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8, 2020

Sunday, July 26, 2020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바이크 용 중국산 윈드스크린 브라켓 보강


지난 번 구매한 중국산 윈드스크린이 기능 상으로는 큰 불만이 없었으나, 2점 지지 방식이고 긴 막대 끝에 장착되어 있는 방식이라서 주행 중 흔들리고 각도가 꺽였다.

커넥터들의 볼트를 세게 조여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고 지지점을 추가해야 한다.

마침 내 희동이의 헤드라이트 스테이에 전 주인 중 누군가가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이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여기를 이용하여 탭을 내고, M6 헬리코일을 넣는다.


여기와 기존 윈드스크린 고정 봉을 M6 전산볼트를 이용하여 고정시킬 브라켓을 설계한다.
이 브라켓을 3D 프린팅한다.
두 종류이고 각각 두개씩 필요하다.

이 3D 프린터는 전에 관련 사업할 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도 간간히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완료.
강도를 위해서 사출량을 늘렸더니 표면이 거칠다.


이 외에 전산 볼트가 필요하다.
M6 전산볼트를 구입해서 측정해 둔 길이로 두개를 잘랐다.
자른 단면은 거스러미 때문에 너트가 잘 들어가지 않으니, 절단기 측면을 이용해서 잘 다듬어야 한다.


이렇게 프린팅해서 바이크에 장착해 보았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각도가 안 맞는다.
대략 30도 정도 차이가 난다.

1번 브라켓을 다시 디자인했다.
3D 프린팅의 장점이 이것이다.
틀리면 바로 수정해서 다시 인쇄해서 쓰면 된다. ㅎㅎ


이렇게 수정된 1번 브라켓을 다시 3D 프린팅을 한다.

짜잔~
이렇게 대칭으로 하나씩 인쇄한다.

자~ 다시 장착시도한다.

오케이, 굿!
잘 장착된다.

이렇게 좌우 모두 장착한 결과이다.


당연히 윈드쉴드는 끄떡거리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된다.
이 고정대를 설치하기 전에는 주행풍에 이 쉴드가 흔들거리면서 뒤로 꺽어지거나 출발할 때 엔진 진동에 의해 떨면서 헤드라이트 케이스와 부딪히는 잡소리가 심하게 났었다.

굿굿!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이렇게 간단한 부품을 제작해서 바이크에 응용하기 좋다.
필라멘트는 내열 필라멘트를 사용해야 한다.
주행 중의 바이크는 한 여름 직사광선 등 고열에 노출되는 부위가 많기때문이다.

설계가 가능한 분들은, 바이크 정비나 튜닝에 필요한 부품을 3D 프린팅 기법을 적극 활용하여 제작하여 사용하시기 바란다.


Leonard.

Sunday, July 19, 2020

라이딩 - 환상적인 남도 여행 826km. 신안군 증도, 백수해안도로, 고창 삼시세끼 촬영지


목적지는 신안군 증도

지난 주에 프론트 쇽 오버홀을 하다가 메탈 부쉬가 상해서 오일이 샌 것을 발견하고 메탈 부쉬를 혼코에 주문했다.
빨리 보내준 덕분에 주 중에 도착한 부품으로 쇽을 조립하고는 우선 토요일 날씨를 살펴보았다.
음~ 이 장마철에 간만에 전국에 비 소식이 없었다.
꼭 가야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ㅎㅎ

장소는 특별히 생각한 곳은 없었으나, 지도를 보다가 전남 섬 지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번 국도의 끝에 있는 섬인 추포도에 가려했으나, 1004대교가 자동차 전용이었다.
고속도로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멀쩡한 일반 도로를 자동차 전용으로 지정한 것은 국가의 횡포라 생각한다.

할 수 없이 그 위에 증도의 길 끝까지 가기로 했다.

주유소에서 기름 통 가득 채우고, 라이딩 갈 채비를 마치고 나서 일찍 잠에 들었다.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서 이것 저것 준비하고, 네비 셋팅하니까 어느 덧 30분이 지났다.
4시 반에 출발.

용인을 지나서 안성을 거쳐 천안을 통과하기때문에, 천안 시내가 막히기 전에 통과해야 한다.
이 길은 좋아하지 않는다.
용인으로 가는 길이, 신호가 매우 많은데다가 연동이 안되어 있어서, 이 신호가 열리면 다음 신호가 닫히는 등, 주행 편의성이 고려되어 있지 않기때문이다.
용인은 이 점을 시정해야하는데, 아직도 십 여년 전 느낀 그대로 그 모습이다.
개선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피곤하게 용인을 지나면 안성까지는 길이 좋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천안까지 내려왔다.
여름이라도 아침에는 춥다.
방풍 점퍼 챙겨 입고 나서기를 잘했다.
따뜻하게 라이딩하여 천안을 지나 왔다.

천안 시내를 지나서 오늘 첫 휴식을 했다.
커피 한잔이 절실했다.
아, 졸려. ㅋ
주행 중에는 잘 못느꼈는데, 여름 장갑을 낀 손이 찼다.
한 시간 40분 정도를 논 스톱으로 달려왔다.
따끈한 커피와 삼각김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천안을 지나면 논산을 거쳐 평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라도 지역으로 접어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천안에서 휴식한 이후로 한 시간 20분 정도를 역시 논스톱으로 달려왔더니 연료통이 비었다.
가득 채우고 보니까 원광대 앞이었다.
원광대 앞 편의점에서 다시 커피 한 잔.


전라도의 평야

이제 김제다.
전라도는 평야가 많다.
예전부터 곡창으로서의 역할을 했고, 큰 부자가 많았다고 한다.
김제에는 유명한 곳이 있다.
벽골제다.
삼국시대에 지어졌다고 하니, 천 몇 백년 전에 만들어진 저수지이다.
오늘은 목적지가 아니라서 그냥 통과.
사진만 몇 장 남겼다.

김제를 지나서 정읍, 고창을 통과하면서 보는 경치는 경기 지역의 나에게는 생소한 평야 경치이다.
왜 김제에 큰 저수지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농사 용 물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눈이 시원하다.
물론 오늘은 흐린 날씨였지만, 한 여름 라이딩에 흐린 날씨는 최고다.
화창하면, 쪄 죽는 수가 있다. ㅋ




풍천. 장어로 유명한 곳.

시원한 평야를 눈에 담으며 달려가는데 갑자기 풍천장어 파는 곳들이 나타났다.
해안도로를 달리려고 일부러 정읍에서 우회를 해서 내려가는 참이었다.
주변에 온통 풍천장어집들.
나중에 찾아보니, 이 동네를 흐르는 주진천을 동네 사람들은 풍천이라고 불렀고, 여기서 잡히는 장어를 풍천장어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 동네 주변에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지도를 찾아보니 바다로 연결된 하천이라서 강변에 함초가 잔뜩 피어 있었다.
제법 큰 하천이었다.


요즘엔 어디를 가나 경치 좋은 곳엔 조망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잘 되어 있다.
강변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삼시세끼 고창편 촬영지

다시 달려가는데 갑자기 삼시세끼 고창편 촬영지 안내가 보였다.
오!
지나쳐 갈 수가 없었다.
안내 표지를 보고 지나쳤다가 굳이 되돌아 왔다.
꼬불 꼬불 시골길을 지나서 조금 마을 길로 들어가니까 눈에 익은 집이 보였다.
아쉽게도 지금은 주민이 살고 있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마당에는 새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TV 속의 그 곳을 실제 보니까 새록 새록 예전 생각이 나서 좋았다.
대배기량 바이크 타고 가시는 분에게는 비추다.
가는 마을 안길이 모래, 자갈이 많아서 미끄럽고, 길도 좁다.
유해진씨는 이런 길을 어떻게 바이크를 타고 다녔는지. ㅋ
게다가 집 앞도 좁고 경사가 져 있는데다가 여기에도 모래가 많아서 바이크 돌리다가 모래를 밟고 휘청하면서 제꿍할 뻔 했다.
가고 싶으면 마을 입구에 차를 대고 걸어갈 것.




영광 법성포

여기를 지나면 영광 법성포다.
법성포 하면 유명한 건?
굴비다.
어디를 봐도 굴비다.
심하게 굴비다.
굴비 다리, 굴비 거리, 굴비 가게, 길가에 말리는 굴비, 굴비 굴비 굴비. ㅋ



뭐, 싫다는 건 아니다.
동네가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전시관 등도 있어서 나중에 와서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고 싶다.
포구라서 비린내 진동할 줄 알았지만 깨끗해서 내심 놀랐다.

여기 편의점에서 점심 먹을 것을 마련하고 다시 출발.
백수해안도로로 가서 길 가에서 먹기로 했다.

백수 해안도로.

시내를 벗어나자 마자 다시 시작된 멋진 경치들, 그리고 곧 영광대교가 나왔다.



영광대교를 넘고 얼마 간은, 네비가 마을 길로 안내해서 가다보니 멋진 고목이 나타났다.
꽤 오랜 나무 같다.
수종은 몰랐는데, 나중에 오늘의 목적지 근처에서 같은 나무가 있어서 알게되었다.
팽나무였다.

마을을 지나서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섰다.
전에 여기를 와본 적 있는데, 해안가에 화장실, 소공원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예상대로 벤치를 찾을 수 있었다.
여기서 법성포 편의점에서 사온 것으로 오늘의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구름이 해도 가려주는 시원한 바닷가에서 먹으니, 이런 빈약한 밥상도 맛이 있었다. ㅎㅎ

잘 먹고 다시 길을 간다.

영광 백수풍력발전단지

응, 이건 또 뭐?
풍력발전기가 수 십대가 이곳 저곳에 있었다.
사진에서 뿐 아니고 사진 프레임 밖 좌우로도 풍력발전기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영광백수풍력발전단지란다.
바람이 잘 부는 날이라서 그런지 대부분 발전기가 잘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풍력발전단지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이 즈음에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때가 11시 반쯤 이었는데, 원래 계획은 오늘의 목적지를 찍고 돌아가고 있어야, 가면서 그 동안 안 가본 길을 둘러서 갈 수 있었기때문이다.

이 남도 경치가 나를 붙들어서 가는 길을 자꾸 멈추게 하다보니까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고 말았다. ㅎ

그래도 어쩌랴.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가야지.

여기는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 건너기 조금 전 동네이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다.
넓은 평야 한 가운데에 얕으막한 산.
그 위의 집들.
저런 동네에서 살면 좋겠다. ㅎ

오늘의 종착지. 증도

드디어 섬으로 들어간다.
2019년 12월18일 개통되었으니 생긴지 얼마 안된 칠산대교는, 그 동안 무안 방향에서만 접근을 할 수 있었던 섬 지역을 영광 방향에서도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준 교량이다.

다리 위에서 보는 바다 경치가 예술이다.
신안군은 다도해이다.
유인도, 작은 무인도가 그림처럼 떠 있고, 그 사이를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배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리 입구에는 화장실과 공원이 있으니, 급한 볼 일 있는 분들은 참고하기 바람.

섬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섬 같지가 않다.
진도나 완도처럼 제법 큰 섬이라서 섬 안에서 바다가 안 보이는 길로만 다녔다.
심지어 평야도 보인다. ㅋ
이게 정녕 섬이란 말인가.

가다보니 신안의 명물, 염전이 여기 저기 보인다.

그리고, 가로수로 심어 놓은 종려나무.
순간 제주도인줄?

다시 다리가 나왔다.
증도대교다.
이 다리를 건너면 증도다.

와~ 멋진 해변이 나타났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멀리는 바닷물, 가까이는 펄, 그 사이에는 마른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있는 넓은 해변.
이 모래를 밟으며 산책을 하면 신비로운 느낌이 들 것 같다.
사진에는 내가 봤던 느낌이 전달되지 않아서 아쉽다.

저 앞에 섬처럼 보이는 곳이 솔무등공원이고 여기에서 저 해변에 걸어올 수 있을 듯하다.
언제 휴가 때 오고 싶다.

내가 내려서 사진 찍은 곳 뿐 아니고, 이 증도가 모든 곳이 이뻤다.
나중에 와서 천천히 며칠 쉬었다 가고 싶은 곳이었다.

지도를 보니까 이제 거의 목적지다.

다시 바이크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아까 보았던 것과 같은 멋진 고목이 있었다.
팽나무란다.
경기지역에서는 이런 큰 나무는 주로 느티나무인데, 남쪽 지방에서는 팽나무가 이렇게 크는 것 같다.
수령이 500년이란다.
역시 나무는 오래산다. ㅋ



이 팽나무에서 조금만 더 가니, 오늘의 목적지가 나왔다.
증도 왕바위선착장이다.
길이 끝나고, 다른 섬으로 가는 여객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길 너머에 제법 큰 섬은 자은도인데, 얼마 전에 천사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이 길은 더 이상 연결되지 않고 앞으로도 이대로 있을 것 같다.



복귀. 태평염전

오후 1시다.
선착장 앞 팔각정에서 헬멧을 벗고 바닷바람에 머리를 식히면서 돌아가는 경로를 짰다.
왔던 길로는 당연히 안 간다.
대전을 우회해서 보은을 지나 청주 쪽으로 가는 코스를 잡았다.

원래는 여기 저기 돌아서 느긋하게 올라갈 계획이었으나, 증도라는 멋진 곳이 몇 번이나 바이크를 돌려 세우는 바람에 예상보다 두 시간 가량 지체되어서, 고속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해지기 전에는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원래 밤 눈이 안 좋았지만, 나이 먹으면서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야간 주행은 많이 부담스럽다.

이제 부지런히 올라가야한다.
그러나 올라가다가 또 발길이 머물렀다.

내려올 때와는 다른 길로 올라가는데, 큰 염전이 보여서 였다.
태평염전이었다.
태평염전은 염전 안 쪽 갈대밭? 함초밭? 까지 다리도 놓고, 바로 앞 바닷가까지도 가까워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올 때 인상 깊게 본 곳이었지만, 멈추지 못해서 사진 찍지 못한 경치는 가면서 찍었다.
무슨 양식장 같은데, 뭘 양식하는 지는 모르겠다.
지도대교 아래다.


연료 부족으로 설 뻔하다 - 1

섬으로 들어오는 칠산대교를 다시 넘어갔다.
그런데 연료가 애매하다.
넣을까 말까?
주유소를 지나쳤는데 왠지 찜찜하다.
연료가 앞으로 20~30km 정도 분량 밖에 안 남은 것 같다.
주유소 지나치자 마자 길 가에 서서 주유소를 검색했더니 22km 전방에 주유소다.
안되겠다. 위험하다.
돌아가서 가득 채웠다.
그래, 모자라는 것보다는 남는게 낫다.
그냥 갔다가는 재수없으면 또 탄성 주행으로 주유소를 들어가는 상황을 만들 뻔했다.

대 배기량 라이더들

자, 진짜 달린다.
빠르게 달렸다.
그러다보니 큰 도시가 나왔다.
서전주다.


이렇게 전주를 옆으로 스쳐서 완주를 지나 다시 시내를 벗어났다.
다행히 크게 막히지 않고 빠져 나오는데 완주 시내에서 BMW 라이더 들 네 명이 신호에 서 있었다.
나도 옆에서 대기하며 헬멧 너머로 인사를 나누고, 상대적으로 홀홀 단신이라 간편한 내가 신호 바뀌자 마자 튀어나가서, 시내를 벗어나 도시 간 국도로 먼저 접어 들었다.

오, 도로 교환하는 곳에서 제법 코너가 심했다.
나는 초행길이라서 엉덩이만 좌우로 살짝 살짝 빼가면서 코너링을 하는데, 사이드 미러에서 로드 마스터 하는 사람이 따라 붙는 것이 보였다.
코너링이라면 큰 차이가 없지만 대배기량 앞에서 내 희동이는 가속에서 많이 밀린다.
코너가 끝나고 본 도로로 올라가면서 바깥 차선으로 빠지며 보내주었더니 쌩쌩쌩 잘 들 지나간다.
천 cc가 넘는 대 배기량 바이크들이었다.

그렇게 조금 더 가는데, 이번에는 다른 팀 옆에 신호 대기하게 되었다.
역시 신호 바뀌자마자 내가 먼저 앞서 나가서 도로를 바꾸며 코너링 진입을 했고, 이 둘이 따라 왔는데, 역시 도로 바꾸자 마자 바깥 차선으로 빠지며 보내주었다.

대 배기량 R차들.
뒤에 따라가는 차량은 여자 분이었다.
멋지구나~ ^^

그렇게 두 차를 보내자 마자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전화 오는 소리가 들렸다.
길 가에 세우고 전화를 받았다.
와잎이었다.
평소에는 라이딩하며 사진을 보내더니 오늘은 보내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서 전화했단다.
사실 오늘 와잎은 일하는 날이다.
가족 톡방에 사진 올리기가, 누구는 고생하며 일하는데 나만 놀러다니는 것 같아서 미안해서 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는 끊고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전주 들어오기 조금 전부터 해가 나와서 조금 더웠다.
오늘 구름이 해를 가려줘서, 여름 라이딩 치고는 대체로 시원하게 잘 다녔지만, 서전주 조금 못 미쳐서부터 해가 나와서 더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대둔산이다.
한 번도 가지 않은 곳이라서 기대가 되었다.
저~ 앞에 보이는 산이 혹시 대둔산 자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거리 상으로는 아닐거다. ㅎ

대둔산이 가까워졌다.
고갯길이 시작되었는데, 화물차를 포함해서 차량들이 저속 주행을 하고 있었다.
답답하게 쫒아가는데 내 뒤에서 라이더가 바짝 붙는게 느껴졌다.
근데 이 사람이 무리하게 추월한다.
맞은 편 차선에서 차가 오는데 나를 포함해서 차량 세대를 한 번에 추월하다가 맞은 차량 코 앞에서 본 차선으로 간신히 들어오더라.
역시 대 배기량 R차다.
하...
이렇게 운전하는 건 아닌데... ㅋ

이러고 화물차를 쫓아서 답답하게 올라다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아까 나를 추월해간 BMW 라이더들이 길 가에서 차를 대고 서로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대둔산 초입이었다.

뭐, 그 사람들인 지 백퍼 장담은 못했지만, 바이크 구성으로 봐서는 그 팀들이 맞는 것 같았다.

다시 목인사를 하고 스쳐 지나가자 마자 드디어 오르막 양보길이 나왔다.
근데 이 화물차...
자기도 느리면서 앞 차를 추월한다고 추월 차로로 들어간다.
양심이라곤 없는 인간. ㅋ

할 수 없이 나도 조금 무리해서 이 화물차를 추월할 수 밖에 없었다.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도로의 기본 규칙을 좀 지켰으면 좋겠다.

그렇게 대둔산을 올라가면서 여러 라이더들을 볼 수 있었다.
오늘 본 라이더들을 대부분 이 곳에서 본 것 같았다.
이 대둔산이 코너링 코스로 이 동네에서는 유명한 곳인 것 같다.

그렇게 대둔산을 넘어서 편의점이 보이길래 다시 쉬었다.
4시 50분.
남은 길이 얼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세운 김에 이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을 먹고 잠시 쉬었다.
고질병인 목이 아파서 였다.
헬멧이 무거운가? 자세 때문인가? 모르겠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연료 부족으로 설 뻔하다 - 2

이제, 진짜 달리는 일만 남았다.
5시가 다 되어 가지만 아직 보은도 못갔다.
열심히 달려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길도 좋다.
계속 고속으로 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드로틀이 이상하다?
출력이 떨어지는 느낌?
연료 보충 후 230km가 넘어가는 싯점이었다.
아, 이런.
또 연료 부족사태다. ㅠㅠ

게다가 하필이면 터널 안 이었다.
여기서 섰다가는 잘못하면 죽는다.
갓 길이 없다. ㅋ

그냥 드로틀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꺼지지는 않고 푸득 푸득 속도는 안 올라도 꾸준히 주행은 하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그렇게 터널을 간신히 통과하여 내리막에 넓은  갓 길이 나오길래 멈춰서 엔진을 끄고 중간 경유지로 가까운 주유소를 등록했다.
전방 13km 에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고속 주행을 하면 탱크에 연료가 적을 때 각 캬브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현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도 그 현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아직 연료가 남아 있을테니 아마 13km는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나, 다시 엔진 시동을 켜자, 언제 꺼질 것 같았냐는 듯 힘차게 걸렸다.
연료 레벨이 낮고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캬브 4개 중 두 개 정도의 캬브에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 같다.
정말 짜증난다.
내가 이 연료통을 언젠가 고치고 말리라. ㅋ
그렇게 조심 조심 저속으로 가서 드디어 주유소에 엔진을 꺼 먹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연료 주입량은 13.2리터.
아까 엔진이 꺼지려 할 때는 2리터 정도 연료가 여유 있었는데도 그랬던 것이었다.
에잉, 불편하다. ㅋ

이제 기름도 넉넉하고, 집까지 200km가 안 남았다.
그러니 기름 걱정없이 집까지 고속 주행을 했다.
이제 6시가 다 되어 가기 때문이다.

청주 시내를 지나면서 다행히 막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는 많았다.
그렇게 청주 시내를 통과해서 진천을 지나는 이 길은 전용도로처럼 잘 뚫린 길이었다.

슝슝 통과해서 정차 안 하고 달렸다.
계속 달렸다. 고속으로.
해지기 전에 집에 닿고 싶었다.

BWM S1000R을 만나다.

그렇게 올라가다가 진천을 지나서 용인 근처에서 신호에 대기하고 있는 스천알 라이더를 만났다.
지금까지 라이딩하면서 스천알은 처음 본다.
이천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것을 보니 이 근처 분이었다.
클랙슨을 빵빵해서 내 존재를 알리고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배기음이 독특했다.
퉁퉁퉁퉁
2기통인 줄 알았다.
연료탱크에는 분명 S1000R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러면 4기통인데 왠 2기통 소리이지?
의아하게 보고 있다가 신호가 바뀌는데,
정말 엄청나게 큰 뿌아앙! 소리를 내면서 뛰쳐나간다.
숏관 머플러를 장착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상당한 고음역의 배기음이 났던 것이다.
그 머플러가 정품인지 튜닝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튜닝품인 것으로 보인다.
그 음량이면 환검 통과를 못할 것 같았다.
음량도 상당히 컸고, 음역도 고음역이어서 무쟈게 자극적인 소리가 났다.
게다가 따라가는 내 희동이가 Vtec이 동작하면서 같이 내는 소리는, 내 희동이 Vtec 소리만 듣던 내게, 지금까지 몰던 내 바이크가 다른 바이크라는 착각이 들게할 정도로 오묘한 소리로 다가왔다.
오~
이게 뭔 소리냐. ㅋ

당연히 직선 주로에서는 내 희동이가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신호에 4번이나 같이 서면서 그 소리를 역시 4번 들을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출발할 때마다 열심히 땡기는 주행 스타일이었고, 나 역시 그 사람을 따라가느라고 계속 Vtec 동작 RPM을 넘겼기 때문이다.

음, 나는 숏관 소리는 별로다.
아이들에서 2기통 처럼 통통 거리는 소리도 싫고 날카로운 고음역의 소리도 별로다.
4기통의 웅웅웅, 중저음 소리가 좋아서 내 희동이를 타는 것이기때문이다.

또 하나,
역시 나는 배기량을 높이면 안된다.
저 가속에, 저 최고속을 내는 바이크를 보유했다가는 그 성능을 나는 분명히 끝까지 짤 것이고 그러다가 사고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희동이의 400cc 엔진은 나에게 참으로 적당한 것 같다.
여러모로 보았을 때.

그렇게 스천알 라이더와 잠시 동반 라이딩 하다가, 그 분은 이천 쪽으로, 나는 곤지암 쪽으로 갈라졌다.

도착. 15시간, 826km 라이딩

다시 시작된 싱글 라이딩.
그러면 안되지만 다른 라이더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경쟁을 하게 되어서 위험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혼자만의 싱글 라이딩이 맘이 편하다.

이제 집이 지척이다.
시간이야 더 필요하지만, 익숙한 길이어서, 집에 도착한 느낌이 벌써 든다.

역시 그렇게 얼마 안 가서 집에 도착했다.


오후 7시 50분 도착. 왕복 826km.
다행히 해가 남아 있을 때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다닌 장거리 여행 중에서 오늘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 것 같다.

증도라는 곳이 정말 좋았고, 복귀 길에 다양한 라이더와 만난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게다가 날씨가 도와줘서 너무 덥지 않게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물론 흐린 날씨때문에 사진은 이쁘게 찍히지 않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좋은 날씨에 또 가면 되지. ㅎㅎ

그리고 이벤트가 또 있다.
집에 와서 보니, 왠일인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한 번도 라이딩 후에 물집 잡힌 적이 없었는데.
복귀할 때 고속으로 주행하느라고 핸들을 너무 꽉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오른 손은 심하진 않았지만 검지에 잡혔고, 왼손은 새끼 손가락에 잡혀 있다가 나도 모르게 이미 터져 있었다.


장갑을 좀 편한 것으로 바꿔야 하려나.

암튼, 저녁 만들어서 아들한테 챙겨주고,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 날 밤은 너무도 깊고 편안하고, 게다가 비가 와서 완전 시원하고 쾌적하게 잠을 잤다.

불면증?
하루 800km만 달리면 그게 뭔 말인지 모를 것이다.
게다가 변비가 있는 나는 다음 날 시원하게 볼일도 보았다. ㅋㅋ
라이딩은 여러 면에서 내 인생의 활력소이다.

다만, 당일치기 800km가 육체적으로 무리는 아니지만 천천히 달리기에는 시간 상으로 먼 것 같다.
700km 정도로 줄여야 좋을 것 같은데, 그 경우 전남, 경남 지역은 당일 치기가 불가능하다.
그런 지역을 당일 치기 하려면 밤 11시나 되어야 복귀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고 박 투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민이다.

고속도로만 이륜차에 허용되어도, 남쪽 해안까지도 5시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새벽에 출발해서 고속도로로 남쪽 지역에 가서 그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고속도로로 복귀하면, 무리하게 고속으로 복귀하지 않고도 당일치기 남녘 여행이 가능할텐데 아쉽다.
규제가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내가 건강하게 라이딩 할 수 있는 나이까지, 이 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가 나이가 들어 바이크를 놓고 나서야 바뀌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즐겁게 투어 다녀와서 조금은 씁쓸한 생각에 젖게 되었다.

장거리 라이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는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다.


Leonard.

CBR650F 스티어링 댐퍼 장착 시 주의할 점, 장착 후 시험 주행 200km. 여주, 괴산

 CBR650F에 장착할 스티어링 댐퍼를 구매해 놨고, 드디어 장착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주변 지인이 핸들 털림으로 사고를 당한 터라, 이게 없이 운행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드디어 주말이 되어서 스티어링 댐퍼를 설치했다. 기본 설치는 유튜브 이곳에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