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1, 2018

낡은 화석 바이크 CB400을 사다!


평생 엔지니어로 살아왔고 지금도 엔지니어로 나이를 먹어가는데도 정작, 스스로는 손을 움직이는데 궁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주말에 무료하게 TV만 보고 있는 내 모습도 아니다 싶은 생각이 늘 있었고,
바이크를 좋아하지만 생활이 힘들어져서 팔아버린지 벌써 3년이 지나서 조금 여유가 돌아왔으니 다시 바이크도 타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바이크는 단기통, 2기통, 4기통 모두 타 보았으나 4기통의 배기음이 주는 그 감성 느낌을 단기통이나 2기통은 주지 못했기때문에 4기통을 사고 싶었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때문에 고민만 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내가 하고 싶었던 두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내가 오래된 중고 바이크를 산다면 말이죠.

흔히 화석바이크라 불리는 오래된 중고 바이크는 상태가 안 좋아서 데려오고 난 직후부터 돈을 퍼부어야 해서 보통 꺼리지만, 어차피 내 목적은 내 손으로 뭔가를 만지고 싶은 것과 또 바이크를 타고 싶은 두가지 목적이 동시에 있는데다가 어쨌든 화석바이크는 초기 구입비가 저렴하기때문에, 적당한 것을 싸게 가져와서 고장나는 것을 스스로 부품을 구매해서 고쳐나간다면 딱 내가 원하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방향을 정하니까 차종은 딱 하나 혼다 CB400이 결정되었습니다.
CB400은 내구성이 증명되었고, 아직도 생산을 하고 있는 차종이라 부품 수급이 원만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쇼핑몰에서 부품도 호환품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고요.

며칠을 중고 장터에서 눈여겨 보다가 서울에서 13만5천5백킬로미터를 뛴 99년식 VTEC1을 구매했습니다.
98년식으로 판매를 했지만, 차대번호를 보니 99년식인데다가 VTEC1은 공식 출시가 99년식부터입니다.


가져오며 행복했습니다.
그 막히는 서울을 횡단하면서도 4기통 특유의 오~옹하는 엔진소리와 가솔린 향에 희열을 마음 하나 가득 채우고 집으로 왔습니다.
물론 배터리가 완방 상태라 밀어 시동을 걸고 오는 바람에 시동 꺼뜨릴까 조마 조마했고 실제 두세번 꺼뜨려서 가까스로 시동 다시 걸어 가지고 온데다가 오면서 화장실이 급해 주유소 들러서 시동 걸린 상태에서 주유하며 화장실 다녀오는 등, 나름 이벤트가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전 주인이 이것 저것 준 것 중에, 골드윙 용 큰 커버가 있어서, 아파트처럼 지하 주차장이 없는 제겐 정말 딱 이었던 선물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잘 씌워 놓고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뒤돌아 봤을 때 그 뿌듯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겁니다.

자~
이제 이 바이크를 타며, 수리하며 제 인생을 즐기려 합니다.

Life is good!

Leonard Kim.

6 comments:

  1. 잘보고 갑니다 같은 cb400 유저로서 좋은정보 김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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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블로거 서비스가 이상하군요.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댓글 로딩이 안되요. ㅋ
      혹시나 해서 모바일로 접속해봤는데 되길래 이제야 댓글 남깁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길에서 만나면 손 흔들어요. 안라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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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잘지내고계시죠? 얼마전까지 일발시동이안되어(상습적으로)
      겨우겨우 땡기고밀면서 시동을 걸어센터까지 입고 시켰습니다.
      울산에 야마하 전문 수리점인데 릴레이 스위치 등 배선을 보고 혀를 차더군요
      (제가 릴레이를 갈았거든요)
      다로 구한 (혼코에서 구매한) 스타터 모터 브러쉬랑 브러쉬홀더를 전달해주며 씁쓸히 집으로 왔답니다.
      곧 이어지는 통화에 야마하R1보다 정비성이 안좋아 공임을 더 받아야 할것같다고
      세루모터 빼는데 힘들어서 혼났다고;;;;
      화석바이크 이젠 지치네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재정적으로도 그렇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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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주저리 주저리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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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맞아요. 화석은 정말 힘들어요 ㅠㅠ
      저도 CB400의 스타터 모터는 이해가 안갑니다. 누가 일제 바이크 최고라 했던가요.
      그저 우리보다 공업 기초 기술들이 좋아서 조금 앞서나간 것이지, 설계한 것 보면 기가 찹니다.
      아니 스타터 모터 브러쉬 교체하려고 엔진만 안 내렸지, 수냉라인까지 다 들어내야 해요. ㅋ
      암튼 고생 많이 하십니다.
      그놈의 배기음만 아니면 저도 당장 버리고 싶은데, 막상 도로를 타고 가면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들으면 맘이 홱 바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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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우연히 블로그 구경중 글남기고 갑니다^^
    저도 cb400 vtec3 업어와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만
    캬브랑 엔진은 엄두가~ㅋㅋ괜찮으시면 연락처 남기고갑니다.
    저는 경북구미구요~경기도쪽에 사시는것 같은데 경상도쪽으로 오시면
    같이 라운딩 한번해요^^ 01040343330 문자한통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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