

잠깐 길 가에 주차해서 네비로 이리 저리 경로를 들춰보다 보니, 이제 오리털 점퍼는 벗어도 될 것 같았다.

다만, 방풍 점퍼는 입기로 했다.

서 있을 때는 따뜻했지만, 달리면 서늘할 것 같았다.

어느 고택 앞 길 가에서 옷을 갈아 입었다.



10:28am

다시 길을 가는데, 얼마 안 가서 갑자기 전망대가 나왔다.

오공치 전망대다.

커브를 돌자마자 나타나서,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몇 미터 더 가서, 길 가 풀섶에 간신히 세웠다.

낙안읍성이 있는 분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날이 흐려서 사진으로는 잘 나오지 않지만 명승이다.

전망대를 만들 법 하구나.




드디어 낙안읍성이다.

마을 입구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연비 확인을 했다.

천안에서 기름 넣고, 가끔 추월 주행을 할 때 빼고는 중속을 유지했기때문에 연비는 괜찮았다.

256km를 주행했고 연비는 19.34km/L


낙안읍성을 들어가지는 않고, 입구 사진만 찍었다.

십 수년 전에 왔을 때 보다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주차장 엄청 넓직해졌고, 읍성 앞 동내마을 상가 거리 규모도 상당히 커졌더라.






잘 구경하고 다시 출발.

이번엔 벌교 끝에 대포선착장을 찍고 출발했다.

843번 지방도의 끝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남해 바다는 봐야지.


벌교 도착. 남해바다 어느 한가로운 선착장에서.

11:17am

오늘의 목적지인 벌교에 도착했다.

정원수를 정성스럽게 가꾼 집이 있는 마을을 지나서 곧 선착장이 나타났다.

긴 선착장 끝으로 멀리 보이는 바다 경치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바이크를 세우고 선착장을 걸어가니까, 그 끝에서 쉬고 있던 갈매기 수 십마리가 ㅅㅂ

ㅅㅂ하면서 서둘러 날아간다. ㅋㅋ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잠시 선착장에서 바다를 느꼈다.

오늘 날씨는 흐렸지만, 바다는 언제봐도 좋다.










복귀 시작. 태풍이 오고 있다. 이제부터 태풍으로부터 도망이다.

11:30am

이제 돌아갈 때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고, 네비를 셋팅하며 선착장을 빠져 나오는데, 목 뒤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오~

12시쯤 비가 온다고 하더니 드디어!

아무리 비가 온다고 해도 왔던 길로 갈 수는 없다.

전주 시내를 크게 우회하는 경로를 찾아봤더니, 전에 오려다가 중간에 발을 돌렸던 라이딩 때의 목적지인 거창이 보였다.

그래.

일단 거창으로 가자.

네비 셋팅하고 서둘러 선착장을 빠져나오는데, 비가 꾸준히 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길을 적실만큼 많이 오진 않았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태풍 속도보다는 빠르게 올라와야 한다.

원래는 벌교 시내로 가서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태풍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간 다음 20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할 수 없이 고속 주행을 했다.

열심히 달렸다.

비가 와서 길이 젖으면 낭패다.

고속으로 달리느라 힘이 들었다.


11:58am

비가 양은 적었지만 꾸준히 방울 방울 내렸고, 열심히 달린 끝에 순천 시내로 들어왔다.

시내 한 가운데로 강이 흐르고, 시내 규모도 제법 컸다.

언제 차분히 구경하러 와야겠다.


12:49pm

순천 시내를 벗어나서 다시 열심히 달리다가 또 익숙한 경치를 보았다.

아하, 작년에 식구들과 같이 온 지리산 둘레길 운봉구간이었다.

여기에 차를 주차하고 걷기 시작했었다.



아직 비가 온다.

다시 열심히 달렸다.


1:09pm

하지만 아무리 비가 와도 멋진 경치를 놓칠 수는 없다.

함양의 산 길을 지나가다가 나타난 멋진 경치이다.



1:45pm

함양 시내를 지나서 열심히 달린 결과, 곧 거창 시내에 들어 왔다.

거창에 오니까 이제야 빗방울이 그쳤다.

처음 발견한 편의점 앞 희동이를 세우고, 들어가서 역시 삼각김밥과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거창 시내도 개천이 흘렀다.

요즘은 전국 어느 도시나, 조경을 잘해서 깨끗하고 멋있다.



열심히 달리기만 했더니 제법 배가 고파서 맛있게 먹고, 좀 쉬었다가 힘을 내서 다시 출발했다.

지난 라이딩 투어의 목적지였던 거창, 안녕~

다시 올게~


태풍을 피해 다시 달렸다.

여기부터는 큰 길이 아니라서 고속으로 달릴 수는 없었다.

길에 제법 차량도 많아서 추월도 곤란했다.


2:20pm

거창 시내를 지나서 곧, 지금까지 이 길을 몇 번 지나가면서 보았던 지명이 나타났다.

동네 이름이 마리다.

마리면.

우리나라 지명이라고 보기에는 독특하지 않은가?

이번엔 바이크를 세워서 동네를 찍었다.

전에는 차로 와서, 차 대기가 어정쩡해서 그냥 지나쳤었다.


이 마리면 증거사진 남기는 것도 작지만 나에게는 나름 숙원사업이었던 것이었고, 오늘 드디어 이루었다. ㅎㅎ


마리면에서 한 20분 정도 더 가서 오늘의 세번째 주유를 했다.

덕유산으로 올라가는 꼬불거리는 산 길 초입에 있는 주유소다.

아까 낙안에서 주유를 한 이후로, 여기까지 고속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연비가 낮아졌다.

216km, 연비는 17.48 km/L


자, 와인딩 길이다.

타이어를 교체한 이후로 코너링이 즐겁다.

이 고갯길이 빼재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같다.


재미있게 와인딩해서 덕유산을 올라갔다.

덕유산을 지나면 곧 무주다.

무주양수발전소를 지나는 길도 아름답다.

무주 리조트 근처에 스키 관련 상점이 많은 마을을 지나가면 또 꼬불거리는 고갯길이 나타난다.

역시 재미있게 와인딩.

엔진의 RPM 올라가는 소리가 잡소리 없이 깨끗해졌다.

그래서 2단으로 올라가는 고갯길이 즐겁다.

엔진에서 올라오는 기어 물려 돌아가는 하이톤의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고, 그 음악에 따라 즐겁게 와인딩을 했다.


영동 시내

3:29pm

이 근처를 통과하면 늘 지나가게 되는 영동 시내.

전에 미라쥬라이더 카페의 추계 단체 라이딩 행사 때도 온 적이 있다.

늘 통과만 했었고, 오늘도 통과하려고 시내 지나다가, 작은 둔덕에 지은 정자가 보였다.

시간은 없지만 경치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영동 시내에도 개천이 가로지른다.

별로 높지도 않은 이런 곳에만 올라와도 전망이 좋다.




여기부터 그대로 올라가면 청주 시내를 통과하는데, 산성 길 통과하는 코스로 가야한다.

이 길은 차도 많고 경사도 심하여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중간 경로를 새로 만들어서 증평으로 우회하기로 했다.

그렇게 경로를 만들고 출발했다.

증평을 지나서는 길이 좋다.

역시 고속으로 태풍으로부터 도망쳤다.

아무 생각없이 엔진 소리를 음악 삼아서 달렸다.

바람이 헬멧을 흔든다.

바람 소리에 귀가 아프다.

다음부터는 귀마개라도 해야겠다.


무단 좌회전 차량때문에 사고날 뻔 하다.

열심히 달려 왔더니 벌써 용인이다.

편도 1차선 도로라서 속도 내기가 힘든데다가, 블라인드 코너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블라인드 코너를 탈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앞에 뭐가 튀어나올 지 알 수가 없기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용인에서 광주 경계에 접어들어서 우 코너를 도는데, 왼쪽 길 가에 있던 모닝이 갑자기 내 앞에서 실선인 중앙선을 넘어서 좌회전을 시도했다.

급브레이크를 잡고 밀려가면서 상향과 경적으로 경고했다.

그러나 요지부동으로 자기 가던 길대로 결국 내 앞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간신히 제동을 하고 기어 단 수를 낮춰서 급방향 전환 준비를 하느라고 변속기는 쾅하고 충격을 받고 엔진은 방방거리고. ㅋ

화가 나서 상향등으로 경고를 하면서 맞은 편 차선에서 차가 오지 않길래 추월하면서 헬멧 안에서 째려 보았으나 가던 길만 가는 모닝.

미안하다는 표현으로 비상등 한 번만 켜주면 안되는건가?

아무 반응이 없다.

이제 운전 경력이 좀 되어서 대충 저런 운전자들을 안다.

초보다.

아니면 운전이 미숙한 노인분들이나 여성분들이다.

똥 밟을 뻔 했다고 쩝쩝거리고 그냥 갈 길을 갔다.

지도 무서워서 내 뒤에서 저 멀리 거리두고 따라오는 사람에게 더 뭐 어떻게 하겠는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계기판을 보니, 또 주유할 때가 되었고, 마침 앞에 셀프 주유소가 보이길래 주유하러 들어갔다.

이런 우연이.

그 모닝도 주유하러 들어왔다.

내가 들어온 것을 알았으면 안 들어왔을텐데. ㅋㅋ

모닝 운전자에게 갔다.

나를 못 본 척 주유기를 만지다가 나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역시 여성 운전자였다.

중앙선 실선에서 그렇게 막무가내로 갑자기 튀어 들어와서 사고나면 어떡하려고 그랬냐고 따졌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기가 봤을 때 나하고 거리가 좀 되는 줄 알고 들어왔단다.

ㅋ.

이럴 줄 알았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들은 공간 지각력이 약하다.

게다가 바이크는 작아서, 차만 보다가 바이크를 보면 멀리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도로 위의 흉기이지만, 운전을 못하게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로 위의 모든 것이 나에게 덤벼든다고 생각하고 운전해야 한다.

오늘도 그렇게 주행 중에 계속 멀중가 멀중가 또, 좌우 갓 길까지 살피며 달리는 내 습관 덕에 사고를 피했다.

운전을 할 수록 이런 도로 위의 흉기 운전자들때문에, 운전하기가 겁이 난다.

휴~...

아까 주유한 후에 주행한 거리는 228.2km, 연비는 18.08 km/L

꽤 고속으로 올라왔지만, 연비가 아까보다는 조금 낫다.

그래도 작년에 캬브 셋팅 전에 연비 15km/L까지 떨어진 것에 비하면 용되었다. ㅎㅎ


도착

pm6:40.

집에 도착했다.

새벽 4:40분에 출발했으니 왕복 14시간 걸렸다.

총 주행거리는 801km.

그런데 산길샘의 정보를 보니까, 이동 시간이 13시간 6분이란다.

54분 빼고 내내 달리기만 한 것이었다.

그 54분에는 두 번의 편의점 식사, 네 번의 주유, 벌교에서 선착장을 돌아다닌 것, 중간 중간 사진 찍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데, 내가 그것 밖에 안 쉬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늘도 무사히 다녀온 것에 대해서 감사하며 라이딩을 마무리 했다.

집에 있던 아들과 내가 오고 나서, 일 마치고 들어온 와이프를 위해서 집에 있던 냉면을 삶아서 준비하고, 치킨을 시켜서 가족과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고는 샤워하고 꿀잠에 빠졌다.

행복한 하루다.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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